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 先妣 手筆 韓氏三代錄 後 ---------------
서 선비 수필 <한씨 삼대록> 후
--〈선비가 손수 쓰신 한씨삼대록 뒤에 쓰다 >-----
지은이: 권 진응(權震應)
옮긴이: 이 종묵( 서울대 교수)
출전:《산수헌유고(山水軒遺稿)》
------------------------------------------
余年始六七時, 與諸姊妹侍先妣側, 持一冊作墨戱, 傷汚籍甚. 先妣奪而禁之曰, 此韓氏三代錄, 我兒時習字舊也. 其說不經, 筆亦幼沖, 非所足惜, 而間以亡仲弟錦山君書, 古跡不可褻也. 時余與諸姊妹, 環伏膝下恐恐焉, 惟其免叱責之爲幸, 而不省其言之甚慽, 又不省其冊之爲珍且貴也. 嗚呼彈指之頃, 奄作二十年前事, 而人事之變極矣. 天乎痛哉. 歲己未夏, 內子吳忽以一古軸, 相送伻小子, 以勉之曰, 先蹟也, 子盍爲壽後之道. 於是余方畢二祭, 廓乎其無以爲懷, 蹶然而起, 受閱未半, 而不覺涕淚之汍瀾. 嗚呼寒喧短牘, 槩乎多家大人往復手筆, 而其一破冊, 卽所謂韓氏錄者也. 惜乎鼠蠹乖食, 太半殘裂, 非復舊時之樣, 而手墨淋漓, 往跡尙班班可徵. 嗚呼, 是豈忍讀, 亦豈忍一日因循, 等其漫漶乎. 遂漆其刓而補其缺, 改其粧而題其面, 曰先墨就下, 方略記顚末, 自訟不敏, 俾告稚昧, 無或妄可傷汚, 如我之爲. 己未七月日, 不肖男震應抆血書.
震應不孝無狀, 罪逆不死, 喪慈顔, 于玆二十有六月, 靈筵已撤矣, 心制且盡矣. 號呼穹壤, 終莫之及. 遂疏其平日所聞見若干言, 爲家狀, 又傍搜遺墨之散在者, 葆在一笥, 朝夕奉玩, 庶字句行墨之間, 彷彿想像, 其典刑遺範. 嗚呼是可以慰其思耶, 只益增感, 抑塞聲淚俱倂, 無寧早自溘死, 下從地下之爲樂. 後二日又書.
---------------------------------------------
< 필자의 변>-----------------------------------
<고전 번역원>에서 메일로 보내 주시는 고전의 글들을 여기
그냥 그대로 옮기지 않고 필자 스스로 공부해 가며 터득해 가는 과정을 옮겨 담았다.
너무도 늦은 나이이지만 하나라도 배우고 싶은 욕망으로 여기 독학하면서
필자 나름대로 이해하여 가는 과정을 담았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메일로 받은 글을 옮겨 터득해 배워가는 일흔 살 훨씬 넘긴 이 늙은이의 작은 땀방울이다. 옛 우리들 조상님들의 그 정신의 소산을 옮겨 주시는 필자 분들의 그 정성들이 하늘처럼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라도 그냥 배우고 싶었다. 필자 분들의 그 풀이를 보면서 하나하나 한문법도 배워간다. 국문학을 전공했던 필자로서는 이 늙은 나이가 힘겹고 벅차다. 그러나 한없이 고마운 그 분들의 깊은 지혜와 지식들을 내 품안에 담아 가고 싶다.
여기 처음으로 서울대 이종묵 교수님의
<書 先妣 手筆 韓氏三代錄 後 >라는 글부터 시작해 본다.
-----------------------------------------------------
< 산수헌유고 문집---- 박영희의 <장편가문소설의 향유집단연구 >325쪽논문 인용.
한국 고전번역원자료와는 서로 틀리게 쓰인 한자들이 있음.
---------------------------------------------------------------
◆돌아가신 어머니의 필적
<분석 1>------------------------------------------------
余年始六七時, 與諸姊妹侍先妣側,
持一冊作<子>墨戱,傷汚籍 甚.
先妣奪而禁之曰,
--------------------------------------
내가 나이가 막 예닐곱 살 되었을 때 여러 누이들과 함께 선비(先妣)를 모시고 있었다.
책 한 권을 가지고 먹으로 장난을 하여 더럽히고 손상한 것이 매우 심하였다.
선비께서 책을 빼앗아 장난을 하지 못하게 하고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 내용정리>
예닐곱 살 때 누이들과 함께 책을 더럽혔다.
책은 <韓氏三代錄> 소설이고, 어머님이 손수 쓰신 책이었다.
※ 의문점-------------------------
持一冊作: 필자가 조사한 다른 자료에는 作이 아니라 子로 되어있음. 책을 의미하는 冊子라는 단어가 아닐까.
傷汚籍 甚: 籍은 書籍。經籍。典籍 등을 말하는 것으로 책의 의미인데 해석에는 그 풀이가 없다. 물론 앞의 책과 동격인 것은 알겠지만 傷汚 했다는 대상이 빠진 느낌이다.
--------------------------------------------------------------
< 정리 노트 >-------------------------------------
◄ 年始연시: 한 해의 처음. 歲初.年頭 .年首라고도 함
年關- 연말 세밑 年光-세월. 年頭- 한 해의 처음.= 年始 年首- 年始
年華 -세월 歲華
정삭(正朔) : 정(正)은 연시(年始), 삭(朔)은 월초(月初)를 말한다. 정삭은 제왕이 새로 반포한 역법을 말하는데, 옛날에 나라를 새로 세운 왕은 반드시 정삭을 고쳤다. 그 통치권이 행하여지는 곳에서는 반드시 그 역법을 썼다.
-----------------------------------
⦁ 누님이 그때 겨우 열 살이었고 / 姉年始十歲
⦁ 아홉 살 때 비로소 글자라는 것을 배워 / 九年始學字
--------------------------------------------
◄ 六七時: 예닐곱
※수사의 합성어 어림수의 표기
하나와 둘- 한두 둘셋- 두서너. 셋과 넷- 서너. 넷과 다섯- 네댓. <비표준어> 너덧.
네다섯
다섯 여섯- 대여섯 대엿 <준말> 일곱여덟- 일고여덟 여덟아홉- 엳아홉 여덟아홉
--------------------------------------------------------
※다음과 같은 용례도 있음을 정리해 보았다.
一二 한두
⦁ 구름뜬 하늘에 고개 돌리니 큰 기러기 한두 마리 / 回首雲天一二鴻
⦁ 우리집의 남새밭 한두 뙈기는 / 園田一二頃
⦁ 한두 마리 신선한 생선을 얻어왔네 / 能得新魚一二枚
⦁ 한두 편 산경을 놓고 중과 함께 얘기했네 / 與說山經一二篇
⦁ 한 조정 가운데 오직 한두 사람뿐이었네 / 一榻庭中惟一二
三四 서넛 서너
⦁ 서너 번이나 무릎을 치고 감탄하였네 / 擊節三四
⦁ 시냇가에서 술 마시는 서너 사람 / 臨溪酌酒人三四
⦁ 그래도 중국 땅의 서너 가지 일 / 尙有三四事
⦁ 문장의 대가로 오늘날에 서너 분을 손꼽는데 / 文匠時推三四公
⦁ 뜨락의 서넛만으로도 족보를 알고말고 / 庭栽三四猶論族
二三 두세
⦁ 우리 벗 두세 사람이 / 我友二三子
⦁ 지금은 열에 두세 곳쯤 남아 있을는지 / 今殘什二三
⦁ 두세 명 옛 신하들 / 二三舊臣
⦁ 그중에 또 두서넛 자제들이 / 亦有二三子
⦁ 두서너 방울 듣자 개구리가 먼저 떠들고 / 二三點滴蛙先聒
四五 넷과 다섯- 네댓<비표준어> 너덧(네다섯) 네다섯 너덧- 너더댓
※규칙을 따로 두지 않아 아직은 숫자 읽기 규칙은 모호하다..
국립국어원 용례에는 '너덧 만 나와 있다. 너댓은 잘못 쓰이는 말인데도 쓰고 있다.
----------------------------------
⦁ 이웃하고 있는 네 다섯 채 집 / 比鄰四五家
⦁ 이따금씩 이어진 네댓 글자는 / 時連四五字
⦁ 네댓 개 달린 외가 하나는 떨어지고 / 苽生四五一苽隕
⦁ 생각하면 너 너댓 살 시절에 / 憶汝四五載
⦁ 명주 한 필 값이 고작 포목 너더댓 필 / 匹絹四五布
⦁ 남다른 우리 무리 너댓 명 공들께선 / 矯矯吾徒四五公
⦁ 흰 머리털 네다섯 줄기가 새로 더하였네 / 白髮新添四五莖
五六 대여섯 대엿< 준말>
⦁ 시에 능한 인물이 대여섯인데 / 能詩五六人
⦁ 대여섯집 남아 거드름 떠는데 / 豪門餘五六
⦁ 오뉴월(五六月)
⦁ 늦은 봄에 봄옷이 이루어지거든 관자 대여섯 사람, 동자 예닐곱 사람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 읊조리면서 돌아오겠습니다.[莫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라고 하여 성현(聖賢)의 기상(氣象)을 발휘한 것 등이다. 《論語 公冶長, 先進》
六七 예닐곱 예닐굽< 틀린 말>
⦁ 예닐곱 걸음 감돌아서 / 縈迴六七許步
⦁ 내 나이 열하고 예닐곱 되었을 때 / 行年十六七
七八 일고여덟 일여덟
⦁추위와 더위가 일곱 번 여덟 번 바뀌었는데 / 七八寒暑
---------------------------
八九 여덟 아홉- 여다홉<발음> 엳아홉 여덟아홉
여다홉'은 '엳아홉'을 발음대로 쓴 말로 잘못 쓰인 말이다.
