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독서론 2.>
♣ 한 가지 뜻으로 한 책씩 읽어라 --------------------------
東坡與王郞書云 :
“少年無學者, 每一書, 皆作數次讀之.
當如入海, 百貨皆有, 人之精力, 不能兼收盡取, 但得其所欲求者耳. 故願學者, 每次作一意求之.
如欲求古今興亡治亂, 聖賢作用, 且只作此意求之, 勿生餘念.
又別作一次, 求事迹文物之類, 亦如之也.
若學成, 八面受敵, 則涉獵者, 不可同日而語.”
-허균, 『한정록』 중 「靜業」-
한자
涉 건널 섭 獵 사냥 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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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역>
소동파가 왕랑(王郞)에게 준 편지에서 말했다.
“나이가 젊은데 배움이 없는 사람은 한 권의 책마다 모두 차례를 꼽아가며 읽어야 한다. 바다에 들어가면 온갖 물건이 다 있지만, 사람의 정력은 모두 거두어 다 가질 수는 없다. 다만 구하려 하는 바를 얻을 뿐이다.
그런 까닭에 배우기를 원하는 자는 매번 한가지 뜻으로 이를 구해야 한다.
만약 고금의 흥망치란과 성현의 작용을 구하려 한다면, 단지 이 뜻만을 추구해야지 다른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된다. 또 달리 사적이나 문물 따위를 구하려 해도 또한 이와 같이 한다. 학문을 이루어 팔방에서 적과 마주치게 되었을 때 제대로 섭렵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한 몫으로 말 할 수가 없다.” -허균, 『한정록』 중 「靜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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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민 교수님 평설 > -----------------------------
지식의 바다는 가없다. 드넓은 바다에서 마냥 허우적거리기만 해서는 노력해도 거둘 보람이 적다. 무작정 읽어치우는 독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얻으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옳다. 역사책에서는 치란흥망의 자취를 읽고, 경전에서는 성현의 마음자리를 본다. 실용서에서 얻을 것은 정보다. 경전을 실용서 읽듯 해서는 안 되고, 역사책을 경서 읽듯 할 것도 없다. 서로 얻어야 할 내용이 다르고, 목표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과 무작정 읽은 사람은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금세 구분된다. 문제 앞에서 허둥대며 수선만 떤다면 그의 여태껏 독서는 죽은 독서다. 상황 속에서 비로소 위력을 발휘해야 제대로 한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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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촌 학습 노트 -----------------------------------
나의 지적 향상을 위한 학습----------------
◀ 소동파 (蘇東坡)<1036. 12. 19~1101. 7. 28.>
중국 북송시대의 시인·산문작가·예술가·정치가.
본명은 소식(蘇軾), 자는 자첨(子瞻). 동파는 그의 호로 동파거사(東坡居士)에서 따온 별칭이다. 아버지 소순(蘇洵), 동생 소철(蘇轍)과 함께 '3소'(三蘇)라고 일컬어지며, 이들은 모두 당송8대가(唐宋八大家)에 속한다. 유명한 <적벽부> 작품을 지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문인들이 많이 원용해 썼다.
