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독서론 3>
♣ 홍길주(洪吉周, 1786∼1841)의
《논어》를 제대로 읽은 사람
讀聖賢書, 爲其進德修行, 增益其所不足也.
如讀論語一部, 一則盡誦如己言, 而遇事, 不曾思到卷中, 考其所爲, 一反其所讀, 一則不能誦其一二章, 有忿懥, 輒猛省曰: “論語中有一句, 吾不能詳記其語, 而想是忿而任情, 後必有難等說.” 遂忍而平之. 臨不意之貨, 又猛省曰: “論語中有一句, 吾不能詳記其語, 而想是臨財, 須較量其合義與否之意.” 遂却而不取. 這兩人究竟誰是會讀. 又有一等人, 遇事, 却先說起經傳中立戒語, 以杜設者之口, 仍將自己做的不義事, 文飾曲成, 以爲合義而行之. 這般人, 雖堯舜不可化. 又有恒言自己短處, 使人無可更說, 將做不善事, 發不善言, 却先說破其不善處而後從之. 如此等人, 又是不曾思到卷中者之罪人也.
항해(沆瀣) 홍길주(洪吉周 (1786~1841)『수여방필睡餘放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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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제대로 읽은 사람에 대한 정민 교수의 평설---------------
책을 많이 읽어도 책 따로 나 따로 놀면 안 읽은 것과 같다.
말만 앞세우고 행실이 따라가지 않으면 차라리 책을 덮어라. 독서가 나를 변화시킬 수 없다면 그런 독서를 왜 하겠는가? 독서를 유식한 체하고 젠 체 하는 빌미로 삼는 것은 교언영색에 가깝다. 자기 합리화를 위한 구실을 책에서 찾으려 들지 마라. 한 줄을 읽어도 마음으로 새기면, 설령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도 내게 득이 된다. 현학 취미, 자기 자랑을 위한 독서는 백해(百害)가 있고 일익(一益)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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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촌의 이해노트>
《논어》를 제대로 읽은 사람-- 책을 제대로 읽는 사람
1.讀聖賢書, 爲其進德修行, 增益其所不足也.
성현의 글을 읽는 것은 덕에 나아가고 행실을 닦아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2.如讀論語一部,
一則盡誦如己言, 而遇事, 不曾思到卷中, 考其所爲,
一反其所讀,
예컨대 《논어》 한 권을 읽었는데, 한 사람은 마치 자기 말처럼 다 외우지만 막상 어떤 경우에 닥치면 일찍이 생각이 책 속에 미치지 못하고 그 행동하는 바를 살펴보면 한결같이 읽은 것과는 반대로 한다.
• 如讀論語 未讀時 是此等人 讀了後 又只是此等人 便是不曾讀
- 논어를 읽기 전이나 읽은 후나 똑같다면 그는 논어를 읽지 않은 것이다. (정자)
如1. 비교 1. [如…] …와 같다(2) [不如…] …만 못하다
2. 반어 [如…乎] …에 미칠 것인가3. 가정 [如…] 만약 …라면. 혹…라면. -4. 접속 […如…] …또는…. …혹은….5. 의문·반어 6. 글의 가운데 또는 끝에 쓰인다. 於乎然과쓰임이 같음
一則 첫째로는 /한 제목 / 한 조항. 한편으로는.盡誦: 모두 다 외움. 속은 비고 겉만 읽음.
遇事 일을 만남. 무슨 일을 만남
3, 一則不能誦其一二章, 有忿懥, 輒 猛省曰:
“論語中有一句, 吾不能詳記其語, 而想是忿而任情, 後必有難等說.” 遂忍而平之.
한 사람은 능히 한두 장도 외우지 못하지만, 화나는 일이 생기면 문득 맹렬히 반성하여 이렇게 말한다. “《논어》 중에 한 구절이 있는데 내가 그 말을 자세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생각해보니 화가 날 때 마음대로 하면 뒤에 반드시 어려움이 있다는 식의 말이었다.”하고는 마침내 참고 이를 가라앉혔다.
4.臨不意之貨, 又猛省曰: “論語中有一句, 吾不能詳記其語, 而想是臨財, 須較量其合義與否之意.” 遂却而不取.
뜻하지 않은 재물과 마주해서는 또 맹렬히 반성하여 이렇게 말했다. “《논어》중에 한 구절이 있는데 내가 그 말이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재물을 앞에 두면 모름지기 의리에 합당한지의 여부를 헤아려 보라는 뜻이었던 듯하다.”고 하고 마침내 물리쳐서 취하지 않았다.
忿懥 분치 忿懥(성낼 분, 성낼 치, 화내는 것) 忿懥怒也 懥
懥 성낼치懥 輒문득첩
忿恨、憤怒的样子。1. 忿懥 =忿疐 =忿懫。 2.發怒。
疐 懫 꼭지 체 /성낼 치
猛省:갑자기 깨닫다 / 문득 생각이 나다 / 문득 정신이 들다 /1) 매우 깊이 반성함
猛省을 <깊이 반성하여>로 해석하기도 하였다. <19세기의 조선 지식인의 생각창고>
任情:제멋대로 하다 / 마음껏 하다 / 마음껏
5.這兩人究竟誰是會讀.
이 두 사람 가운데 마침내 어느 사람이《논어》를 제대로 읽은 것이겠는가?
這 저 이
이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논어를 제대로 읽은 것이겠는가.? 로 해석을 하기도 하였다.
독서할 줄 모른다.[不會讀書]○ 회(會)는 ‘능하다’와 같다.
6.又有一等人, 遇事, 却先說起經傳中立戒語, 以杜設者之口, 仍將自 己做的不義事, 文飾曲成, 以爲合義而行之.
7.這般人, 雖堯舜不可化.
또 어떤 사람은 일이 닥치면 먼저 경전에 나오는 경계하는 말을 꺼내서 의논하는 자의 입을 막고, 인하여 장차 자기가 한 옳지 않은 일을 그럴 듯하게 꾸미고 왜곡해서 의리에 합당하게 행한 것으로 여기게 한다
이런 종류의 사람은 비록 요순이라도 감화시킬 수가 없다.
8.又有恒言自己短處, 使人無可更說, 將做不善事, 發不善言, 却先說破其不善處而後從之.
如此等人, 又是不曾思到卷中者之罪人也.
또 늘상 자기의 단점을 말하여 남들로 하여금 다른 말을 할 수 없게 하면서 장차 옳지 않은 일을 하고 나쁜 말을 할 때에는 도리어 먼저 그 좋지 않은 점을 말한 뒤에 이를 좇는다.
이 같은 사람은 또 일찍이 생각이 책 속에 미치지 못하는 자의 죄인이라 하겠다.
-홍길주. 『수여방필睡餘放筆』에서
전철역 도심역 앞에서 찍은 꽃--뜨거운 여름 화사히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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