-------------------------------------------
⦁ 들 건너 인가 여덟아홉 되는데 / 野外人家八九
⦁ 뜻처럼 되지 않는 일이 열에 여덟아홉이라 / 不如意事十八九
⦁ 십중팔구는 가슴을 편다 / 八九恢胸次
⦁ 팔년 구년을 서로 떨어져있으면서 / 相離八九年
⦁ 세상 일이 십상팔구는 뜻대로 안 되는구려 / 失意常八九
⦁ 열흘이면 팔구 일은 병을 앓음에랴 / 十日八九居病裏
⦁ 앞마을의 팔구 집들 드러나게 되었구나 / 全露前村八九家
九十
⦁ 향년 90은 세상에서 어려운 일이라 / 享年九十世應難
⦁ 계림 선생이 아흔 살을 넘어 / 鷄林先生九十餘
⦁ 봄날이 구십 일이라 하지마는 / 靑春九十日
-------------------------------------------------------------
◄ 先妣側: 선비(先妣)를 모시고. 선비:세상(世上)을 떠난 어머니 <선자친(先慈親)>
모친(母親)자친(慈親) : 남에게 자기 어머니를 이르는 말<자친(慈親)>
존당(尊堂) : 남의 어머니를 이르는 말 <대부인(大夫人)>
선자(先慈) : 돌아가신 남의 어머니를 이르는 말<선대부인(先大夫人)>
----------------------------
엄친(嚴親) : 남에게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가친(家親)>
선친(先親) : 남에게 돌아가신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선고(先考)>
춘부장(春府丈.椿府丈) : 남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춘당(春堂/椿堂)>
선대인(先大人) : 돌아가신 남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 <선고장(先考丈>
------------------------------------------------------
◄ 墨戱묵희: 수묵화(水墨畫). 붓장난. 낙서
墨痕 붓의 자국 필적. 묵적 墨暈 먹물이 번진 흔적
----------------------------
⦁ 그림으로 이것을 가지려 하오 / 而寓墨戲
⦁ 어찌 뜻없는 먹장난이리오 / 豈墨戲之徒然
⦁ 창빛에 붓을 놀려 묵화를 내 놓으니 / 弄筆窓光呈墨戲
⦁ 취중에 글 장난한 걸 무어 사과할 것 있으랴 / 醉中墨戲何勞謝
---------------------------------------
◄ 冊子책자: 서책
冊庫-책을 쌓아두는 곳집 冊櫃- 책을 넣어두는 궤짝
冊拜- 칙서를 내려 관직을 임명함 冊肆-책을 파는 가게
冊葉- 책의 면수
-------------------
⦁ 공이 또 상소하여 하사한 책자(冊子)를 사양하자
⦁ 책자(冊子)는 사문(斯文)을 위하시는 뜻이 너무도 간절하였네
⦁ 저번에 보내 준 소책자(小冊子)는 그 당시에 참으로 그지없이 애완(愛玩)하여
--------------------------------------------------------------
◄ 籍적.자: 문서 적. 온화할 자.
籍書,書册:古籍。書籍。經籍。典籍。
籍籍 :엉클어진 모양. 어지러운 모양. 왁자한 모양.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려 시끄러운 모양
籍甚 적심.자심: 널리 퍼짐 명성을 떨침. 평판이 높음. 명성이 대단함
籍甚無竟:명성이 세상에 널리 퍼져 끝이 없다 籍重: 의뢰함. 의지함.
-----------------------------------------------------------
◄ 傷汚상오:더럽히고 손상한 것
傷怛: 애닯게 슬퍼함 傷慘: 애태우며 근심함. 傷悔: 마음 아프게 뉘우침
---------------
⦁ 장례 때에 반드시 손상되고 더럽혀져서 색이 변하게 되오./則葬時必致傷汚變色
⦁ 풍속을 손상하고 더럽힌다./傷汚風俗
-------------------------------------------------
<분석 2>-----------------------------------------
此韓氏三代錄, 我兒時習字舊也. 其說不經, 筆亦幼沖, 非所足惜,
而間以亡仲弟錦山君書, 古跡不可褻也.
------------------------------------
“이는 《한씨삼대록(韓氏三代錄)》이란다. 내가 아이 적에 글씨를 연습하던 예전 것이지. 그 이야기가 황당하고 필체 또한 유치하여 그다지 아까울 것은 없지만,
사이사이에 죽은 중제(仲弟) 금산군(錦山君)의 글씨가 있단다. 예전 자취는 함부로 해서는 아니 된단다.”
---------------------------------------------------
< 내용정리>
주제: 책의 소중함
내용: 어머님과 외삼촌이 글씨 연습으로 쓴 책이다. 예전의 자취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동기부여: 선조들의 피땀 어린 정성이 담긴 물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 정리 노트 >------------------------------------
◄ 韓氏三代錄: < 박영희의 장편가문소설의 향유집단 연구 참조 인용>
장편 가문소설로 소현성록 <蘇賢聖綠>의 파생작이다. 소씨가의 사대에 걸친 가문사를 그린 소설로 가문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처첩갈등과 부부갈등을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은 소현성록에 등장하고 있는 소현성의 여동생 소월영이 한씨 가에 시집을 가 겪는 고행과 덕행을 그린 소설이다. 일종의 규중소설이다.
--------------------------
송시열의 직계 제자인 수암(遂庵)권상하(權尙夏)의 조카인 옥소(玉所) 권섭(權燮) < 1671-1759>의 선비수사 책자 분배기(先妣手寫 冊子 分配記)의 기록에 보면은
돌아가신 어머니 용인이씨(龍仁李氏)께서 손수 필사한 책자 중에서 한씨삼대록은 동생 대간군(大諫君) 권형 (權瑩)< 1678-1745>에게 주고 한씨삼대록 일건은 여동생 황씨부(黃氏婦)< 1681-1743>에게 주라는 기록이 있다.
-----------------------
이 글은 권상하의 증손자인 산수헌(山水軒) 권진응(權震應)< 1711-1775 > < 자는 亨叔. 아호 山水軒 문집 <산수헌 유고>. 연세대 도서관>의 서선비수필한씨삼대록후<書先妣手筆韓氏三大錄後>라는 글로 1739년 어머니 은진 송씨(恩津宋氏) < 1676-1737>가 글씨 연습을 하면서 쓴 <한씨삼대록>을 개수하여 보관한 일을 기록한 글이다.
▶ 등장인물
1. 돌아가신 어머니- 은진송씨 (恩津宋氏)<1676-1737>
19세에 권상하의 손자인 권정성(權定性)<1677-1751>에게 시집을 와서 1남 권진응과 5 녀를 두었다. 부모를 섬기는 일에 정성을 다했고, 시부모와 남편을 섬기는 일에도 지극한 정성을 베풀어 권상하에게 여러 며느리의 모범이 된다고 칭찬을 받기도 하였다. 그의 남편은 경사에 몰두하여 집안일을 거의 돌보지 않았다. 증조부는 문정공 동춘(同春) 송준길(宋浚吉<1606-1672> 조부는 정랑(正郞) 광식(光栻) < 1625-1667>, 부는 목사(牧使) 병익(炳翼)< 1655-1718 >이다. 사대부의 부녀답게 교양을 위한 여러 가지 교훈서를 많이 읽었고, 예의 범절이 매우 엄정하였다.
2.仲弟錦山君 송요좌(宋堯佐)< 1678-1723> 5 남 5 녀 중 2 남. 은진 송씨는 맏딸.
은진 송씨의 둘째 남동생이다. 금산군수를 역임한 인물로 어려서부터 명석하고 몸가짐이 엄숙하였고, 고금역사를 통달하였고, 楷書를 잘 썼다. 숙부인 송병원(宋炳遠)의 양자로 입적하였고, 공조좌랑 금산군수 등의 관직을 맡았으며 선정을 베풀었고, 한수재 권상하와 친분이 매우 두터웠던 인물이다.
------------------------------------------
▶ 단어 이해
◄ 不經 불경: 정도에 어그러짐. 도 그러한 죄인 겪지 않음
不經一事 不長一知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으면 아무런 지혜도 자라지 않는다'
불경지설(不經之說):이치에 맞지 않는 말
궤탄불경(詭誕不經): 괴이하고 황당하여 이치에 맞지 않음.
황당무계(荒唐無稽): 하는 말이 허황되고 두서가 없음. 엉터리없음.
황당지언(荒唐之言): 터무니 없는 말.
어불성설(語不成說): 말이 조금도 사리에 맞지 않음.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말도 안 된다.
---------------------------------------
⦁ 불확실하고 비정상적이긴 하지만 / 雖茫昧而不經
⦁ 시인의 말 좀 벗어나도 탓하질랑 말아 주오 / 莫道騷人語不經
⦁ 말은 꽤나 황당하여 자못 불경스러우나 / 語涉荒唐頗不經
⦁ 차라리 법도 안 지킴이 요순의 덕이거니 / 寧失不經堯舜德
----------------------------
◄ 幼沖유충: 1. 나이가 어리다.(幼少) 2. 수준이 낮거나 미숙하다.
⦁ 옛적에 간신들이 어린 임금 멸시하여 / 維昔奸權乘我幼沖
⦁ 왕실의 맏아들로 나이 어린 임금이셨는데 / 王室之冑幼沖之辟
⦁ 결국에는 어린 임금 보좌하여 성군 되니 / 終輔幼沖致仁義
-------------------------------------------------------
◄ 非所足惜 그다지 아까울 것은 없다.
매우 아까울 바는 아니다.
◄ 非所비소: 하는 바가 아니다.
----------------------------
⦁ 순후(淳厚)하고 요박(澆薄)해서 함께할 수가 없으리다 / 淳澆非所共
⦁ 차지해서는 안 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 몸이 반드시 위태롭게 될 것이다/.非所據而 據焉 身必危《주역(周易)》
⦁ 죽는 것 또한 두렵지 않다마는 / 死亦非所懼
⦁명절만 지나면 관심도 없지만 / 時過非所希
⦁특별한 새 영광 으시댈 바 아니고 / 特地新榮非所衒
⦁백가의 여러 설은 긴요히 여길 것 아니로세 / 百家衆喙非所急
⦁대장부는 연연한 바 아니라오 / 丈夫非所戀
⦁이 어찌 마음이 넓어서 몸이 윤택하다는 것이 아니랴 / 豈非所謂心廣而體胖者耶
-------------------------------
◄ 足惜족석: 아깝다.
