정민 교수님 교실/정민 교수 漢詩의 멋

林 仁榮 의 仁王山偶吟 <인왕산 우음>------------- 정민교수 한시 감상

백촌거사 2012. 2. 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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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 仁榮 의 仁王山偶吟 <인왕산 우음>-------------

                          바위 꽃

                                                     임 인영 (林 仁榮)

인왕산 기슭이라 찾아오는 사람 없어

두건을 젖혀 쓰고 이끼 앉아 읊조리네.

저물녘 동풍 불고 봄날은 적적한데

바위꽃 수도 없이 보는 중에 피는구나.

仁王山下少人來 岸幘孤吟坐石苔

인왕산하소인래 안책고음좌석태

日暮東風春寂寂 巖花無數望中開

일모동풍춘적적 암화무수망중개

-임인영(林仁榮 ,경종조), 〈인왕산에서 우연히 읊다(仁王山偶吟)〉

정민 교수의 감상평설---------------------

인왕산 기슭 호젓한 골짝이다. 아무도 없다. 머리 두건을 뒤로 젖혀 쓰고 이끼 낀 바위에 팔을 뒤로 뻗고 앉아 하늘을 본다. 눈부신 신록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해거름에 봄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온다. 혼자 보내는 적막한 봄날의 오후, 방심한 탓이겠지.

바위 사이로 무수한 꽃들이 내가 지켜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벙긋벙긋 피어난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여기저기서 제 몸을 연다.

               2012-02-05 각시붓꽃 소개. 정민 홈페이지 인용

< 흰마을 공부교실>--------------------------------------

1. 이 작품의 지은이는 경종(景宗) 시대의 인물이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 생존 연대는 미상이다.

경종(景宗) 자는 휘서(輝瑞),이름은 윤(昀) 숙종 희빈장씨 (嬉嬪張氏)

부인 선의왕후 (宣懿王后) 어씨. 조선 제 20 대 왕 생몰연도 : 1688년 ~ 1724년

재위기간 : 1720년 ~ 17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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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작품을 최초로 소개한 분은 아마도 金 達鎭씨가 엮은

< 한국 漢詩 > 라는 책에서 일 것 같다.<1989년 6 월 간행>

 

인왕산 밑에 사람 걸음이 적어

이맛바람으로 외로이 읊으며 이끼에 앉아 있다.

해 저무는 샛바람에 봄날은 적적한데

무수한 바윗꽃이 바라보는 동산에 다 피었다.

                                                              <林仁榮 한국 漢詩 757쪽 仁王山偶吟인왕산에서>

안책(岸幘): 두건을 벗고 이마를 내놓음 --- 김달진 씨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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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달진(金 達鎭, 1907-1989 6.5)

호 월하(月下) 진해에서 출생 시인ㆍ한학자 .서정주, 김동리, 오장환 등과 함께 [시인부락] 동인 시인·한학자. 본관은 김해(金海). 경상남도 창원 출생. 《고문진보 古文 眞寶》·《장자 莊子》·《법구경 法句經》·《한산시 寒山詩》 등의 역서를 남겼다 1929년 《문예공론 文藝公論》에 시 〈잡영수곡 雜詠數曲〉을 첫 작품으로 발표하였으며, 1930년대에는 《시원 詩苑》·《시인부락 詩人部落》, 그리고 광복 후에는 《죽순 竹筍》 등의 시전문지에 동인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시집 《청시 靑枾 >(1940) 선시집(禪詩集)《한 벌 옷에 바리때 하나》(1990), 《한국한시 韓國詩》《한국선시 韓國禪詩》 등이 있다.

 

김달진의 청시 (靑枾)

유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고

살찐 암록색(暗錄色)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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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 다음으로 정민 교수님께서 2004 년쯤에 번역을 하셨고, 2007 년

 <손끝에 남은 향기> 라는 책에 옛시조의 리듬에 맞춰 다음처럼 번역을 하셨다.

   피기 다투는 꽃

사람들 오지 않는 후미진 산자락에

저무는 날 실바람에 봄은 적적 고요한데

무수한 갖가지 꽃들 보는 가운데 피어나네.

