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광한(申光漢)의 阻雨。信宿 神勒寺 (조우。 신숙신륵사 ) 정민 교수 시 해설
阻雨。信宿 神勒寺 조우。 신숙신륵사---- 멧비둘기 신 광한(申光漢) 1484년(성종 15)-1555년(명종 10) 자 漢之, 時晦 호 企齋, 駱峯, 石仙齋, 靑城洞主 본관 高靈 시호 文簡
좋은 비 날 붙들려 일부러 개지 않아 온 종일 창 너머로 강물 소리 듣노라. 멧비둘기 다시금 봄소식을 알리는지 산 살구꽃 가에서 구룩구룩 울고 있네.
好雨留人故不晴 隔窓終日聽江聲 호우류인고불청 격창종일청강성 斑鳩又報春消息 山杏花邊款款鳴 반구우보춘소식 산행화변관관명 -신광한(申光漢, 1484-1555), 〈비로 길이 막혀 신륵사에서 묵다(阻雨宿神勒寺)〉
유인(留人): 사람을 머물게 하다. / 고불청(故不晴): 일부러 개지 않다./ 격창(隔窓): 창 너머. / 반구(斑鳩): 멧비둘기./ 관관(款款): 멧비둘기가 구룩구룩 우는 소리. ------------------------------------------------------------------- 정민 교수 감상 평설 종일 비가 내린다. 날이 좀 개면 떠나려니 했는데, 비는 일부러 날 붙들기라도 하려는 듯이 갤 듯 개지 않는다. 나는 속절없이 봄비에 발을 붙들리고 만다. 들창을 열어 온종일 물 불어난 강물위로 처정처정 떨어지는 비 소리를 듣는다. 멧비둘기도 산기슭 살구꽃 곁에서 아까부터 봄이 왔다며 가래 끓는 소리를 낸다. 하늘에서 푸른 실이 끝도 없이 떨어져 강물도 푸르고, 봄 산에도 푸른 물이 오른다. 신륵사 객방에서 창을 열고 강물 위로 하루를 떠내려 보낸다. 마음 잠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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