--------------------------
⦁ 이 몸이야 아까울 것 없지만 / 一身無足惜
⦁ 진흙에 떨어져 없어짐도 잠깐 사인데 / 未遑足惜黏泥滅
⦁ 실낱 같은 목숨을 어찌 구구히 아끼리 / 軀命如絲安足惜
⦁ 이몸이야 무어 아까울 것 있으랴 / 此身何足惜
⦁ 가벼운 몸은 애석할 것 없거니와 / 身輕不足惜
種豆南山下 草盛豆苗稀 晨興理荒穢 帶月荷鋤歸 道狹草未長
夕露沾我衣 衣沾不足惜 但使願無違 <도잠(陶潛)의 시 歸田園居에서>
도잠(陶潛)의 시에 “남산 아래에 콩 심으니, 풀은 무성하고 콩 싹은 드문드문. 새벽에 일어나 잡초를 김매고, 달빛 띠고서 호미를 메고 돌아오네. 좁은 길에 초목이 자라나니, 저녁 이슬이 내 옷을 적시네. 옷 젖는 것이야 아까울 것 있으랴, 그저 농사만 잘됐으면. < 번역원 자료 인용>
---------------------------------------------------
◄ 仲弟중제: 둘째 아우를 가리킨다.
伯仲叔季: 형제(兄弟)의 차례(次例)를 나타내는 말.
伯은 맏이, 仲은 둘째, 叔은 셋째, 季는 막내 <예기(禮記)>단궁상편(檀弓上篇)
보통 백(伯)은 사람(人) 중에서 머리가 하얀(白), 즉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을 일컫고, 중(仲)은 사람(人) 중에서 가운데(中)를 뜻하며, 숙(叔)은 손(又)으로 콩을 줍는다'라는 뜻에서 작다라고 풀이되어 셋째를 의미하고, 계(季)는 여러 자식(子) 중에서 가장 어린(禾) 아이를 뜻한다.』
-----------------------------------------------------------------
▶ 문법이해
不可 부정형.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가히 할 수 없다.
부정형은 不 非 莫 未 無 弗 등을 사용한다.
⦁飮食不可甘美/ 음식은 달콤하고 아름다와서는 안 된 다
不可褻:함부로 해서는 아니 된단다.
더러울 설
㉠더럽다 ㉡추잡하다(醜雜--) ㉢음란하다(淫亂--) ㉣음탕하다(淫蕩--) ㉤업신여기다 ㉥깔보다㉦무람없다(무례하다)㉧얕보다
------------------------------
⦁ 촉고(數罟 : 눈이 촘촘한 그물)를 못에 치지 않으면 그 고기를 이루 다 먹어낼 수 없다 [數罟不入汚池 魚鼈不可勝食].《맹자(孟子)》 양 혜왕(梁惠王) 편에서
⦁ 아득하여 헤아릴 수 없어라 / 窈冥不可絜
⦁ 부모의 나이는 알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두렵다.〔父母之年 不 可不知也 一則以喜 一則以懼〕《논어》〈이인(里仁)〉
-------------------------------------------------------
◆ 韓氏三代錄 필사 책이 소중한 이유
< 인용: 박 영희 님의 (장편가문소설의 향유집단 연구)339 쪽 >
1. 글씨연습을 한 오래된 책-- 은진 송씨가 안동 권씨 가문에 시집오기 전에 필사한 책.
17 세기 사대부 부녀자들이 글씨 연습과 교양을 겸해 필사함.
2. 정도를 벗어난 내용- 경전과 같은 정도의 책은 아니다. 필사를 하는 이유는 글씨 연습을 겸해 덕행이 있는 부인의 전형을 배우게 되는 교훈적인 의미가 되는 것인데 이 소설은 소현성의 누이 소월영이 간특한 첩으로 그려져 있기에 정도에서 벗어난다.
3. 유치한 글씨지만 혈육인 남동생 금산군의 글씨가 들어 있다. 남성 사대부도 소설을 읽고 필사를 하였다.
--------------------------------------------------------------------
<분석 3>----------------------
時 余與諸姊妹, 環壤伏膝下恐恐焉,
惟其免叱責之爲幸, 而不省其言之甚慽,
又不省其冊之爲珍且貴也. 嗚呼 彈指之頃, 奄作二十年前事, 而人事之變極矣. 天乎痛哉.
-------------------------------------
이때 나와 여러 누이들은 선비 무릎 아래 빙 둘러 엎드려 겁을 먹은 채
오직 꾸지람을 면하면 다행이라고 여겼을 뿐 그 말이 그렇게 슬픈 것임을 알지 못하였다.
또 그 책이 진귀하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였다. 아, 눈 깜짝할 사이에 문득 20년 전 일이 되어 버렸고 세상사도 너무 많이 바뀌었다. 아, 애통함이여.
--------------------------------------------------------------
< 내용정리>
주제: 어린 시절 의 회고--- 자책감. 애통함
내용: 책을 더럽혀 어머님께 꾸지람은 안 들었어도, 어머님의 정성이 담긴 그 책을 함 부로 대했던 것에서 오는 깊은 반성이 담겨 있다.
20 년 전: 글쓴이의 출생이 1711이고, 예닐곱 살 때의 일을 회고하므로 이 글은 1739 년이다. 어머님께서 하시던
古跡不可褻의 말씀이 가슴 속에 아련히 떠오른다. 눈물겹다. 어머님의 자애로움이 그립다.
-------------------------------------------------------------------
※ 의문점-------
이 글이 기록이 된 <산수헌 유고집 권7>을 못 본 안타까움이다. 다른 학술 논문 자료에 보면은 環壤伏膝下에서 環이 壤으로 글자가 기록이 되었다. 글을 쓰신 분들의 해석도 각기 다르다. <빙 둘러 엎드려>로 풀이를 하신 점으로 보아서는 環이 맞는 것 같다. 다른 분의 해석은 壤으로 보고 <그냥 엎드려> 라고만 표현하였다. 진정으로 무엇이 맞는 것인지 그냥 깊은 안타까움이다. 글을 쓰신 분들의 정확한 확인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뿐이다. 온밤 지새우며 정신문화를 창조해 가는 분들의 고마움뿐이다.
-----------------------------------------------------------------
< 정리 노트 >
◄ 姉妹자매: 손윗누이와 손아랫누이. 여자를 친숙한 뜻을 나타내어 이르는 말.
여자끼리의 언니와 아우. 두 가지 이상의 것이 모두 같은 계통에 딸리어 서로 비슷한 점이 많은 것
이 글에서 <자매>는 여러 누이들을 가리킨다 .지은이는 누나가 5 명이었다.
--------------------------------------------------
◄ 恐恐공공 겁을 먹은 모양. 두려워하거나 겁내는 모양. 조심조심.
※ 일본어 사전과 중국어 사전에만 나타나고 현대국어 사전에는 표제어가 없다.
중국어 사전에는 다음처럼 표현하였다.fidgety;uneasy〗“忐忑不安 (탐특불안)”= 心神不安.<fidgety;uneasy>
---------------------------------------------------
⦁두려워 벌벌 떨며 조심함/戰戰兢兢戰戰恐恐小心翼翼 <시경소아 >
⦁헌 갓과 낡은 옷으로 조심조심 고개를 내밀었다 움츠렸다 하며 /敝冠羸服。
恐恐焉延縮觀望
⦁ 깊이 두렵다./深深恐恐
⦁오직 용도에 부족할까 염려하는 것은 /恐恐然唯懼經用之乏
-----------------------------------
◄ 而不省其言之甚慽: 그 말이 그렇게 슬픈 것임을 알지 못하였다.
不省: 省은 ㉠살피다㉡깨닫다㉢명심하다
-----------------------------------------
⦁ 피고 지는 꽃잎일랑 전혀 아니 살펴보고 / 花開花落了不省
⦁ 빈 주머니 바닥난 것 생각지 않고 / 不省空囊倒
⦁ 아득하여 알 수가 없으니 / 汗漫不省識
⦁ 취몽 중에 어찌 알까 새벽 길 닫는 이를 / 醉夢不省催曉籌
甚慽: 慽 은㉠근심하다 ㉡서러워하다 ㉢슬퍼하다
慼 근심할 척과 같음. 心甚慽慽 . 心甚慽然
--------------------------------------------------------
◄ 彈指之頃 탄지지경: 손가락을 한 번 튀기는 정도의 극히 짧은 시간
彈指: 손가락을 한 번 튀기는 정도의 극히 짧은 시간
一弹指頃 顷:顷刻。原爲佛教用語,佛教有“一弹指顷六十年刹那”之說。手指一弹的時間。比喻時間極短暫。 不久,短時間
-----------------------------
⦁ 손가락 퉁길 사이 봄이 벌써 여름이 되었으니/ 彈指之頃 春已夏矣
⦁ 해마다 바다 건너 놀러오니 건너가는데
손가락 튀기는 사이로세./ 連年過海遊, 利涉彈指頃
----------------------------------
◄奄엄: 奄 은 문득 문득, 갑자기. 덮다 가리다, 어루만지다, 위로하다. 오래다
-----------------------------------------
⦁별안간 바람 앞의 등불로 사라졌나 / 奄作風中燭
⦁갑자기 구천의 영혼이 되었는가 / 奄作九泉魂
⦁어느덧 황천객이 되었네 / 奄作泉壙
------------------------------------------------------
<분석 4.>-----------------------------
歲 己未 夏, 內子吳 忽以一古軸, 相送伻小子,
以勉之曰, 先蹟也, 子盍(盖)爲壽後之道.
於是余方畢二祭, 廓乎其無以爲懷,
蹶然而起, 受閱未半, 而不覺涕淚之汍瀾.
-------------------------------------------
기미년(1739 영조 15 년) 여름 아내 오씨가 갑자기 오래된 책 묶음 하나를 어린 아이를 시켜 나에게 보내면서
이렇게 당부하였다. “선조의 묵적(墨蹟)입니다. 당신은 어찌 훗날 오래 전해질 방도를 마련하지 않으시는가요?”
이 때 내가 막 부모님의 상을 마쳤으므로 휑하니 마음을 둘 곳이 없었다.
넘어질 듯 급하게 일어나 이를 받아 반도 읽기 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
< 내용 정리>-----------------------------
주제: 책을 받고 난 후의 감회
사건: 지은이가 29 세 때 아내 오씨가 전해준 책을 받고는 돌아가신 어머님을 생각하 며 그리움의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은진 송씨는 1737 년에 돌아가셨다. <二祭-- 암시>
아내. 며느리: 해주오씨(海州吳氏) < 1709- 1750>
오두인(吳斗寅) 1624(인조 2)~1689(숙종15)< 조선 후기의 문신. 자는 원징(元徵), 호는 양곡(陽谷)>의 손녀이며 오이주(吳履周)의 딸이니 그 역시 명문가의 후손이다
아마 이 분도 소설을 필사하기도 했을 것이고, 남편은 아내의 말에 자극이 되어 그 필사된 소설을 읽고는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깊이 깨닫고 후손들에게 잘 보관하기를 당부하는 글을 남기게 된 것이다. 은진 송씨가 필사한 소설은 안동 권씨 가문에서 아들 며느리를 거쳐 자손들에게도 전승이 된다.
