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동 가문 시 모음/문곡의 도중시 모음

김 수항(金壽恒) 의 楊山途中 <양산도중>

백촌거사 2014. 2. 21. 16:27

      楊山途中 <양산도중>

김 수항(金壽恒)

1629년(인조 7) - 1689년(숙종 15)

자 久之 호 文谷 시호 文忠

1645년 10월, 安定羅氏와 혼인하다. 조부님이신 청음을 모시고 석실에서 지내시다.

 

江上歸人信馬 강상귀인신마행

말에 맡겨 강가 곁 돌아가는 길손인데,

山頭落日半輪 산두락일반륜명

산머리 지는 해는 빈쯤만 밝아 있고,

寒鴉飛盡村墟靜 한아비진촌허정

까마귀 다 날아서 시골마을 고요하다

古木秋風葉有 고목추풍엽유성

고목에 가을바람 뚝뚝 지는 잎 소리

※ 양산:경기 양주(楊州)의 별칭.

1646년 병술 년 < 문곡의 나이 18세> 청음 조부님을 모시고 살면서 도성을 나왔다가 양주를 가는 도중의 기행적인 시로 시골 저녁의 가을 풍경이 그려져 있다.

--------------------------------------

【시어 이해】

信馬:말을 믿는다.- 말을 믿고 말 가는 대로 따라감.< 任馬行走而不加約制。>

信馬 由繮신마유강 말을 믿고, 고삐에 따라 행동하다

寒鴉:갈 까마귀. 겨울 까마귀. 굶주린 까마귀로 풀이 되어 있다. 反哺之孝: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라서 어버이의 은혜에 보답하는 효성을 이르는 말 까마귀는 효도의 새로 그려져 있음.

해가 저물자 잠자리를 찾아 날아드는 까마귀의 표현

이 들어간 시어의 이해------------

寒客: 빈민 寒燈: 추운 밤의 등물 쓸쓸함의 제시 寒蟬: 쓰르라미 울지 않는 매미 寒煙: 쓸쓸히 보이는 연기 寒月: 겨울 달 寒村 :가난한 마을. 쓸쓸한 마을

------------------------------------------------------------------

백촌 감상】

서산에 지는 해를 등 뒤로 하고 말에 몸을 맡겨 도성 밖 양주 땅을 가고 있다. 석실에서 청음 할아버님을 모시고 살 때 도성을 나왔다가 귀가하는 길에 바라본 석양의 저녁 풍경이다. 느릿느릿 걸어가는 말의 걸음에 몸을 맡겼다. 뉘엿뉘엿 해 넘어 가고 점차로 어둑해지는 시간이다. 고요해지는 저녁시간 마을엔 저녁연기가 몽실몽실 피어오르고 마을 뒷산 고목나무 위로 모여드는 까마귀들의 울음소리도 다 멈췄다. 스산한 저녁 바람이 귓가를 스쳐온다. 강가 곁의 바람이라 으스스하다. 나뭇잎은 뚝뚝 지고 있다. 고단했던 하루의 일과도 조용히 접어야 하겠다.

 

-------------------------------------------------------------------

 

시골 농가 집마당에 놓인 산수유 열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