憶王父西行 <억왕부서행>--------------------------------
癸未 -------------------
1643 인조21년 15세작
할아버님 西行 길
할아버님 西行 길 먼 길 가신 후
세월 흘러 세 해가 그리 갔구나.
하늘 끝 헤진 아픔 마음 괴롭고
무릎 아래 꿀맛 사랑 그리워지네.
꿈속엔 오래도록 북쪽 머물고
기러기는 또 날아 남쪽 오건만
아직은 백발 머리 아니실 텐데 .
그 어느 날 말 타고 돌아오실까.
王父西行後。星霜已變三。
왕부서행후。성상이변삼
天涯離別苦。膝下憶分甘。
천애이별고。슬하억분감
夜夢長歸北。秋鴻又向南
야몽장귀북。추홍우향남
烏頭猶未白。幾日返征驂。
오두유미백。기일반정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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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이해>-------------------------------
2007년 필자의 블로그에 한 번 실었던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문곡님을 그리워하며 리듬에 맞춰 해석을 해 본 작품이다. 그 당시에는 국문학을 전공한 필자로서는 한시의 특성도 잘 모를 때라 아주 서툰 번역을 했기에 여기 다시 한 번 풀이를 해 본다. 하면 할수록 진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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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곡집의 첫 번째 작품으로 중국 심양 땅에서 구류 생활을 하시는 할아버지이신 청음을 그리워하며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는 심정이 담긴 작품이다. 15세에 가졌던 소년시절의 간절한 그리움과 애틋한 기다림 의 서정을 담은 작품이다.
문곡은 외가 집인 김제남<金悌男, 1562년 ~ 1613년> 댁에서 태어나셨고, 5 살 때에 어머님<정경부인 연안김씨. 연흥 부원군 김제남의 손녀 딸>을 여의게 되자 외조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다. 형님 되시는 곡운 김수증과 퇴우당 김수흥과 더불어 자주 외가댁에 가서 추억을 남기기도 하였다. 어머님의 깊은 사랑을 받지 못했던 소년시절의 외로움, 그리고 외할머니를 통해서 들었던 외증조 할아버지의 슬프게 돌아가신 역사의 비극도 들었을 것이다.
12 살 때는 아버지와 함께 안동에 머물고 계시던 할아버지를 찾아가 엄한 교육을 받으시며 자랐다.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가르침으로 문곡은 항상
<어려서부터 온종일 걸터앉지 않고 꿇어앉았으며 어깨와 등이 똑바르고 조금도 몸을 기대거나 기울이지 않으면서 ‘외면에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심지(心志)를 잃게 된다.>’ 하는 마음의 자세를 어려서부터 가지게 되었다.
엄중한 교육으로 가르침을 주시던 그 할아버님이 1640 년 겨울 조국을 떠나 심양에 구류되는 비극적 사건 앞에 문곡은 할아버지와의 슬픈 이별을 당하는 심적인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
어머님을 일찍 여윈 서러움과 외로움, 그리고 정신적인 깊은 사랑과 엄한 교육을 가르쳐 주시던 사표로서의 할아버님의 귀여움을 독차지하였던 그 사랑을 잃어야 하는 아픔의 서정이 이 시를 짓게 된 동기가 되었으리라.
그 얼마나 마음 아픈 서러움과 외로움이었을까. 청천벽력과도 같은 할아버님의 심양으로의 귀양길은 소년 시절의 가슴에도 아픈 통곡이었으리라. 앉으나 서나 할아버님이 남기고 가신 시조
<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저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를 외우며 마음을 달래기도 하는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던 문곡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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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 이해 >----------------------------------------
王父西行: 왕부는 할아버지 西行은 심양 땅
청음 김상헌 文正公< 金尙憲 1570년(선조 3) -1652년(효종 3)> 서간노인(西磵老人), 석실산인(石室山人) 자는 숙도(叔 度), 호는 청음(淸陰), 시호는 문정(文正).