----------------------------------------------------------------
※ 의문점-------
다른 학술지 논문에는 盖 덮을 개<蓋의 속자>자로 표기되어 있다.
廓乎其無以爲懷 휑하니 마음을 둘 곳이 없었다.- 국어적인 표현이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두 번의 제사를 드리고 난 후라 어머님 생각에 가슴 속이 매우 허전한 감정의 상태임을 이해는 가는데 <- 하니의 종속적인 표현과 - 없었다>라고 하는 결과의 표현 흐름이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
< 정리 노트 >
◄ 古軸고축: 오래된 책 묶음
軸은 굴대 축 ㉠굴대 ㉡북 ㉢바디 ㉣자리 ㉤축 ㉥두루마리의 심목 ㉦나아가다 ㉧앓다
의 뜻을 담고 있다.
굴대란 수레바퀴의 한가운데에 뚫린 구멍에 끼우는 긴 나무 막대나 쇠 막대.
시축詩軸: 시를 적은 두루마리[권자본(卷子本).권축(卷軸)]
두루마리:화면 형식의 하나. 가로 길게 이어서 둥굴게 둘둘 만 종이
화권(畵卷):그림이 그려진 경우를 말함. 합벽권(合璧卷):서화가 함께 있는 것
----------------------------------------------
◄ 相送상송: 피차간(彼此間)에 서로 보냄 서로에게 보냄.
---------------------------------------
⦁ 송별하며 다시 한번 정 머금는다 / 相送一含情
⦁ 남양 땅 영원히 보내려니 눈물만 가득 흐르누나 / 相送南陽淚滿巾
⦁ 부끄러워라 쇠한 이 몸 영공을 지금 보내면서 / 相送慚衰朽
⦁ 그대 떠나보내면서 나의 뜻을 부치나니 / 爲君聊相送
⦁ 다시 시를 지어 보내 회포를 풀곤 하였으니 / 詩箇復相送
-----------------------------------------------------
◄伻팽: 伻㉠부리다 ㉡좇다 ㉢시키다 ㉣사자(使者), 심부름꾼 ㉤하여금
-----------------------
⦁관원을 보내어 술잔을 올리니 / 伻官致酌
⦁사람 보내 제물 올려 / 遠伻薄奠
⦁심부름꾼 두 사람을 고향으로 보내 주었네 / 裝送雙伻走故鄕
⦁이어 관원을 보내어 재계하여 제사하니 / 明禋繼伻
⦁여기 사람을 보내어 맑은 술을 올리어 권하니 / 伻陳泂酌
------------------------------------------------------
◄ 盍爲합위 어찌 -하지 않으냐 의문의 반어
盍 음이 합으로 何不의 축약 형이다
何不 豈不 豈無 焉 胡 胡不 惡 寧 庸 盍 등이 쓰인다
-----------------------------------------
⦁ 나를 위해 묘지명을 지어주지 않겠나./ 盍爲我銘其藏
⦁ 어찌 서문을 지어 시편들의 머리에 얹지 않으리요./盍爲序以弁諸篇之首乎
⦁ 필시 익숙하게 알고 있지 않은 것이 없을 터인데
⦁ 어찌 나를 위하여 안내해 주지 않는가. 必無不慣領。盍爲余導之
----------------------------------
◄ 於是 어시: 연결사. 이로부터 이 곳에서 이 때에
----------------------------------------
⦁경은 당시에 / 卿於是時
⦁공이 그때에 오셨던 것은 / 公於是時
⦁이때 한 마리 새가 내려와 앉았는데 / 於是乎有鳥至止
⦁ 여기에서 유감없이 잘 하였으니 / 能於是無憾
⦁ 이름을 낚음은 이와 달라서 / 釣名異於是
--------------------------------------------------------
◄ 以勉之: 이로써 권면하다
⦁힘써 노력해서 / 勉之努力
⦁아무쪼록 힘쓰고 힘쓸지어다 / 勉之哉勉之哉
⦁수신을 하라고 격려했다네 / 勉之以修身
⦁사랑해 주시고 격려도 하시며 / 愛之勉之
------------------------------------------------------------
◄ 廓乎확호: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음.
廓 넓을 확. 휑할 확
廓落- 마음이 넓은 모양. 관대한 모양. 실망한 모양. 심심한 모양. 쓸쓸한 모양
廓然- 텅빈 모양. 휑한 모양 마음이 넓고 허심탄회한 모양
廓廓- 넓은 모양. 텅빈 모양. 공허한 모양
---------------------------------------------
⦁하늘이 준 너의 재주 크고도 밝구나 /天稟汝才廓乎明
⦁정신으로 동서남북 훤칠한 팔극에 노닐 수도 있는데 / 神遊八極廓乎東西南北之無分
⦁확연히 밝게 드러냄은 / 廓乎昭融
-------------------------------------------------
◄ 蹶然궐연.궤연: 갑자기 뛰어 일어남. 벌떡 일어남
蹶蹶(궐궐)- 민첩한 모양. 당황한 모양. 蹶蹶(궤궤)- 동작이 민첩한 모양. 놀라는 모양
---------------------------------------------
⦁자하가 뛸 듯이 기뻐하며 일어나/子夏蹶然而起 자하가 뛸 듯이 기뻐하며 일어나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머리를 손으로 떠받치고 한 번 웃으며 말하기를,
不覺蹶然起 扶頭一笑
--------------------------------------------
◄ 汍瀾환란: 눈물이 줄줄 흐르는 모양. 영어의 weeping.
涕泣的样子
汍은 눈물이 흐르는 모양 환.澜 은 물결 란
汍汍- 눈물을 급하게 흘리는 모양. 汍波- 흐르는 물결
--------------------------------------------
⦁서글피 서쪽 바라보니 눈물이 줄줄 흐르네 / 悵然西望淚汍瀾
⦁하염없이 흘리는 눈물을 그 누가 알꼬 / 誰知有淚方汍瀾
⦁단지 사직 위해서 눈물 줄줄 흘릴 따름 / 只緣社稷涕汍瀾
⦁하염없는 눈물 속에 길이 통곡하노라 / 長慟淚汍瀾
⦁가슴 만지며 홀로 눈물 흘리는데 / 撫心獨汍瀾
⦁웅대한 뜻 끝내 눈물만 흘리누나 / 壯志竟汍瀾
⦁늙은 나는 다시 눈물 줄줄 흘리네 / 老我更汍瀾
⦁강개한 맘에 눈물이 줄줄 흐르네 / 慷慨涕汍瀾
-----------------------------------------------------------
<분석 5>----------------------
嗚呼 寒喧 <暄> 短牘, 槩乎多家大人往復手筆,
而其一破冊, 卽所謂韓氏錄者也.
惜乎鼠蠹乖食, 太半殘裂, 非復舊時之樣,
而手墨淋漓, 往跡尙班班可徵.
嗚呼, 是豈忍讀, 亦豈忍一日因循, 等其漫漶乎.
--------------------------------------------
아아, 안부를 묻는 짧은 편지는 대부분 우리 집 어르신께서 직접 써서 주고받은 것이었고, 그 중 헤진 책 한 권은 곧 이른바 《한씨삼대록》이다.
아쉽게도 쥐가 뜯고 좀이 먹어 태반은 찢어져 다시 예전 모습이 없어졌지만,
직접 쓴 먹자국은 뚜렷하여 지난날의 자취를 아직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아, 이 어찌 차마 읽을 수 있겠는가? 또 차마 어찌 하루라도 머뭇거리면서 더 훼손되기를 기다릴 수 있겠는가?
---------------------------------------------------------
< 내용 정리>--
주제: 책에 대한 슬픈 감회와 결심
어머님이 손수 필사하신 <한씨 삼대록>은 예전 모습은 아니지만
먹자국에 묻어난 어머님의 체취를 보면서 다시 꾸밀 것을 다짐한다.
감회에 젖는 자식으로서의 슬픈 모습, 그리고 그 사이 보관을 잘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질책하며 후손들에게 남기어 줄 것을 다짐하며 결심을 하는 자식으로서의 의지가 보인다.
※ 글을 쓴 이의 이런 강력한 결심과 의지가 있었기에 대대로 전승될 수 있었다.
------------------------------------------------------------------
-----------------------------------------------------------
※ 의문점-------
1. 寒喧- 한훤에서 喧은 暄 자< 日 변>의 오기이다.
2.槩乎多家大人往復手筆
대부분 우리 집 어르신께서 직접 써서 주고받은 것이 없고,
수정:대부분 우리 집 어르신께서 직접 써서 주고받은 것이었고,
처음에는 부정하는 단어가 없는데도 부정어로 표현했기에 고전자문서비스에 연락을 드려
필자의 잘못이 아니라 교정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수정했다 는 연락을 받았다.<고전자문서비스 오세옥 선생님>
3.鼠蠹乖食-쥐와 좀 벌레가 뜯고 먹었다로 해석은 못하는 것인지.
鼠乖蠹食로 해석한 것 같다. <명사+ 명사+동사+동사>의 구조임.
쥐와 좀 벌레가 뜯고 먹었다 로 해석이 되는 것을鼠乖蠹食로 해석함.
---------------------------------------------
< 정리 노트 >
◄ 寒暄 한훤: ①일기(日氣)의 춥고 더움을 묻는 인사 ②한훤문(寒喧問)
①춥고 더움을 물음 ②안부(安否)를 물으며 하는 인사 ③편지(便紙) 허두에 쓰는 절후(節侯)의 문안(問安)
寒暄之禮 한훤지례 서로 만나서 안부(安否)를 물으며 인사하는 예
寒溫 추위와 따뜻함 일기의 춥고 더움을 말하여 서로 인사함
※ 참고로 寒喧은 김굉필(金宏弼)의 아호이다. 한훤당(寒喧堂)
------------------------------------------------------------
寒
寒窶- 가난하여 초라함 寒閨- 혼자 사는 쓸쓸한 방 寒女- 가난한 여자.