• <前赤壁賦>------
壬戌之秋七月旣望(임술지추칠월기망)에 : 임술년 가을 칠월 열엿새 날
蘇子與客(소자여객)으로 : 나 소식은 나그네와 같이
泛舟遊於赤壁之下(범주유어적벽지하)하니 : 적벽의 아래에서 배를 띄우니
淸風徐來(청풍서래)하고 : 맑은 바람은 서서히 불어오고
水波不興(수파불흥)이라 : 물결은 일지 않았다
擧酒屬客(거주속객)하고 : 술잔을 들어 나그네에게 권하며
誦明月之詩(송명월지시)하며 : 시경 명월 편을 읊고
歌窈窕之章(가요조지장)이라 : 시경 요조의 장을 노래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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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後赤壁賦 >---------
是歲十月之望(시세십월지망)에 : 그 해 시월 보름날에
步自雪堂(보자설당)하여 : 설당에서 걸어나와
將歸於臨皐(장귀어임고)할새 :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는데
二客從予(이객종여)라 : 두 손님이 나를 따라 왔다
過黃泥之坂(과황니지판)하니 : 황니 고개를 지나는데
霜露旣降(상로기강)하고 : 이미 서리와 이슬이 내려
木葉盡脫(목엽진탈)이라 : 나뭇잎은 모두 지고
人影在地(인영재지)어늘 : 사람의 그림자가 땅에 비치고 있기에
仰見明月(앙견명월)이라 : 고개를 들어 밝은 달을 쳐다보고
顧而樂之(고이락지)하여 : 주위를 돌아보며 즐거워하며
行歌相答(행가상답)이라 : 걸어가면서 노래불러 화답했다
◀王郞(왕랑)
한(漢) 나라 때 사람으로 이름은 창(昌)이다.
복서가 이며 관상가로서 성력(星曆)에도 밝았다고 하는 학자로 漢 말기의 관리.
조 목왕(趙繆王)의 아들 임(林) 등이 왕랑을 추대해서 왕위에 앉혔다가 광무제 유수(劉秀)에게 쫓겨났음.
◀ 어법적 이해
당(當); 당연히(마땅히) ∼해야 한다.
當 [마땅 당] 마땅함, 밑바탕 이, 그. 갑자기 ,저당 .마땅하다 .맡다. 대하다 .
맞다 .덮다.
▶ 當如
• 爲父當慈, 爲子當孝 ≪擊蒙要訣 序≫
부모가 되어서는 마땅히 <자식을> 사랑해야 하고, 자식이 되어서는 마땅히 <부모를> 사랑 해야 한다.
• 言人之不善하다가 當如後患에 何오
남의 좋지 않은 일을 말하다가 그 후환을 당하면 어찌 할 것인가 ≪孟子·離婁 章句 下≫
• 孟子曰言無實不祥
不祥之實 蔽賢者當之 《孟子·离娄婁下》동사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말에는 實로 不祥(상서롭지 못함)이 없다. 不祥(상서롭지 못함)의 實은 賢을 가리는 것이 그것이다
•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唐·杜甫《春夜喜雨》
“좋은 비가 시절을 알아서, 봄이 되니 만물을 발생시키네.”
• 當如入海 바다에 들어가면
• 내 마땅히 정포의 나그네처럼 / 當如鄭圃客
술 있는데 마시잖고 어이하리 / 有酒不飮當如何
• 유신 학사 하는 일 그래야 당연하네 / 儒臣學士當如是
• 남아라면 호랑이와 같이 힘이 세어야만 / 男兒有力當如虎
• 전쟁터에 나간 듯이 물러서지 말란 걸세 / 勿退當如戰
• 웅대한 마음이 의당 이러해야지 / 壯心當如斯
▶不能 不可
不能----부정문
[조동] …할 수 없다. …할 줄 모른다.
• 남이 하지 못하는 말 제대로 하고 / 能言人之所不能言
남이 하지 못하는 일 제대로 행했도다 / 能行人之所不能行
• 창 칼 휘두르며 서쪽의 적을 치러 갈 때 / 君不能橫戈鳴劍西擊賊
• 미투리 신고 명산으로 놀러 나갈 때 / 又不能靑鞋去作五嶽遊
밤에 잠 못 이루고 / 夜中不能寐
• 動心忍性增益其所不能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고 성품을 참아 자신의 부족한 바를 보충한다.《맹자》
• 어찌하여 아직도 그만두지 못하는가 / 胡爲不能辭〜
不可---부정문
1. (조동)-할 수 없다
2. (조동)-해서는 안 된다.