星霜已變三: 성상은 세월. 인조 18 1640 경진 71세로 11월 瀋陽으로 압송
膝下憶分甘: 膝下는 무릎 아래. 거느리는 곁이나 품안. 부모(父母)의 보호(保護)와 사랑. 分甘은 '단맛을 나눈다'는 뜻 '널리 사랑을 베풀거나 즐거움을 함께 함'
안동과 경기 양주 석실에서의 할아버지와의 생활을 그리워 함.
할아버님의 무릎 사랑.
歸北 늘 꿈속에서 심양으로 가신 할아버님에 대한 생각이 따라감
秋鴻 북에서 남으로 날아오는 가을 기러기의 자유로운 비상. 간절한 그리움.
기러기는 저리도 날아오는데 할아버님은 못 오시는구나 하는 안타까움
烏頭猶未白 검은 머리 아직 희지 않으니
幾日返征驂 어느 날 말 타고 돌아오실까
-------------------------------------------------------< 단어 연상>----------------------------------------
王父 왕부 할아버지. 내가 남에게 말할 때 쓰는 말
조부(祖父)노조부(老祖父)조부장(祖父丈)⟷조모(祖母)노조모(老祖母)왕모(王母)
※ 王考- 돌아가신 할아버지 王考丈- 돌아가신 남의 조부님 호칭 王丈- 남의 조부님 존칭
星霜 세월(歲月). 星(성)은 1 년에 하늘을 한 번 돌고, 霜(상)은 1년에 한 철 내린다는 뜻에서 온 말 2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햇수를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단위
※星斗- 별. 星霧- 하늘 위에 빛나는 무수한 별. 星楂- 먼 곳으로 항해 하는데 쓰는 뗏목 星星- 머리털이 희뜩희뜩한 모양 星楡- 하늟에 심어 놓은 느릅나무. 많은 별을 말함 星移- 세월이 감 星寒 - 조금 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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分甘 '단맛을 나눈다'는 뜻으로,
널리 사랑을 베풀거나 즐거움을 함께 함'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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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음의 심양瀋陽의 質館 생활 < 1640년 11월 瀋陽 1645년 2월> 質館 -심양에 있는 볼모로 잡혀 있는 집
1639년 瀋陽에 助兵하지 말기를 청함 - 심양 구류 생활의 발단이 된 차자,
인조 18 1640 경진 71세 12.8일 안동에서 서울 도착. 瀋陽으로 압송되다.
인조 19 1641 신사 72세 北館에 구류되다 1.20일
심양도착. 문초 받음. 조한영 채이영과 함께
○ 12월, 병이 심해져 義州로 보내지다.
인조 20 1642 임오 73세 1월, 의주에 도착하여 구류되다
인조 21 1643 계미 74세 1월, 다시 瀋陽으로 잡혀가다.
東館에서 北館으로 옮겨지다. 최명길 북관
1644 인조 22 년 갑신 1.28 일--- 비상에서 의류와 식물을 가족에게 보내라고 청함 瀋陽 質館에 4월, 質館에 우거하게 되다.
인조 23 1645 을유 76세 2월23일, 世子와 함께 瀋陽에서 西郊로 돌아옴
상소하고 石室로 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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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처럼 해석을 하신 교수님도 계시다.
문곡 김수항의 작품을 연구해 주신 安末淑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문곡의 12 세손 彰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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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께서 청에 가신 후/ 세월은 이미 삼년이 되었다./ 하늘 끝에서 이별의 아픔 느꼈고,/ 슬하에 있던 즐거웠던 때 생각한다./꿈은 늘 북으로 가 보기 바라고/ 가을 기러기는 남으로 향하네./ 검은 머리 아직 희지 않으니/ 어느 날 말 타고 돌아오실까
<安末淑 교수의 金壽恒의 기행 시 고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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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 상헌 할아버님 산소에 참배
석실 마을 간판이 새롭게 단장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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