寒蟬-쓰르라미. 울지 않는 매미. 寒蟾- 寒月. 寒素-청빈함 가난하고 검소함. 寒羞- 변변치 않은 음식.
寒鴉 겨울 까마귀 굶주린 까마귀. 寒柝- 겨울밤 치는 닥딱이. 寒行- <불교용어> 추위를 견디어가는 고행 寒泓-벼루의 이칭
暄 따뜻할 훤< 煊따듯할 훤媗 여자 이름 훤 蝖 자조 훤 諠 떠들썩할 훤>
특히 부수에 주의할 한자이다.
暄暖- 따듯함 暄然- 곱고 아름다움 暄燠-다뜻함 暄寒- 날이 춥고 더운 것을 말하여 서로 인사하는 일.
喧 떠들썩할 훤
喧聒-시끄러움. 喧騰- 시끄럽게 떠듦. 喧騷-요란하게 떠듦.
喧噪-시끄러움 喧囂-시끄러움
--------------------------------------------------------
◄ 短牘단독: 짧은 편지
牘은 편지 독. ㉠서찰(글씨를 쓰는 나무조각) ㉡서판 ㉢문서(文書)
----------------------------------------------
⦁심지어는 짧은 간독에 있어서도 서로 권면한 것이/ 至於片簡短牘所相勗者
⦁삼가 짧은 글이나마 올려 저희들의 심경을 피력하게 되었습니다./恭捧短牘以披陳。
⦁급기야 먼저 보내신 짧은 편지를 받아 보니 /及承先施短牘
---------------------------------------------------------
◄ 槩乎개호 槩乎 槪乎
槩대개(大槪: 대부분)
古同“概”。 古通“慨”,感慨。 古同“溉”,洗涤。
槩乎는 부사적 용법으로 ‘거의, 아마도’로 번역
---------------------------------------------------
⦁ 어찌 일찍이 조정에 있을 때나 향리에 있을 때나
그 기개가 바뀐 적이 있었던가. 何曾巖廊江湖, 換其槪乎?
⦁ 이제 어찌 그 대강을 아뢰지 않겠습니까.今何不陳其梗槪乎
⦁ 위에서 수성(修省)하는 공(功)과 금지하는 방도는
⦁ 거의 들은 바가 없으니, /禁戢之方, 槪乎其無聞,
⦁ 거의 다 흠이 없지 못하고, /而槪乎其不能無疵
⦁ 안타깝게도 발휘되지 않았습니다/槩乎其未有發揮也
⦁ 대개 미쳐 들은 바가 없었다. /槩乎其未有聞也.
------------------------------------------------------------
◄ 所謂소위: 이른 바. 세상에서 말하는 바
------------------------------------
⦁ 이른바 뜻을 성실히 한다는 것은 스스로 속이지 마는 것이니, 악을 미워하기를 악취를 싫어하는 것과 같이 하며 선을 좋아하기를 좋은 색을 좋아하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하니, 이를 자겸이라 이른다./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如惡惡臭 如好好色 此之謂自謙《대학》 성의장(誠意章)
⦁이른바 고국이란 대대로 커서 높이 치솟은 나무가 있다는 말이 아니요, 대대로 신하를 배출한 오래된 집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所謂故國者 非謂有喬木之謂也 有世臣之謂也〕《맹자》〈양혜왕 하(梁惠王下)〉
-----------------------------------------------------
◄ 鼠蠹乖食 서두괴식: 쥐가 뜯고 좀이 먹어
鼠齧蠹蝕 <서설두식>과 같은 말임. 쥐가 뜯고 좀이 먹음
명사+ 명사+ 동사 + 동사 구조
쥐와 좀 벌레가 뜯고 먹었다 로 해석이 되는 것을鼠乖蠹食로 해석함.
鼠쥐 서-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짐승-해를 끼치는 사람에 비유함.
鼠,穴虫之總名也。——《說文》
鼠가 들어간 글자
鼢 두더지분 초 담비 초<鼠+召> 鼪 족제비 생 생쥐 구<鼠+句>鼴두더지 언
鼷생쥐 혜 鼯 날다람 쥐 오 鼱 생쥐 정
鼠輩- 쥐같이 보잘 것 없는 무리 소인. 鼠矢- 쥐똥 鼠賊- 좀도둑
鼠竄- 쥐처럼 달아나 숨음 鼠齧蠹蝕(서설두식)- 쥐가 뜯고 좀이 먹음
---------------------------------------------------
蠹 좀 두- 나무 굼벵이 두- 나무 속에 기생하는 굼벵이. 좀 두
蠧는 속자 임. 蠹,木中虫。——《說文》
蠹簡- 좀먹은 서류나 책 蠹書- 좀이 먹은 책. 책을 볕에 쬐거나 바람에 쐼 曝書
蠹蝕- 좀먹음 蠹編- 좀이 먹은 책
乖 괴㉠어그러지다, 어긋나다㉡거스르다㉢끊어지다, 단절되다(斷切)
-----------------------------------------------------
⦁ 한 폭의 교초는 좀 먹은 채 남아 있다 / 一幅鮫綃蠹食餘
⦁ 아아아 큰 벌레가 쉬지 않고 파먹으니 / 嗟爾巨蠹食不厭
蠹食의 용례는 있으나 鼠乖라는 용례는 안 보이고 중국어 사전에
<쥐가 뜯다> 라는 의미의鼠齧이 보인다.
---------------------------------------------
◄ 太半殘裂태반잔렬: 태반은 찢어져
太半: 절반(折半)이 지남. 보통(普通), 3분의 2 이상(以上)을 가리킴. 대반(大半)
-----------------------
⦁ 그것도 태반은 가뭄으로 망쳤나니 / 太半傷旱乾
⦁ 난리 뒤로 태반이나 밥 짓는 연기 안 나는데 / 亂後人煙無太半
⦁ 절반 이상 황폐해져 이름 함께 사라졌고 / 太半蕪沒名俱藏
------------------------
殘裂: 찢어짐
殘簡- 산일하고 남은 문서 殘壞- 파손함 殘蠹- 좀먹어 떨어뜨림
殘碑-깨진 비석 殘破-부숨 또는 부서짐 殘廢- 쇠잔하여 퇴폐함
殘虧- 부서지고 이지러짐
--------------------------------------------------------------
⦁ 옷깃이 너를 만나 찢어졌다./ 衣襟遭爾殘裂
--------------------------------------------------------
◄ 墨淋漓묵임리: 먹자국
淋漓 임리 (물이나 피가)흠뻑 젖어 뚝뚝 흘러 떨어지거나 흥건한 모양
※ 어려서는 몰랐지만 어머님께서 손수 필사한 글씨의 먹 자국을 보고는
자식으로서는 어머님을 생각하는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
⦁ 진진하게 육경을 얘기 나누고 / 淋漓譚六籍
⦁ 큰 붓으로 먹을 흥건히 적시어 / 巨筆墨淋漓
⦁온 벼랑을 적시어 흥건하구나 / 淋漓潤石門
⦁흥건한 바위 안개 일천 나무 촉촉하고 / 石翠淋漓千樹濕
⦁그칠 줄 모르고 오가는 술잔 / 淋漓有酒杯
⦁먹물이 흥건하게 일필휘지 하고 나면 / 沛然揮洒墨淋漓
⦁종아이 어깨에선 힘찬 시문 주머니 풀어 내리고 / 僮肩詩卸淋漓筆
⦁붉은 땀이 철철 흐르고 구름 무늬 등에 가득 / 汗血淋漓雲滿背
---------------------------------------------------------------
◄ 班班 반반: 각 반. 또는 여러 반. 수레가 굴러가는 소리 명백한 모양
班班可考-일의 근거가 분명함.
----------------------------
⦁비석 위의 글씨 또렷하구나 / 班班石上文
⦁세상에 이름난 분 끊이지 않았네 / 名世者班班
⦁명백하게 예원을 압도하였고 / 班班傾藝苑
⦁현달하여 족보에 오를 만한 / 班班可譜
⦁이리저리 우거진 숲 뚫고 들어가 / 班班穿薈鬱
⦁각자 분수껏 눈의 무게 이겨 내고 있는걸 / 隨力班班擎重姿
⦁자질을 타고난 아들 손자 밝게 드러난 후세로세 / 後世班班有子孫
⦁썩은 곡식 수레 소리 덜컹덜컹 울리는데 / 紅腐車班班
⦁곧장 청사에 실려 길이길이 빛나리라 / 直敎靑史載班班
------------------------------------------------------------------
◄ 豈忍 기인 : 어찌 차마 - 하는가
豈. 豈無 豈不 豈不- 哉 豈不- 乎 豈- 也哉 豈- 哉 豈-乎
반어적인 표현: 어찌 -하지 않겠는가
-----------------------------------------------
⦁ 豈可使人爲之 어찌 사람을 시켜서 그것을 하게 하겠는가
⦁ 鏡落豈無聲 어찌 소리가 없겠는가
⦁ 豈不願如此 어찌 이와 같기를 원하지 아니하리오
⦁ 豈不兩相宜哉 어찌 둘이 서로 좋지 않겠는가
⦁ 豈不可以聖人自期乎 어찌 성인으로 스스로 기약할 수 있지 않겠는가
⦁ 豈非計久長 有子孫相繼爲王也哉 어찌 계책이 오래가지 않으면 자손이 서로 계속 하여 왕이 될 수가 있겠는가
⦁ 豈害我哉 어찌 나를 해치겠는가
⦁ 身心豈得偏安乎 몸과 마음이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
⦁ 하늘이 어찌 차마 끝내 내버려 두리 / 天翁豈忍終遐棄
⦁ 아 이 일을 어찌 차마 말할 수 있으랴 / 嗚呼此事豈忍說
⦁ 내 어찌 차마 상세하게 말하리오 / 予豈忍詳
⦁ 어찌 차마 그의 후사를 끊을 수가 있겠습니까豈忍絶其嗣也
------------------------------------------------------------------
◄ 因循인순 머뭇거리면서
①머뭇거리고 선뜻 내키지 않음 ②낡은 구습(舊習)을 버리지 못함
③무기력하며 고식적임
------------------------------------------------
⦁ 하루하루 세월이 흐름 깨닫지 못하니 / 因循不覺流光失
⦁ 문안하려 하였으나 미적거리고 말았다오 / 欲問墮因循
⦁ 백발로 여기에 주저앉을 계획을 세움이 아니외다 / 非關白首計因循
⦁ 권력 잡음 사실상 관습인데도 / 顓柄實因循
⦁ 일찍부터 물러가려 했는데 우연히 주춤거리다 / 早圖斂退偶因循
----------------------------------------------------------------
◄ 等其漫漶乎 더 훼손되기를 기다릴 수 있겠는가?
