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한담/ 내 삶의 터전

부천시에서 만난 조지훈의 승무(僧舞 )머리박사

백촌거사 2015. 7. 12. 23:04

♣ 부천시에서 만난  조지훈의 승무(僧舞)

(가)파르라니 깎은 머리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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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薄紗 매우 얇은 견직물

 

< 흰마을 노트>

부천시로 이사를 온 후 길도 익힐 겸 이 곳 저 곳을 산책하며

눈에 띄는 많은 것들이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있다.

계남 공원에는 윤동주, 조지훈, 김현승 천상병 김소월 김남조 이 해인 등 일곱 시인의 작품이 푯말로 세워져 있었다.

시의 도시이며, 문화도시답게 많은 시들을 볼 수 있어 필자에게는 산책하는 즐거움이 더 한층 더 뿌듯하게 하였다.

그러나 띄어쓰기가 이루어지지 않아 (나)와 같이

표현되어야 할 것을 (가)에서처럼

< 머리박사> 라는 이상한 말이 되어 버렸다.

캠퍼스에 있을 때, 스승님의 가르침 받았고, 20 년 이상 교단을 지키며 시를 강의해 온 필자에게는 마음 크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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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박사는 띄어 쓰고, 줄을 바꿔야 한다.

 이외에도 <지새우는 삼경인데>를 <지새는> 이라고 표현하였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를 <다시 뻗어 접는 손이>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 표현은 인터넷에

의외로 많았다.

부천시 계남공원 입구의 조각

 

                        조지훈의 승무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 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문장' 11호(193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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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마을 노트>

19세에 착상- 한성준의 춤, 최승희의 춤 이름모를 승려의  춤을 보고 착상

21세 완성의 춤- 수원 용주사에서의 승무+ 김은호의 승무도+ 구왕궁 아악부에서의 영산회상을 들음

인간의 애욕갈등, 생활고의 종교적 승화 내지 신앙적 표현을 나타내려고 했다.

이 춤은 내가 춘 승무에 지나지 않는다. 춤추는 승려는 남성이었는데, 나는 이승( 尼僧)

)으로, 그림의ㅣ 여성은 정삼입은 속녀였으나 나는 생활과 예술이 둘이 아닌 상징으로서의 어던 탈속한 여인을 꿈꾸었던 것이다. 무대를 나중에는 현실아닌 환상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 평론집 시의 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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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 이해

사()- 생견으로 발이 성글게 짠 가벼운 옷감/ 나빌레라- 나비일레라의 준발 감탄 고깔= 나비 (은유)

파르라니: 파르슴하게의 사투리 섬세한 색감. 유성음의 반복- 부드럽고 경쾌함

 잎새마다 달이 지다- 잎사귀가 떨어질 때마다 달을 가리우다. 말없이 녹는 밤- 적막한 분위기

 돌아설 듯 날아가다- 승무를 추는 이의 날렵한 동작. 까만 눈동자_ 젊음에 대한 관능적 표현

 별빛- 종교적인 영원한 소망< 은유> 복사꽃 고운 뺨- 관능의 샘 솟음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번뇌를 초극하면 별빛이다. 별빛- 구도적인 것으로 종교적인 승화

 하이얀. 파르라니, 감추오고, 정작으로 모두오고, 방울이야- 음악성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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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민속무용을 소재로 하여 불교의 세계에 고전적 예술미를 가미했고, 경건한 영혼의 오뇌를 종굑적으로 승화한 시이다.

 장삼 입고, 가사를 걸치고, 고깔쓰고, 법고를 두드리며 추는 춤으로 불교춤은 아니고 민속무용의 한 탈춤으로 발전.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한국적인 정한과 불교적인 선감각이 느껴지는 것으로 인간고를 참고 이기는 영혼의 아름다움을 은유로 표현 시의 응축미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