3. (조)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드시〜해야 한다
(非함께 쓰임)
• 적셔 주되 큰물까진 이르지 않게 하고 / 潤不可使淫澇兮
말려 주되 태우게는 하지 않으셨지요 / 晅不可使亢熾
• 귀향 길 어떻게 늦출 수 있나 / 歸田不可緩
젊음은 정말 믿을 수 없어라 / 盛年不可恃
• 전자(前者)는 혹시라도 없어선 안 되지만 / 蓋彼固不可或無
후자는 혹시라도 있어선 안 되도다 / 而此固不可或有者也
• 하늘이란 원래 믿을 수 없고 / 信乎天之不可恃
신령에 바랄 수 없단 말 정말이구나 / 而神之不可望也
•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선비는 그릇이 큼직하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 되나니, 책임이 무겁고 갈 길이 멀기 때 문이다.<논어(論語) 태백(泰伯)>
• 常行於所當行, 常止於所不可不止蘇軾(소식)의 '答謝民師書
언제나 가야할 곳을 가고, 언제나 멈추지 않으면 안 될 곳에서 멈춘다
• 成功之下, 不可久處 - '史記'
성공했으면 오래 머물지 말라.
• 무엇을 얻었다고 해롭게 할 것도 아니다[不可得而害]. 무엇을 얻었다고 귀하게 할 것도 아니며[不可得而貴], 무엇을 얻었다고 천하게 할 것도 아니다[不可得而賤] <老子>
▶ 어휘의 이해
<餘念 여념>--다른 생각
• 아들딸 결혼시킬 걱정 더 없고 / 婚嫁無餘念
• 寧復有毫髮餘念哉。
• 自此豈復有一毫餘念於此生也邪
• 實無餘念也 此外無餘念也< 주로 서찰에 많이 나옴>
• <涉獵섭렵>
涉(건널 섭) 獵(찾을 렵) 여러 가지 책을 널리 읽음
산 넘고 물 건너 두루 다니면서 사물을 구한다는 뜻.
• 발음-- ㅂ+ㄹ=ㅁ+ㄴ으로 소리나서 섬녑으로 소리난다
• 섭력(涉歷)-갖가지 일을 두루 겪음. 여러 가지 책을 많이 읽는 것.
• 섭력(涉歷):여러가지 일을 많이 경험하는 것
• 얼른얼른 보아도 오래도록 기억하고 / 涉獵輒强記
• 시서는 남은 습관으로 열심히 섭렵했건만 / 詩書餘習勤涉獵
• 역대(歷代)의 문헌을 증거하려면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될 책이요, 또 천박한 선비로서는 섭렵(涉獵)할 수도 없다.
• 비록 근원을 캐고 묘리를 찾아 깊고 은미한 것을 찾아 내지는 못하였지만, 섭렵(涉獵)하여 정화(精華)를 채집하고 문사(文詞)를 구사하여, 조식(藻飾)을 펴는 도구로 삼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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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閑情錄 序문에서-------------------------
금년으로 내 나이 마흔 두 살이 되었다( 허균-1569-1618)
이제 머리는 희끗희끗해졋고 무엇인가 할 만한 일도 없다.
세월은 유수같이 흐르는데 공업<노력한 일>功은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내 스스로를 가만히 돌아보니 슬프기 그지없다.
형세에 따라 급급했던 터라 끝내 한가롭지 못하였고
조그만 이해< 이로움과 해로움>利에도 잘못될까 하여 가슴을 졸였으며
보잘 것 없는 자들의 칭찬과 비방에 마음이 동요되었다.
봉황이 멀리 날 듯 매미가 허물을 벗듯
초연히 탁세 < 때묻은 세상>를 벗어났던 옛날의 어진 분과 나를 비교해본다
그들의 지혜로움과 나의 어리석음의 차이가 어찌 하늘과 땅만큼의
격차에 그치겠는가
이에 <한정록>을 엮으니 스스로를 반성하려는 것이다.
=== 閑情錄序 중에서<<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강혜선 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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