설의 적인 표현으로 더욱 강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等: 기다리다 漫漶만환: 원래 문체의 파손 또는 퇴색된 것을 칭하는 말
漶 분간하지못할 환 漫 질펀할 만
㉠분간하지 못하다 ㉡알지 못하다 ㉢흐릿하다
漫漶剝落(만환박락) : 모두 흐려지고 벗겨져서,
-----------------------------------------------------
⦁ 넓고도 멀어 그 경개 다 거둘 수 없네 / 漫漶浩難收
⦁ 대의가 어두워 흐려지고 / 大義漫漶
⦁ 아득한 세월에 흐려져서 잘 보이지 않으나 / 雲劫漫漶
⦁ 빛이 바랜 것은 다시 선명해지게 되었으니漫漶者鮮明
⦁ 단청이 몹시 퇴색되어 있었다丹碧漫漶
------------------------------------------
⦁漫漶剝落(만환박락) : 모두 흐려지고 벗겨져서,
⦁만환(漫漶) : 원래 문체의 파손 또는 퇴색된 것을 칭하는 말인데,
⦁넓고도 멀어 그 경개 다 거둘 수 없네 / 漫漶浩難收
⦁대의가 어두워 흐려지고 / 大義漫漶
⦁아득한 세월에 흐려져서 잘 보이지 않으나 / 雲劫漫漶
⦁빛이 바랜 것은 다시 선명해지게 되었으니漫漶者鮮明
⦁단청이 몹시 퇴색되어 있었다丹碧漫漶
<분석 6>--------------------------------
遂漆(添)其刓而補其缺, 改其粧而題其面, 曰先墨就下,
方略記顚末, 自訟不敏, 俾告稚昧, 無或妄可傷汚, 如我之爲.
己未七月日, 不肖男震應抆血書.
마침내 잘려 나간 것을 보태고 빠진 것을 보충하며 장황(裝潢)을 고치고 그 표지에 제목을 써서 선조의 유묵이라는 뜻에서 ‘선묵(先墨)’이라 하였다.
그리고 그 아래 전말을 간략하게 기록하였다. 스스로 불민함을 책망하고 어린 아이들에게 고하여 혹시라도 내가 한 짓처럼 멋대로 손상하거나 더럽히지 않도록 한다.
기미년 7월 모일 불초자 진응이 피눈물을 닦으면서 쓴다.
---------------------------------------
< 내용 정리>--
주제: 책의 장정과 후손에게 당부함
책 제목: 선묵先墨
내용: 지극한 정성을 다하여 책을 장정하고, 그리고 책을 더럽혔던 어릴 적 자신을 책망하며, 후손들에게 간곡한 당부를 한다.
피눈물을 흘리면서 이 글을 쓰는 필자의 진솔한 후회 앞에 저절로 숙연한 마음이 든다.
조상을 그리워하는 그 절절한 심정이 너무나 곡진할 뿐이다.
-----------------------------------------------------------------
※ 의문점-------
漆添其刓: 잘려 나간 것을 보태고-- 다른 학술 논문에는 漆이 添으로 기록이 되어있다. 보태다의 의미로 보아 확실히 첨이 맞지 않을까 그리고 刓이라는 의미는 닳았다라는 의미가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俾告稚昧: 어린 아이들에게 고하여--- 치매하다 라는 단어를 그냥 어린 아이들로만 해석을 하였다. 좀더 구체적인 치매의 뜻이 더해져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고하다 보다는 알린다 라는 말이 더 낫지 않을까.
抆血書- 다른 학술지 논문에는抆이 枚로 기록이 되어 있다. 과연 원문에는 무슨 글자로 쓰였을까.
----------------------------------------------
< 정리 노트 >------------------------------------------------
◄ 其粧
粧은 飾이라고 하였다.《說文》- 책이나 서화첩 등을 꾸며 만드는 일. 표구(表具)라고 하기도 하며. 장황(粧潢)/裝潢 이라고 말한다.
장황 [裝潢/粧潢] : 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를 발라서 책이나 화첩(畫帖),
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를 발라서 책이나 화첩(畫帖), 족자 따위를 꾸미어 만듦. 또는 그런 것.
----------------------------------------------------------------
◄ 顚末전말: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과(經過). 본말(本末)
-----------------------------------------------
◄ 自訟不敏자송불민: 자신을 책망하며
自訟: 자책(自責)과 같은 뜻으로 지금 말로 자기 고발의 뜻.
“제 허물을 능히 보고 안으로 스스로 송사하는 자를 내가 보지 못하였노라.” 《論語》
訟은 꾸짖다. 자책하다(自責) 드러내다의 뜻
이의호가(已矣乎歌) : 이의호는 절망하여 탄식하는 말로서, 즉 공자가 이르기를 “어쩔 수 없구나. 나는 아직 자기 과실을 능히 알아서 속으로 반성하는 자를 보지 못했노라.[已矣乎 吾未見能見其過 而內自訟者也]” 하였고, 또 이르기를 “어쩔 수 없구나. 나는 아직 덕 있는 이 좋아하기를 마치 여색 좋아하듯이 하는 자를 보지 못했노라.[已矣乎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한 데서 온 말이다. 《論語 公冶長, 衛靈公》
不敏:영리하지(민첩하지) 못함. 어리석고 둔함
-----------------------------------------------
⦁ 자책을 해 본들 무슨 소용 있으리오 / 自訟復何逮
⦁ 스스로 반성하는 뜻을 시에 드러내니 / 自訟發吟詠
⦁ 시를 지어 반성하고 자책하면서 / 題詩以自訟
⦁ 내가 비록 영민하지는 못하지만 / 吾雖不敏
⦁ 내 마치 하찮은 장사꾼처럼 인색한 무리 되었네 / 不敏端宜略買羊
⦁ 사람마다 민첩하고 않고가 다른 거지 / 或是人才敏不敏
⦁ 내가 어리석고 둔하며 재주가 날래지 못함을 부끄러이 여겨
학문을 때려치우는 사람吾嘗見恥智之不逮才之不敏。而輟於學者。
----------------------------------------------------------------
◄ 俾告稚昧 어린 아이들에게 고하여
俾 하여금 비로 시킴. - 로 하여금 - 하게 함
稚昧치매: 稺昧 穉昧라고도 표기한다.
①(사람의 생각이나 행위(行爲), 또는 그 결과물(結果物)이) 격에 맞지 않을 만큼 수준(水準)이 낮아 얕볼 만한 상태(狀態) ②나이가 어려 유아(幼兒)의 단계(段階)
幼稚無知; 年幼愚昧 어리석고 몽매(蒙昧)함
----------------------------------------------------
⦁ 공정 대왕(恭靖大王)께 고하게 하였으며/俾告于恭靖大王
⦁ 지성으로 설득하면서 부득이한 뜻을 고하여야 합니다./至誠開諭, 俾告不得不已之意可也。
⦁ 내가 젖니 갈던 때는 정히 몽매했었는데 / 余生毁齔正稚昧
----------------------------------------------------------
◄ 己未七月: <書 先妣 手筆 韓氏三代錄 後> 라는 글을 쓴
1739 년 ( 權震應 의 나이 29 세<1711-1775>)을 말한다. 어머님은 1737 년에 돌아가셨다.< 은진 송씨( 1676-1737 향년 62세 )
글 속에 보면은 앞에서 二十年前事를 회고한다는 말이 나오고, 方畢二祭라는 말이 나온다. 이 다음에는 于玆二十有六月이 나오며. 靈筵已撤矣이 나온다.
시간적인 표현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것 같다.
----------------------------------------
二十年前事-- 예닐곱 살 때를 회고 하고 있다.
方畢二祭-- 어머님 돌아가시고 두 번의 제례를 하였다. 삼년상이 되지 못하므로 탈상은 아닌 것 같다.
于玆二十有六月-- 그런데 여기에서는 26 개월이라 하여 2 년을 넘겼다고 하였다.
탈상의 상황이 된다.
靈筵已撤矣-- 빈소를 완전히 물리쳤다 라는 표현으로 보아서는 탈상이다.
앞부분만 읽게 되면은 완전히 제례가 끝나지 않은 것 같았는데 뒷부분을 보면은
2 6 개월 이라고 하여 2 년을 넘기고 2 개월 되는 무렵에 탈상을 한 것이다.
시간적인 표현이 조금은 부정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궁극적으로 이글은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26 개월의 시간을 마치고 기록했다라고 정리를 할 수가 있겠다.
---------------------------------------------------
<분석 7>----------------------------------------
震應不孝無狀, 罪逆不死, 喪慈顔, 于玆二十有六月,
靈筵已撤矣, 心制且盡矣.
號呼穹壤, 終莫之及.
遂疏其平日所聞見若干言, 爲家狀,
진응이 불효하고 무도하여 죄가 깊은데도 죽지 못하여 모친을 잃은 지 지금까지 26개월이 되었다.
빈소를 이미 철거하고 심상(心喪) 역시 거의 끝이 났다.
하늘과 땅에 부르짖어도 미칠 수 없기에 마침내 평소 보고 들은 바를 진술하여 가장(家狀)을 지었다.
-----------------------------------------------------------------
< 내용 정리>--
주제: 가장<家狀>을 지은 이유 - 하늘과 땅에 부르짖어도 미치지 못하여.
내용: 어머님 살아 계실 때 그토록 소중했던 책을 잘 간수하지 못했고, 이제 어머님 돌아 가신 지 26 개월의 세월이 끝난 후에 깊은 후회를 하면서 불효라고 자탄하고 있다.
< 첨언 添言1 >
罪: 어머님께서 스스로 필사하신< 韓氏三代錄> 이라는 소설을 철모르는 어린 시절 함부 로 대했던 사실. 어머님의 깊은 정성을 깨닫지 못했던 불효의 죄.
※ 韓詩外傳이라는 책에서 말하는 <樹 欲 靜 而 風 不 止하고, 子 欲 養 而 親 不 待>라는 말이 연상된다. 風樹之歎하는 자식으로서의 슬픔이 보인다.
