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광장/흰마을 한시 시어 산고

흰마을 漢詩 詩語 散稿 모음

백촌거사 2008. 12. 24. 17:17

흰마을 漢詩 詩語 散稿 <한시 시어 산고>

< 필자의 변 > -----------------------------------

<옛시들>을 읽으면서 늘 안타깝기만 하다.

많은 시어들이 언제나 필자에게는 낯설고 새롭기만 한 것 같다.

혼자서 자료를 찾고 배워 나가는 심정으로

한 땀 한 땀 모아 가려고 한다.

古稀의 여가로움으로 펼쳐 나가는 필자의 작은 노력의 모음이다.

<詩語 散稿>라고 이름을 붙이고 틈 있을 때마다 옮기려 한다.

오랜 동안 교단을 떠나 와 있기에 배워야 할 점이 너무 많다.

목마른 사람에게 늘 도움을 주시는 많은 분들께 우러러 고마움을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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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잎 다 진 나뭇가지의 한 마리의 새--- 향긋한 그리움에 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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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孤寒 고한 ------------------------------

< 뜻>:의지할 곳이 없고 가난함. 고고한 寒士. 쓸쓸하고 가난함

• 秋影孤寒(추영고한) - 가을 그늘에 홀로 추위를 이겨내고 핀 국화

<예문>

• 고독하고 빈한한 일개 잔성의 수령이 / 殘城一箇孤寒守 <李奎報>

• 외롭고 빈한했던 내가 그 직위 지냈으니 / 如我孤寒今得忝 <李奎報>

• 각박한 세정에 춥고 외로움을 어이 견디리 / 世情爭得耐孤寒 <金宗直>

• 빈한하던 날에 뜻을 굳게 다졌고 / 厲志孤寒日 <金尙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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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상어>----------

孤客-외로운 나그네. 孤衾- 외롭게 혼자 자는 이불.

孤芳- 외톨로 향기를 풍기는 꽃.

홀로 외로이 핀 꽃의 향기. 깨끗하고 고고한 인품 비유.

孤竦- 외로이 홀로 우뚝 섬 고운- 외따로 떠 있는 구름. 세속과 인연을 끊은 은자

孤枕- 혼자 자는 외로운 베개. 고학- 외로운 학. 출중한 사람 비유.

孤魂- 외로운 혼령 의탁할 곳이 없이 떠돌아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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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孤寒의 경지가 잘 나타난 작품들

고요함과 깨끗함이 주는 한적스러운 배경 그 속에서 세속의 모든 번잡함을

잊고 살아가는 그 모습이 마음도 안온해진다.

1. 김 굉필(金宏弼)의<書懷>

處獨 居閑 絶 往還 오고 감 끊이고 한가히 홀로 살며

只呼 明月 照 孤寒 밝은 달 불러내어 청빈함 비추네.

煩君 莫問 生涯 事 그대여 묻지 말게 내 생애 일들을

數頃 煙波 數 疊山 두어 이랑 흰 물결엔 겹겹 산중뿐

2. 유종원(柳宗元) 의<江雪>

千山 鳥飛 絶 수많은 산속 새들 날다 멈췄고

萬徑 人 蹤(足+從) 滅 하 많은 산길엔 발길조차 끊어져.

孤舟 蓑笠 翁 강가 배 위엔 삿갓 쓴 외론 늙은이

獨釣 寒江 雪 겨울 강 눈 속에 홀로 낚시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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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逕 고경: 해묵은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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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과 관련되는 단어들이다.

蹊 細路 徑 逕 鳥道 松蹊 細逕 徑路 蘿逕

자연속에 동화된 오솔길-- 그 속에서 마음의 평화와 은은함을

찾았다.

