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교수님 교실/이덕무의 <세정석담 歲精惜譚>

이덕무(李德懋)의 세정석담 歲精惜譚서문 1 --정민 교수님의 정담 (頂譚)

백촌거사 2016. 6. 2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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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무(李德懋)의 글

[세정석담 歲精惜譚] 서문 1

 

天地間最可惜者, 歲月也, 精神也. 歲月無限, 精神有限, 虛費了歲月, 其衰耗之精神, 無可復收拾矣. 凡人髫以前無論, 自髫而冠, 冠而娶, 旣娶乎則弱女稚子, 森森滿眼, 居然爲人父. 少焉髮蒼白, 而始抱孫, 老之勢, 浩難防矣. 於是搔首思髫而冠, 冠而娶, 以至于抱孫而髮蒼白, 則其精神之衰盛, 判然若先後天. 細撿其平生, 瓠落無所成, 雖長嘯太息, 無計奈何矣.

한자읽기:

천지간최가석자, 세월야, 정신야. 세월무한, 정신유한, 허비료세월, 기쇠모지정신, 무가부수습의. 범인초이전무론, 자초이관, 관이취, 기취호칙약녀치자, 삼삼만안, 거연위인부. 소언발창백, 이시포손, 노지세, 호난방의. 어시소수사초이관, 관이취, 이지우포손이발창백, 즉기정신지쇠성, 판연약선후천. 세검기평생, 호락무소성, 수장소태식, 무계내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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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이해

衰쇠할 쇠耗줄 모髫다박머리 초冠갓 관娶장가들 취稚어릴 치森나무 빽빽할 삼髮터럭 발搔긁을 수瓠표주박 호嘯휘파람 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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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교수님의 국역

하늘과 땅 사이에 가장 가석한 것은 세월이요 정신이다. 세월은 무한하나 정신은 한정이 있다. 세월을 허비하고 나면 다 써버려 시들해진 정신은 다시는 수습할 길이 없다. 사람이 더벅머리 소년 이전은 말할 것도 없고, 소년 시절에서 관례를 치르고, 관례를 치른 뒤 장가를 들며, 장가들고 나서는 어린 자녀들이 눈에 가득 빼곡하여 어느새 남의 아비가 된다. 또 얼마 못가 머리털이 희끗희끗해져서 손자를 안아보기에 이르니, 늙음의 형세를 도저히 막기가 어렵다. 이 때 머리를 긁적이면서 소년에서 관례를 치르고, 관례를 치른 후 장가 들어 손주를 안고, 머리털이 희끗희끗해지기에 이른 것을 떠올려 보면 그 정신의 성쇠가 마치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처럼 전연 다르다. 가만히 그 평생을 점검해보니 낙막하여 아무 이룬 것이 없다. 비록 길게 큰 한 숨을 내쉬어 본들 어찌해볼 수가 있겠는가. < 정민 교수 님 홈피 자료인용>

☏: http://jungmin.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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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자신의 충분한 지식을 위해 다음처럼의 해석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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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아까운 것은 세월이며 정신이다. 세월은 한량이 없지만 정신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나면 그 소모된 정신은 다시 수습할 수 없다.

대저 사람이, 더벅머리[髫] 이전은 논할 것이 없지만, 더벅머리로부터 장성

하여 관(冠)을 쓰게 되고 관을 쓴 뒤에는 장가를 들게 되며

이미 장가를 들고 나면 어린 자녀들이 눈앞에 가득하여 엄연히 남의 아비가 되고, 또 어느 사이에는 머리털이 희끗희끗해지면서 손자를 안게 되는 것이므로 늙어가는 사세를 도저히 막을 수 없다. 이리하여 머리를 긁적이면서, 더벅머리로부터 관을 쓰고 관을 쓴 뒤에 장가를 들었다가 손자를 안고 또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것을 회상해 보면 그 정신의 성쇠(盛衰)가 완전히 달라서 마치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처럼 여겨질 것이다. 한평생 표락(飄落)하여 아무 것도 이루어 놓은 것이 없음을 가만히 더듬어 보면 아무리 긴 한숨을 내쉬어도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한국고전번역원 ┃ 이재수 (역) ┃ 1978 <한국고전번역원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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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교수님의 정담 (頂譚 •情譚)★혜담(慧譚) 】

 

『세정석담(歲精惜譚)』의 서문이다.