-----------------------------------------------------------------
< 정리 노트 >
◄ 無狀무상: ①아무렇게나 함부로 굴어 버릇이 없음
②아무런 형상(形狀)이 없음 ③공적(功績)이나 착한 행실(行實)이 없음
-------------------------------
⦁ 생각건대 보잘것없는 내가 / 念余無狀
⦁ 허허 크게 불초한 이몸이로구나 / 咄咄大無狀
⦁ 스스로 생각건대 형편없는 저는 / 自惟無狀
------------------------------------------------
◄ 慈顔자안: 자애(慈愛)로운 얼굴
⦁ 봄철 화사한 자모(慈母)의 미소 / 慈顔一笑春
⦁ 자친은 점점 늙어 가고 영원과도 떨어져 있으니 / 慈顔漸老鴒原隔
⦁ 꿈속에 어머니 모시고 형제들 마주 대하니 / 夜侍慈顔對兄弟
⦁ 우선 어머니의 침식이 편하시다고 전하니 / 上報慈顔安寢食
---------------------------------------------------
◄ 于玆二十有六月: 어머님이신 <恩津 宋氏>는 1737 년 영조 13 년 향년 62 세로 세상을 떠났다. 대상은 초상으로부터 윤달을 계산하지 않고 25 개월 즉 만 2 년에 지내는 것인데 대상이 끝난 것이다. 대상이 끝나서 탈상을 하였다.
소상은 초상으로부터 윤달을 계산하지 않고 총 13 개월이 되는 기년에 지내는 제사다.
------------------------------------------
⦁ 지금 십 년이 되었습니다 / 十年于玆
⦁ 내 어이 그를 두려워하리 / 吾何畏于兹
⦁ 이제 귀인이 이곳에 묻혔으니 / 貴人葬于玆
⦁ 누가 여기에다 집을 지었는고 / 孰室于玆
------------------------------------------------------
◄ 靈筵 영연:궤연(几筵)
①죽은 이의 혼령(魂靈)을 위(爲)하여 차려 놓은 영궤(靈几)와,
영궤에 딸린 모든 물건(物件). 영실(靈室). 영연(靈筵) ②영좌(靈座)
궤연(几筵) - 영궤를 설비하여 놓은 곳.
--------------------------------------------
⦁ 영연이 그윽하니 임금 자리 비었구나 / 靈筵翳翳玉宸空
⦁ 영전에 술 한 잔을 올릴 길이 없구나 / 一盃無計莫靈筵
-------------------------------------------
참고:
《의례》 상복에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어머니를 위하여 입는다.” 하고, 그 소에 “심상(心喪)은 그래도 3년을 입는다.” 다.” 《통전》에는 이르기를 “영연(靈筵)을 3년 동안 설치해 둘 수 없다.” 하였다. 살피건대, 《가례》가 비록 당시 임금의 제도를 따라서 아버지가 살아 있어도 어머니를 위해서 역시 3년을 입는다고는 하였으나, 주자도 일찍이 말하기를 “아버지가 살아 있어서 어머니에 대해 기년복을 입는 것은 어머니에게 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높음이 아버지에게 있으므로 어머니를 다시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니, 모름지기 《의례》를 좇아 정례(正禮)를 삼은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제도가 예경(禮經)과 같은 만큼, 오늘날 마땅히 그대로 따라야 한다. < 사계전서(沙溪全書) 복제(服制에서
-----------------------------------------------------------------
◄ 心制심제: 대상(大喪) 때부터 담제(禫祭)까지 입는 옷
심상(心喪)은 심제(心制)라고도 하는데 상복(喪服)은 입지 않지만 화려한 의복과 주육(酒肉)을 금하는 일을 가리킨다.
심상(心喪): 상복을 입지 않되 상제와 같은 마음으로 애모하는 일.
탈상한 뒤에도 마음으로 슬퍼하여 상중에 있는 것 같이 근신하는 일.
대상(大喪) 사람이 죽은 지 두 돌 만에 지내는 제사.
담제(禫祭) 대상(大祥)을 치른 다음 다음 달 하순의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에 지내는 제사. 초상(初喪)으로부터 27개월 만에 지내나, 아버지가 생존한 모상(母喪)이나 처상(妻喪)일 때에는 초상으로부터 15개월 만에 지낸다
--------------------------------------------------------
號呼穹壤, 終莫之及. 하늘과 땅에 부르짖어도 미칠 수 없기에
穹壤궁양: 하늘과 땅 . 천지
穹蒼- 높고 푸른 하늘 .穹冥= 穹昊 =穹窿.穹谷- 깊은 골짜기
※ 필자의 극한적인 슬픔을 말하고 있다. 어머님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기고 싶 을 뿐이다.
----------------------------------------------------------------
終莫: 마침내 - 할 수 없다.
------------------------------------
⦁ 하늘과 땅 사이에 같이 살면서 / 却歎穹壤內
⦁ 천지간에 이런 모임 만나 보기 어려우리 / 穹壤難逢此一時
⦁ 쌓인 기운 하늘과 땅이 엷고 / 積氣穹壤薄
천기를 마침내 알 자 없으니 / 天機終莫識
그대와의 정분만은 어길 수 없었어라 / 故意終莫違
아무래도 황천에 알릴 길 없어 / 終莫徹幽臺
---------------------------------------------------------
<분석 8>----------------------------------------
又傍搜遺墨之散在者, 葆在一笥, 朝夕奉玩,
庶 字句行墨之間, 彷彿想像, 其典刑遺範.
嗚呼 是可以慰其思耶, 只益增感, 抑塞聲淚俱倂,
無寧早自溘死, 下從地下之爲樂. 後二日又書.
-------------------------------------------
또 흩어져 있는 유묵을 두루 수습하여 상자 하나에 넣어 보관하면서, 아침저녁 받들어 살펴서
자구(字句)와 글씨 사이에서 어렴풋이나마 그 남기신 전범(典範)을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랐다.
아, 이것을 가지고서 그 그리움을 위로할 수 있을까? 그저 슬픈 마음만 더할 뿐이라,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와 줄줄 흐르는 눈물을 참는다.
차라리 일찍 죽어 아래로 지하에서나마 좇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로부터 이틀 뒤 다시 쓴다.
---------------------------------------------------------------
< 내용 정리>--
주제- 극한적인 슬픔
내용: 어머니가 남기신 유묵을 보관 살피면서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보나 지난 시절의 자책감과 어머님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은 통곡일 뿐이다.
차라리 죽음으로 어머님의 영혼을 만나고 싶다고 하였다.
어머니가 남기신 필사된 글 하나를 가슴에 묻는 아들의 극한적인 슬픔 앞에 숙연해지는 느낌이다.
-------------------------------------------------------------------
※ 의문점-------
奉玩 이라는 단어의 해석이 왜 <받들어 살피다>는 의미로 쓰이는지 모르겠다.
----------------------------------------------------------
< 정리 노트 >
◄ 傍搜방수: 두루 수습함. 널리 찾아냄.
傍傍- 힘쓰는 모양. 강성한 모양. 傍倚- 의지함 따름. 傍助- 옆에서 도와줌
⦁주변에서 널리 찾아내어 쓰는 것이 인재를 등용하는 도리이다/ 傍搜廣取, 用人之道也
⦁ 끌어대어 널리 찾는다/傍搜曲引
-------------------------------------------
◄ 葆在一笥 상자 하나에 넣어 보관하면서
葆보전하다
“아무리 부어도 차지 않고 아무리 떠내어도 마르지 않는데 어째서 그렇게 되는지를 알지 못하나니, 이를 일컬어 내면에 감추어진 빛이라 한다.〔注焉而不滿 酌焉而不竭 而不知其所由來 此之謂葆光〕”《장자》〈제물론(齊物論)〉
葆光-빛을 감춤. 지덕을 감추고 나타내지 않음. 葆葆- 풀이 우거진 모양
笥 ㉠상자(箱子) ㉡대밥그릇
笥金- 상자에 넣은 금
-----------------------------------------------
⦁ 병객이 해마다 물러 온몸 간직한다 / 病客年年葆退身
⦁ 수수방관하며 보광을 지키니 / 縮手旁觀守葆光
⦁ 정승 문에 서업 이어 휴광을 보전했네 / 相門承緖葆休光
⦁ 백 년마다 꽃피어 왕춘을 보존하이 / 百年花刧葆王春
⦁ 천광을 길이 스스로 감추게나 / 天光永自葆
⦁ 좀먹은 서책들 궤짝에 쌓였을 뿐 / 蠧書堆篋笥
⦁ 궤짝에 보관 중인 객지에서 지은 시들 / 湖嶺詩牋留篋笥
----------------------------------------------------------------
◄ 奉玩봉완: 받들어 살핌
玩 ㉠희롱하다(戱弄--)(=頑) ㉡장난하다 ㉢놀다, 놀이하다 ㉣사랑하다 ㉤익히다 ㉥업신여기다(=翫) ㉦깔보다㉧경시하다(輕視--)㉨얕보다㉩감상하다㉪구경하다㉫장난감㉬감상품
奉見-받들어 봄. 奉戴- 공경하여 떠받듦. 奉讀- 웃어른의 글을 삼가 읽음
奉嘗- 제사를 지냄 奉審- 받들어 살핌 奉候- 귀인의 안부를 물음
----------------------------------------------------------
두 손으로 공경히 들고 봉완(奉玩)하며 한 글자마다 한 번씩 눈물을 흘렸다.
所以群臣奉玩宸翰 군신이 신한(宸翰)=어서(御書) 을 받들어 깊이 생각하며
予亦豈無奉玩眞本之意乎나 또한 어찌 진본을 받들 뜻이 없겠는가?
再三奉玩재삼 이를 받들어 완미(玩味)하면
而聚首奉玩그런데 머리를 모아 받들어 보니
欲爲奉玩, 精書一冊 윤음은 내가 받들어 보고자 하니 한 책으로 정서(精書)하여
---------------------------------
庶 바라다, 바라건대.
부사-1. 기대하는 어기사 통상 동사 앞- 원하건대 희망하건대
庶往共飢渴 집으로 돌아가 함께 굶주리고 목마르기를 희망하네
부사-2. 추측의 어기사- 대개. 어쩌면
庶 無異患干 아마 의외의 우환이 닥쳐올 리 없다.