작은 시내 흐르고, 솔숲 향기 나고 담쟁이덩굴 수북한 길,

꼬불꼬불 비탈길 그런 길들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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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 우거진 호젓한 오솔길 가노라면

붉게 타는 나뭇잎 가을 알리고

황혼의 노늘 빛 산바람 타고 불어 온다

세상 번뇌 다 잊고 걸어도 걸어도 다시 다시 걸어도

발이 머무러지는 애타는 숲 오솔길

아 아 아 아 훈풍에 꽃이 피어

꽃이 피어 이별하는 낙엽을 밟으며

흐르는 세월을 밟으며 오솔길 걸어간다 < 홍 인숙의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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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이 들어간 시구(詩句)들-------------------

▪ 국화는 아직 오솔길에 가득하네 / 黃花尙滿

▪ 버드나무 곁으로 오솔길을 내었네 / 傍柳出荒

▪ 복사꽃 핀 옛 오솔길 따라가서 / 桃花向舊蹊

▪ 십 년 동안 띠가 꽉 막힌 이 맘을 열어 주오 / 劈開茅塞十年心

맹자(孟子)가 고자(高子)에게 이르기를, “산중의 오솔길은 잠깐이라도 사람이 이용하면 길이 되고, 한참만 이용하지 않으면 띠풀이 나서 막아 버리니, 지금 그대는 띠풀이 마음을 막아 버렸다.”라고 한 데서 온 말로, 띠풀이 마음을 막았다는 것은 곧 의리(義理)의 마음이 막혀 버렸음을 이른 말이다. 《孟子 盡心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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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초들은 오솔길에 조용히 섰고 / 花草幽蹊

▪ 바위 사이 오솔길은 꼬불꼬불 천 굽인데 / 石間細路千回曲

▪ 깊은 골짝 오솔길이 쑥대에 묻혀가도 / 深谷非關沒蓬

▪ 그윽한 오솔길엔 돌이 비껴 나오고 / 幽斜出石

▪ 황량한 오솔길엔 좋이 꽃이나 심으련다 / 好從荒逕爲栽花

▪ 마을로 가는 그윽한 외줄기 오솔길 / 連村一逕

▪ 오솔길이 실처럼 가늘고나 / 鳥道細如絲

※도연명(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세 오솔길은 묵었으나,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 남아 있도다.〔三徑就荒 松菊猶存〕

▪ 풀 속의 오솔길엔 소 발자국 뚫리었는데 / 細蹊牛跡草中穿

▪ 소나무 사이 오솔길 걸어 절을 찾았고 / 散策松蹊尋寺了

▪ 오솔길 꼬불꼬불 푸른 숲으로 든다 / 細經崎嶇入翠杉

▪ 나무꾼 오솔길이 얽혀 서렸네 / 樵蘇路自縈

▪ 오솔길 가로질러 소매 가득 부는 바람 / 徑路斜吹滿袖風

▪ 해맑은 가을 모래 오솔길이 뻗었는데 / 歷歷秋沙細逕

▪ 돌비탈 오솔길을 천천히 따라 / 徐從石磴樵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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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가의 오솔길 모두 희미하니 / 江頭細路渾疑暗

▪ 샘물 하얗게 뿜어 오솔길 적시고 / 泉噴雪花松徑

▪ 다른 날에 그윽한 오솔길 찾으리라 / 他日款幽蹊

▪ 드문드문 대밭에다 이끼 낀 오솔길 속에 / 竹院蕭疎一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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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솔길엔 사람 대신 새 발자국 어지럽고 / 蘿逕少人添鳥迹

▪ 비탈진 오솔길 어디가 어디인지 / 望中不辨斜斜逕

▪ 온갖 나무 우거져라 이끼 쩔은 묵은 길에 / 萬木森沉古逕

▪ 칡덩굴 휘어잡고 산길로 올라오니 / 古逕攀蘿上

▪ 서리꽃 싸늘하게 깔린 오솔길 / 霜花冷壓蹊

▪ 세 갈래 오솔길 정원에 솔과 국화 심고 / 園栽松菊分三逕

삼경(三徑) : 세 갈래로 뻗은 정원의 오솔길로 은자(隱者)의 문정(門庭)을 말한 다. 한(漢) 나라 장후(張詡)가 뜰에 삼경(三徑)을 만들고 송(松)ㆍ국(菊)ㆍ죽(竹)을 심었던 고사에서 유래한다. 《三輔決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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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황금 벌판의 오솔길----- 바라만 보아도 마음 그윽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