이덕무(1741-1793)는 23살 때 이 글을 썼다. 제목의 뜻은 ‘세월과 정신이 아까운 이야기’다. 세월은 쏜살처럼 흘러가고 정신은 금세 소모되고 만다. 세상에 가장 아까운 것이 세월과 정신이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세월 속에 어떻게 내 정신을 바르게 지켜 아깝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스무 살 청년은 열 두세 살 적부터 날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다. 그래서 그 아까운 세월에 바른 정신을 지니며 살려고 책상 위 메모장에 날마다 하루하루의 다짐 같은 것을 적고 또 적었다. 지난 시절의 비망기를 꺼내들 때마다 나는 지금 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청춘의 보석 같은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있지는 않는가 하고 점검해본다. 23살 젊은이는 그해 7월 16일 해질 무렵에 이 글을 적었다. 그날 그의 눈에 비친 석양빛은 어떤 빛깔이었을까?

 

그보다 두 배를 더 살고 다시 열 살을 더 먹은 내가 그의 이 글을 옮기며 내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려니 실로 만감이 교차한다.

글 쓰신 날: 2016-06-20 08: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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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촌 이해노트】=======================================================

天地間最可惜者, 歲月也, 精神也.--

원본에는 다음처럼 방점을 찍었다.--天地間。最可惜者。歲月也。精神也。

天地間을 강조한 듯, 잠시 한 호흡을 멈추어 읽은 듯하다.

그만큼 이 우주에서 세월과 정신이 제일 가석하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 띄어쓰기를 하였다.

天地間① 最② 可惜者③, 歲月也,④

天地間① 最② 可惜者 ③, 精神也.

▲ ①-③까지가 주어부의 구실 ④.⑤는 대등으로 서술부이다.

중심어는③이다. 세월과 정신이 가장 가석하다

天地間: 하늘과 땅의 사이. ‘이 지구 상’, ‘이 우주상’

▲ 천양지간(天壤之間)/ 천지지간(天地之間)...

 

秀氣橫蟠天地間: 빼어난 기운 천지 간에 서리게 하였도다.

天地之間。至大至剛之氣。亘古今而不漓:

천지간의 지극히 크고 지극히 굳센 기운은 고금(古今)을 통하여 영원히 없어지지 않습니다

人生天地間 忽如遠行客:

사람이 천지 사이에 태어나니 덧없기가

먼 길 가는 나그네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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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촌 교실

(가)天地間最可惜者 (나) 天地間。最可惜者

(가)하늘과 땅 사이에 가장 가석한 것은 세월이요 정신이다

한양대학교┃정민 교수 (역)┃ 2016

(나)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아까운 것은 세월이며 정신이다.

한국고전번역원 ┃ 이재수 (역) ┃ 1978

(가)는 중간에 방점이 없이 하나로 연결되었고, (나)는 중간에 방점을 사용했다.

의미상의 차이는 없다. 다만 어휘의 쓰임에서 한자어와 고유어를 사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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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A.B.에서도 방점이 찍혀 있지만 해석의 차이는 없다.

<土靈問 이규보(李奎報)의 글에서>

• A. 汝特天地間然一物也 (동문선(東文選))

• B. 汝特天地間垚然一物也 (東國李相國全集)

“너는 특히 하늘과 땅 사이의 덩그런 한 물건이다.”

[주로 ‘덩그렇게’의 꼴로 쓰여](무엇이)높이 솟아서 우뚝하다

垚然요연: 덩그런 으로 해석.

垚: 산세가 준엄하다 가파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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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코드 한자 검색시스템애서

土6 U+579A 총9mound, roundish mass

土9U+582F 총12 1.요임금;2.높다. 멀다;a legendary ancient emperor-sage

尢 3U+5C27 총6 a legendary ancient emperor-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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