형용사-3. 비슷하다
回也 其庶乎 안회는 비슷하구나
----------------------------------------
庶 ㉠여러㉡거의㉢바라건대㉣무리㉤서출(庶出: 첩의 자식이나 자손)
㉥벼슬이 없는 사람㉦지손(支孫), 지파(支派)
㉧가깝다㉨바라다㉩많다, 수효(數爻)가 넉넉하다
㉪살찌다㉫천하다(賤--), 비천하다(卑賤--)
ⓐ제거하다(除去--), 제독하다(除毒--) (자)
--------------------------------------------
◄ 彷彿 방불: ①거의 비슷함 ②흐릿하거나 어렴풋함
③무엇과 같다고 느끼게 함
--------------------------------------------
⦁ 그래서 온갖 현상 비슷하게 되는도다 / 徒萬象其彷彿
⦁ 솔바람 소리 샘물 소리 어디선가 들리는 듯 / 松響泉聲彷彿聞
⦁ 맑은 향기가 어렴풋 사람을 쫓아온 듯하네 / 淸香彷彿逐人來
⦁ 쪽빛같이 푸른 연산이 아련히 떠올랐었지 / 彷彿燕山靑似藍
--------------------------------------------------
◄ 典刑 遺範
典刑①예로부터 전(傳)하여 내려오는 법전(法典) ②전형(典刑)
典範 1. 법. 규범(規範). 본보기가 되는 규범(規範)
2. 한번 정하여져 변하지 아니하는 법.
3. 형벌을 관장함.
遺範 고인(故人)이 남긴 모범(模範)
模範 본받아 배울 만한 본보기 規範①본보기가 될 만한 제도(制度), 규모(規模) ②진(眞)ㆍ선(善)ㆍ미(美)를 얻기 위(爲)한 행위(行爲)의 원리(原理) ③판단(判斷)의 기준(基準)이 되는 것
-------------------------------------------------
⦁국법이 폐지되지 않았습니다 / 典刑不刊
⦁높은 집에 모범됨을 보아 알라 / 看取高標有典刑
⦁옛벗의 모습이 의연하여라 / 相對依然舊典刑
⦁제부의 전범(典範)을 오롯이 간직한 분 / 諸父典刑在 典範법.
⦁갖고 놀다 망치매 예악과 법도가 무너지고 / 弄壞典刑亡
⦁원로가 떠나시고 나면 전형을 잃기 때문이라오 / 老成如去典刑違
전범(典範) =가칙(柯則) : 표준, 전범(典範) 또는 귀감. 도끼로 도끼자루 감을 벨 때는 자기가 잡고 있는 도끼자루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는,《시경(詩經)》빈풍(豳風) 벌가(伐柯) 편에 유래하는 말.
⦁遺範 백년토록 유범 전하네 / 百年傳遺範
⦁두 분 현량이 끼친 모범을 어찌 잊으랴 / 兩賢遺範詎宜忘
⦁백대에 본받을 규범을 남겼으니 / 百世師遺範
⦁오묘한 말씀과 남긴 법칙을 / 微言遺範
-----------------------------------------------------
可以 의 용법
可-
1. 조동사 허가 가능> -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도 된다.
蔓草猶不可除 만연하는 들풀을 제거할 수 없다.
2. 이치의 타당함 〜해야 된다 마땅히 〜해야 한다
故可因遂就宮室 마땅히 이 기회를 틈타서 궁실을 건축해야 한다
3. 부사 계산 수사 앞. 대략
飮可五六斗 徑醉矣- 대략 대여섯 말을 마셔야만 곧 취한다.
---------------------------------------
可以
1. 조동사 허가 가능 동사 앞- 해석 불필요.
學不可以已 배움은 멈출 수 없다.
2. 조동사 이치의 타당함 동사 앞. 〜해야 한다 마땅히 〜해야 한다.
可以仕則仕 可以止則止 벼슬해야 한다면 벼슬하고 사직해야 한다면 사직한다.
----------------------------------------------
可得 조동사 허가 〜할 수 있다 可而 조동사 허가 가능=可以
-------------------------------------------------------
抑塞聲淚俱倂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와 줄줄 흐르는 눈물을 참는다.
抑塞 억눌러 막음.
抑首- 머리를 굽힘 고개를 숙임 抑抑- 신중한 모양 抑何心腸- 대체 무슨 생각인지 그 마음을 알기 어렵다는 뜻
-------------------
⦁기가 막혀 오랫동안 펴지 못하고 / 抑塞久不伸
⦁억제와 막힘이 서로 이어져 / 抑塞交幷
⦁이내 가슴 답답하여 / 余懷抑塞
----------------------
俱倂 함께 아우름
-----------------------------------------------------
無寧早自溘死, 下從地下之爲樂
차라리 일찍 죽어 아래로 지하에서나마 좇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어머님을 향한 필자의 극한적인 의지의 사랑. 감정의 절정
-----------------------------------------------------
無寧 부사 .선택. 차라리 〜을 원한다 〜쪽을 원한다
부사 無乃 추측 아마도
☆무명실로 짠 피륙을 말하기도 한다.
---------------------------------------------
⦁ 차라리 너희들의 손에서 죽는 것이 낫지 않으랴/無寧死於二三子之手乎
⦁ 밝은 훈계 생각하면 마음 불안하여라 / 潛思明訓意無寧
⦁그래도 고사(枯死)보단 낫지 않은가 / 無寧愈勝乎萎枯
⦁차라리 뜨락의 난간 뒤에 우뚝 서 있을지언정 / 無寧峙立庭欄後
⦁차라리 세 며느리 무덤 있는 곳에 의지함이 낫지 않으랴 / 無寧來依乎三婦之塋
⦁차라리 구름을 타고 기를 부리어 / 無寧乘雲而御氣
⦁차라리 덕이 벼슬보다 화려해야 하고 / 無寧德華於爵
⦁차라리 연치가 지위보다 높아야 하며 / 無寧齒隆於位
⦁차라리 자손들이 남은 복을 이어서 / 無寧子承餘祉
-----------------------------------------
溘死합사: 갑자기 죽음. 사람의 죽음.
溘逝. =溘謝: 갑자기 죽음
溘焉- 갑자기 많은 사람의 죽음을 形容함. 溘然- 갑자기 별안간
溘溘- 물소리의 형용. 추운 모양.
溘 갑자기 합
⦁차라리 당장 죽어 없어져야지 / 寧溘死而流亡兮
⦁비록 갑자기 죽어 형체는 흩어졌지만 / 雖溘死而已矣兮
⦁차라리 미련 없이 훌쩍 죽어 버렸으니 / 寧溘死而不恤
⦁차라리 들판에서 그냥 죽고 말리라 / 寧溘死於中野
---------------------------------------------------------
◆ 이 종묵 교수님의 평설과 해제 ◆
-----------------------------------------------------
세월이 흐른 후 우연히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품을 발견하면 슬픔에 잠기게 마련이다. 권진응(權震應)은 어머니가 손수 베낀 《한씨삼대록(韓氏三代錄)》에 어릴 적 낙서를 하던 일을 떠올리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해설〉
산수헌(山水軒) 권진응(權震應)은 권상하(權尙夏)의 증손이다. 권진응의 모친은 은진 송씨로 명유 쌍청당(雙淸堂) 송유(宋瑜)의 후손이며 동춘당(同春堂) 송준길(宋浚吉)의 따님이다. 권진응을 가졌을 때 부친 동춘당이 여러 자제를 거느리고 희색을 띠며 들어오는 태몽을 꾸었기에 어릴 때 이름을 춘동(春同)이라 하였다. 권진응은 남당(南塘) 한원진(韓元震)의 문하에서 수학하였고, 벼슬길을 좋아하지 않아 고향인 청풍(淸風)에 머물러 강학에 전념한 학자다.
엄한 성리학자이지만 어머니에 대한 감정은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어머니 송씨는 《내훈》과 《열녀전》을 읽어 사리를 알았거니와 영민하여 주위에서 남자로 태어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고 한다. 그런 재주로 젊은 시절 친정의 아우 묵옹(默翁) 송요좌(宋堯佐)와 함께 《한씨삼대록》이라는 소설을 필사하였다. 아마도 집안 어른 중에 어떤 이가 이러한 일을 부탁하였던 듯하다.
권진응은 어린 시절 글씨를 배운다 하여 먹과 붓을 가지고 놀 때 그 여동생과 함께 이 《한씨삼대록》에 낙서를 하였다. 어머니 송씨는 이를 보고 놀라 빼앗자, 권진응은 꾸지람을 들을까 겁을 낼 뿐 《한씨삼대록》이 어떤 사연이 있는 책인지를 알지 못하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탈상을 한 후 아내 오씨(吳氏)가 그 책을 가져왔다. 아내는 오두인(吳斗寅)의 손녀이며 오이주(吳履周)의 딸이니 그 역시 명문가의 후손이다. 아내는 남편이 잊고 있던 이 책을 남편에게 건넸고 이에 권진응은 책을 보수하여 소중하게 간직하게 되었다. 그러한 사연을 이 글에 담았다.
조선시대 명문가의 여성들도 규방에서 한글로 된 소설을 읽었다. 권진응의 이 글은 17세기 이전 장편한글소설이 창작되어 규방에서 유통되었음을 알게 하는 소중한 자료로 우리 소설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는 널리 알려져 있다. 소설사에서 귀중한 글이지만, 돌아가신 어머니가 쓴 책을 든 아들의 눈물이 더욱 가슴을 끈다. 아들의 갸륵한 정성에 《한씨삼대록》이 오늘날까지 세상에 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글쓴이 / 이종묵 교수 님------------------
*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 저서(역서)
- 해동강서시파연구, 태학사, 1995.
- 한국 한시의 전통과 문예미, 태학사, 2002.
- 누워서 노니는 산수, 태학사, 2002.
- 浮休子談論, 홍익출판사, 2002.
- 조선의 문화공간(1-4), 휴머니스트, 2006.
- 우리 한시를 읽는다, 돌베개, 2008
----------------------------------------------------
' 시의 광장 > 고전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시감상 66] 떠나간 아내를 그리며 ---- 고전 번역원 변구일. (0) | 2013.08.08 |
---|---|
[고전명구 216] 필갑에 부친 뜻 (0) | 2013.08.01 |
고전 명구- 나를 묶은 자 누구인가 (0) | 2013.07.18 |
정선용의 금연에 대하여 (0) | 2013.07.17 |
[한시감상 64] 벽오동 아래서 더위를 씻으며 (0) | 2013.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