                                                  < 손끝에 남은 향기 32쪽손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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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작품의 원전은 어디서 나왔을까. 출생 연도도 미상이고 개인적인 문집 도 없는 것 같다. 임인영(林 仁榮)의 작품이 오직 이仁王山偶吟 (인왕산유움)이라는 작품 하나뿐인 것 같다. 필자가 현재까지 조사해본 바로는 규장각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해동유주(海東遺珠)이라는 문집 속에 이 한 편의 시가 소개되어 있을 것 같다. 필자가 아직 해동유음이라는 문집을 못 보았으나 확실히 이 작품은 해동 유주에서 나온 것 같다.

 

해동유주(海東遺珠)--------<규장각의 해제 자료인용>

 

滄浪 洪世泰(1653-1725)가 閭巷의 詩를 추려 1712년(肅宗 38)에 간행한 책

수록된 詩人은 朴繼姜등 48名, 詩 230餘首이다. 編者 洪世泰가 農巖 金昌協의 勸으로 閭巷의 詩를 정선하여 후세에 보이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서 또한 詩를 문학작품으로 순수하게 다루자는 태도로, 人微貧賤하기 때문에 豪傑草異之材를 가지면서도 沈抑하게 死藏된 者들의 自然流情之眞의 詩를 추리고자 한 것이다.

卷首에 自序가 있고, 選詩가 있다. 選詩는 詩題밑에 작가명이 있고, 다음에 詩가 있다 소개된 작가로는 朴繼姜(1)를 비롯하여 劉希慶(4) 金孝一(14), 崔大立(28)

崔奇南(31),金忠烈(17), 崔承太(30), 庾纘洪(20)李得元(16),鄭希僑(8),林俊元(8),

林仁榮(1) 등과 또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다른 詩選集과는 달리 閭巷의 시를 모았다는 점이 특이하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위의 시는 바로 이 문집 속에 있는 유일한 한 편의 시일 것 같다. 매우 소중한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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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仁王山을 소재로 한 작품 중에 정조 대왕이 쓴 다음과 같은 시 한 편이 보여 여기에 소개한다.

登仁王山 <등 인왕산>---- 인왕산에 올라가

際天嵂屼鎭西山。하늘가에 우뚝 솟아 서쪽을 진압하는 산이여

佳氣長留大地寬。아름다운 기운이 넓은 대지에 길이 머물렀네.

聖世繁華玆境最。성세의 번화한 곳이 이 경계가 제일이라

弼雲花柳憺忘還。필운의 꽃버들에 끌리어 돌아가길 잊네그려. < 고전번역원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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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어의 학습

언덕/ 높다/ 높은 지위/ 낭떠러지/ 뛰어나다

岸傑 몸이 건장함 岸曲 후미 岸芷汀蘭 물가에 난 구리때나 난초와 같은 향초

岸幘 두건을 벗고 이마를 내놓음. 친밀하여

예모를 갖추지 아니함을 이름.

중국어 사전 설명 推起頭巾,露出前额。形容态度洒脱,或衣着简率不拘。

岸忽 오만하여 남을 깔봄.

건 책 /머리 싸개 책 /머리를 싸는 헝겊. 꼭대기. 정수리

안책(岸幘)의 쓰임 ---------------------------------------

✱ 늙은이 수건과 적삼으로 / 老翁岸幘輕衫

✱ 두건을 치키니 시냇물에 어지러운 꽃이파리 / 岸幘亂溪花

✱ 두건을 젖혀 쓰니 산바람 솔솔 불어오고 / 岸幘山風入

✱ 맑은 바람에 두건을 비낀 채 그윽한 대숲에 앉았으리 / 淸風岸幘坐幽篁

✱ 두건 제쳐쓰고 높은 소나무 쳐다보네 / 岸幘看高松 < 고전 번역원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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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다음처럼 여러 가지로 윗 한시의 시상을 담아 보았다.

 

인왕산 산 밑엔 오는 이 별로 없어

두건을 벗어 놓고 돌에 앉아 읊조리니,

해는 지고 샛바람에 봄날은 고요한데,

수많은 바위 꽃들 쳐다봐도 피어나네.< 4 음보의 리듬>

 

인왕산 아래로는 찾는 이 없어

두건 벗고 읊조리며 돌에 앉았네.

석양녘 샛바람에 봄 고요한데,

보는 중에 피어나니 꽃도 많아라. < 3 음보의 리듬>

 

인왕산 해진 산속 이끼 묻은 돌에 앉아

두건을 젖혀 놓고 외로이 시 읊나니,

샛바람 고요함 속에 꽃들도 피어나네. < 시조의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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