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동 가문 시 모음/10대 소년시절

김 수항(金壽恒) 의 夜步 <야보>---<한밤중 거닐며 .>

백촌거사 2013. 4. 21. 23:07

 

夜步 <야보>-------------------------

                     한밤중 거닐며

김 수항(金壽恒)

1629년(인조 7)- 1689년(숙종 15)

자 久之 호 文谷 시호 文忠

8월 1일, 서울 中部 大寺洞 외가에서 출생.

1633 5세 10월, 모친상을 당하고, 외조모님의 양육.

1640 12 세 安東으로 돌아와 조부 文正公 金尙憲에게 受學 - 겨울 조부님 심양 구류

1645 17 세 2월, 조부가 瀋陽에서 돌아온 뒤 楊州 石室에서 모심. 10월, 安定羅氏와 혼인

문집에서 작품의 배열이 연대순으로 된 것에 비추어 보면은 이 작품 먼저의 연대가 乙酉년<1645인조23년 >이고 그 다음의 작품은 徐景雨의 輓詞 글임으로 徐景雨<1573년(선조6) ~ 1645년(인조23) 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시백(施伯), 호는 만사(晩沙)>의 돌아가신 연대가 1645 년 인 것으로 보아 이 작품도 乙酉년 <1645 인조 23년 문곡:17세 > 임을 추단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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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고 고요히 빈산은 잠들었고

집집마다 사립문은 모두 다 닫혔는데

 

수심 속 달빛 따라 느릿느릿 거니니

둥지 속 잠든 새들 깊은 밤에 날아가고.

 

눈보라 휘날리는 한겨울은 깊은데

온갖 생각 불 꺼진 재가 되어 사라지네.

 

밤새도록 배회하니 하늘은 이미 새벽

뭇별들 희미하고 까치들은 지저귀네.

                                                                <4음보의 리듬으로>

 

寂寂空山裏。家家盡掩扉。적적공산리 가가진엄비

愁人月下步。棲鳥夜深飛。수인월하보 서조야심비

風雪三冬暮。氷灰萬念微。풍설삼동모 빙회만념미

徘徊天已曉。鵲噪衆星稀。배회천이효 작조중성희

< 3 음보의 리듬으로>---------------------------------------------------------------------------

빈산은 잠이 들어 너무 고요해

집집마다 사립문 깊이 닫혔네.

 

시름겹게 달을 쫓아 거닐며 가고

잠든 새 깊은 밤에 둥지를 뜨네.

 

눈바람 몰아치는 깊은 겨울에

생각들은 사라지며 재로 변했네.

 

새벽 빛 다 하도록 배회를 하니

까치 울고 뭇별들은 희미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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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이해】

10대 후반 눈보라 치는 겨울 속에 시름과 외로움을 가슴에 안고 온밤을 지새우며 밤을 거닌 삶의 단면을 그리고 있다. 심양에서 돌아오신 조부님과 석실에서 겨울밤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일찍 여윈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 엄격한 가훈 아래 앞으로 세상을 다스릴 삶의 지표를 쌓아가는 어려움, 배워야 할 산더미 같은 학문의 세계, 이런 생각들이 겨울밤을 짓누르고 있다. 머리에 가득 고였던 수많은 생각들이 재처럼 사라지고 이른 새벽을 맞는다. 그 생각들을 이루기 위하여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가는 겨울밤이었다.

< 1.2 행>: 산속의 적막감---- 석실의 밤- 분위기

< 3.4 행>: 달밤의 산책----- 깊은 생각

< 5.6 행>: 깊은 겨울 밤----- 생각의 소멸

< 7.8 행>: 새벽녘의 정경- 까치. 희미한 별빛.

〖 시어 이해 〗

寂寂: 쓸쓸하고 고요한 모양. 고요할 적. /열반 적.

寂慮:쓸쓸하고 조용한 생각=寂念 寂漠: 적적하고 쓸쓸함=寂歷=寂寥=寂寞 寂靜: 속세를 떠나 고요함

愁人: 근심이 있는 사람. 화자 자신. 지은이의 연대로 보아 대자적인 자신의 근심. 어머님 없이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하고, 조부님처럼 훌륭한 인품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 과거 시험을 치르기 위한 넓은 학문을 배움, 미래를 다스려 나가야 할 삶의 지표를 세우는 일 등 젊은 시절에 가져야 하는 꿈에 대하여 근심하고 있음.

風雪三冬暮。氷灰萬念微: 풍설과 빙회의 대구적인 표현.

三冬:음력 10월에서 12월까지의 겨울 3개월 음력으로 겨울의 삼 개월

눈바람 몰아치며 한겨울이 저물어가고- 겨울 시간의 흐름- 겨울 시간이 점차로 새벽녘이 되어가는 상황,

氷灰: 얼음과 재. 얼음처럼 굳어지고 재처럼 식었다.- 곧 한 겨울 속에서 가졌던 만념 (=많은 생각)들이 얼음처럼 굳어졌고, 재처럼 식고 사라졌다는 말이다.

겨울밤을 깊은 생각, 수많은 생각 속에서 보내다가 새벽이 되어 그 수많던 萬端情懷들은 자취가 없이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鵲噪衆星稀: 시끄러울 조, [본음] 시끄러울 소 떠들썩함. 새가 시끄럽게 지저귀다 드물다 드물 희--- 새벽이 되어 까치가 시끄럽게 울고, 뭇별들이 점차로 희미해지다.-- 시간의 흐름표현.

柳命天 (1633년-1705년: 사원(士元),퇴당(退堂),청헌(菁軒)

본관 진주 판중추부사 ) 鵲噪 이라는 시----------

朝朝鵲噪小窓前。 아침마다 창 앞에 까치가 지저귀네.

禽鳥從知得氣先。 새들은 제일먼저 기미 얻음 알게 되니

似爲旅人傳吉報。 길손에게 좋은 소식 전해 줌과 같아서

故山歸去卜今年。 고향 땅 돌아감은 올해라고 알려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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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변: 윗 시 바로 앞의 시는 그 유명한 雪夜 獨坐라는 시가 기록이 되어 있고, 분명하게 작품을 이룬 연대를 乙酉년<1645 인조 23 년 문곡 17세>이라고 표기를 해 놓았는데도 다음처럼 이 시를 진도 유배시의 작품이라고 해석을 해 놓았음에 문곡의 후손 한사람으로서 깊이 유감이다.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작품을 해석 감상을 했는지 확실한 근거를 밝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래의 작품외에도 인터넷에는 거의 가 진도 유배시의 작품으로 해석을 하고 있다.

허술한 집에 스산한 바람 불어들고

빈뜰엔 흰눈이 쌓이는데,

시름의 가슴과 저 등잔불은

이 밤에 타고 타 함께 재가 되누나.

< 450 쪽 눈 내리는 밤 손 종섭의 옛詩情을 더듬어>에서

雪夜獨坐 乙酉 1645 인조 23 년 문곡 17세

破屋凄風入。깨진 집에 스산한 바람이 들고

空庭白雪堆。빈 뜰 위 하얀 눈이 가득 쌓였네.

愁心與燈火。 근심하는 마음은 등잔불 함께

此夜共成灰 이 밤을 같이 하며 재를 이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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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夜獨坐라는 시는 진도 유배와는 절대로 관련이 없는 문곡 선조님께서 17세에 쓰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