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으로 읽는 한시(2) 막위(莫謂)
- 글쓴이 : 권경열
2017년 3월 30일 (목) 백예순 번째 이야기 작법으로 읽는 한시(2)
막위(莫謂)한강에서 뱃놀이하며[漢江泛舟]
어인 일로 한 쌍의 백조가 놀라 날아가네
사람이면 다 피해야 한다고 여기지 말거라
나는 배 타고 낚시나 즐기려는 사람이니
怪爾驚飛白鳥雙괴이경비백조쌍
莫謂世人皆可避막위세인개가피
携竿我欲伴篷窓휴간아욕반봉창- 정수강(丁壽崗, 1454~1527), 『월헌집(月軒集)』 2권 「칠언절구(七言絶句)」
근체시(近體詩)의 절구(絶句)를 보면, 특정 시어(詩語)의 경우 그에 따른 일정한 전개 방식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의 독자들은 한시를 직접 지을 일이 없기 때문에 크게 와 닿지 않겠지만, 과거의 문사(文士)들은 이런 패턴에 각별히 유념하면서 학습과 창작을 하였다. 이를 유형별로 정리한 책이 바로 『연주시격(聯珠詩格)』인데, 조선 초기에 시인들의 학습서로 유행하였다.해설
조선 중종조(中宗朝)의 문신인 정수강(丁壽崗)의 이 시는 그런 면에서 차이가 있다. 갈매기를 대화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설정하는 적극성을 보여준다.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전하는 「백구사(白鷗詞)」라는 노래에서,강호의 기약을 저버린 지 오래 / 久負江湖約
풍진 속에서 어느덧 스무 해를 보냈네 / 風塵二十年
갈매기도 나를 비웃는 듯 / 白鷗如欲笑
끼룩대며 누대 앞으로 다가오네 / 故故近樓前글쓴이권경열(權敬烈)
한국고전번역원 성과평가실장- 『국역 국조상례보편』공역,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 『국역 매천집 3』, 한국고전번역원, 2010
- 『국역 가례향의』, 국립중앙도서관, 2011
- 『임장세고』, 한국국학진흥원, 2013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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