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惠化門 送 景渼
遊楓岳歸路口占(혜화문 송 경미 유풍악 귀로 구점)
동생 경미를 보내고
황산 김 유근(金逌根)
1785-1840
水自無言山自如 물 절로 말이 없고 산도 절로 말없어
林間花鳥惜離餘 숲 속에 꽃과 새들 남는 게 애석한데
歸來昨日班荊處 어저께 돌아오며 오순도순 오간 정.
怊悵無人獨駐驢 슬프다 동생 없이 혼자서 나귀 매네.
수자무언산자여 임간화조석리여
귀래작일반형처 초창무인독주려
• 如餘驢의 평성 운율,
--------------------------------------------------------------------
< 이해노트>
이 글의 시제인 <惠化門 送 景渼
遊楓岳歸路口占>는 ‶가을 단풍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 동생인 경미를 혜화문에서 보내고 즉흥시를 쓰다.‶ 라는 의미이다. 楓岳이 금강산을 말하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가을의 금강산을 풍악산이라고 한다. 혜화문이라는 단어를 통해 북쪽 산행을 나가신 것은 확실하다.
황산께서는 두 아우들과 오고 간 편지글은 번역이 된 황산유고에 여러 편이 있으나 시문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景渼 동생<1786(정조 10)-1832(순조 32). 金元根>과 화운한 시 한 편이 황산유고 맨 처음에 실려 있다. 수원 유수로 나가 계시며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는 시이다. 동생이 먼저 보낸 시에 화운해 쓰신 시이다. 하옥 김좌근 동생과 주고받은 시는 필자가 아직 본 적이 없으나 경미 김 원근 동생과 관련이 되는 시는 황산유고 초고본에는 여러 편이 보인다.
이 시는 초고본이 되는 시집에 실린 시로 대충 작품의 연대는1808년에서1822년까지의 시이다. 이로 보면은 황산유고 문집에 실린 시보다는 먼저 이루어진 시일 것 같다.
어느 가을 날 동생과 함께 가을 단풍 구경을 나갔다가 혜화문에서 헤어지고 난 후에 혼자만 집으로 돌아와 나귀를 매면서 동생에 대한 지극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혜화문 앞에서 서로 오순도순 나누던 동생과의 정겨움을 그리워하고 있다.
가을의 산수는 저리도 말없이 아름답지만 그 자연 속에 있던 꽃과 새들을 두고 떠나는 것이 마음 아픈 것처럼 사랑하는 동생과 함께 나귀타고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 그리도 마음이 아프구나.
이런 시심을 중국 고사를 인용해서 그리고 있다.
반형(班荊)의 고사는 원래는 친구를 만난 기쁨을 표현할 때 관련이 되는 고사이지만 이 글에서는 형제간이 오순도순 나누던 자리를 말하기 위해 쓴 고사이다.
--------------------------------------------------------------------
班荊 반형: 춘추 시대 초(楚)나라 오거(伍擧)가 채(蔡)나라 성자(聲子)와 오랫동안 우정을 맺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우연히 정(鄭)나라 교외에서 만나 형초(荊草)를 자리에 깔고 앉아서 옛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옛 친구를 만난 기쁨을 표현할 때 쓰는 말
반형도고(班荊道故):우연히 친구를 만나 함께 옛정을 나누는 것을 비유한 말.
獨駐驢: 驢는 당나귀를 말함. 혼자서 당나귀를 맴. 전날에는 옆에서 거들어 주던 동생의 정을 못내 그리워하고 있는 표현이다.
혜화문(惠化門)
은혜를 베풀어 교화함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고, 동북쪽 문을 혜화문(惠化門)이라 하는데
처음엔 홍화(弘化)라고 이름을 지었다가
중종 6년(1511)에 지금 이름으로 고쳤으며, 조이(趙履)가 현판 글씨를 썼다고 한다.
창경궁의 동문이 홍화라는 명칭과의 혼돈을 피하려고 이름을 고쳤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동소문(東小門)이라 부른다. 1684년(숙종10)에 문루를 지었고,
1928년과 1936년 일제 강점기에 문루와 석축, 홍예 1939 년에는 기단이
헐렸다. 지금의 혜화문 앞에는 1992-1994 년까지 문루 복원 공사를 했다는 표지판이 서 있다.
혜화문의 현판글씨도 옛날과는 반대로 되어 있다.
문루의 천장에는 봉황이 그려져 있다.
http://blog.naver.com/nahasa1/60155273775 혜화문 옛정경의 사진.
'황산 유고 초고본 > 회인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 유근(金逌根)의 기다림--- 忠原官舍 待 金元春 李景養 不至------- (0) | 2013.03.28 |
---|---|
김유근의 懷 秋史 (회추사) 추사 김정희를 그리며.---- (0) | 2013.01.26 |
김 유근(金逌根)의 明溫主忌日有感- 명온공주 제삿날에 (0) | 2012.12.17 |
김유근의 <宿因>------------ 권이재와의 인연 (0) | 2012.12.12 |
친구와 그림 -- 안대회 교수 (0) | 2012.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