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四哀吟-雄甲 <웅갑>--
김 신겸(金信謙, 1693년~1738년)
자는 존보(尊甫). 호는 증소(橧巢). 시호는 문경(文敬).
조선 후기의 문인, 학자, 시인이다.
김수항의 손자이며 김창집의 조카.
노가재 김창업의 셋째 아들. 이이명의 사위
저서: 증소집(橧巢集) 증소고(橧巢稿) 백륙애음(百六哀吟)
※연잉군의 건저로 인한 辛任獄事로 1722 년 함경도 안변으로 유배
이 글을 쓸 당시에는 양행(亮行) 아드님과
족보에는 기록이 되지 않은 지행(贄行) 아드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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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사랑 웅이야 갑이야>
【小序-짧은 머리말】---- -----------------------------------------------------
雄十歲 甲七歲 皆修學 甲最頴邁
今日余願溘然而惟此輩係念
< 읽기>--웅 십세 갑 칠세 개 수학 갑 최영매
금일 여원 합연이 유차 배계념
☆풀이: 웅( 亮行<양행>의 아명1715-1779)은 열 살이고,
갑(贄行<지행>의 아명1718-1724)은 일곱 살이다.
둘 모두 학업을 닦았으며 , 지행은 가장 뛰어나고 총명하였다.
오늘 내 희망이었던 둘째 아들이 세상을 떠나니 오직 아이들에 대한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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埋骨窮荒詎敢辭 뼈 묻은 변방 산골 어찌 다 말을 하랴.
讀書種子有雙兒 오롯한 두 형제들 책 읽으며 다정했지.
偏憐渠輩眞無罪 죄도 없는 너희들이 몹시도 가엽구나
每見呼飢淚欲滋 배고파 울던 모습 내 눈물이 넘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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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골궁황거감사 독서종자유쌍아
편련거배진무죄 매견호기루욕자
한자:埋 묻을 매 荒 거칠 황 詎 어찌 거 渠 그 거
飢 주릴 기 滋 붙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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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이해】---------------------------------------------
< 1행>-- 둘째 자식을 묻은 슬픔---- 참척의 비통스러움-- 슬픔의 제시
<궁황>은 유배지인 함경도 안변. <매골>은 죽음 암시
< 2행>-- 독서하며 다정했던 두 아들의 그리움----- 그리움의 제시
• 讀書種子-- 학문을 좋아했던 아들들. 문곡, 곡운 조상님들의 훈계 전통
< 3행>--- 자식들에 대한 아버지의 곡진함
• 자식들에 대한 죄스러움, 미안감-- 극한의 슬픔 강조
< 4행>-- 굶주림에 울던 자식들의 모습---- 비극적인 통곡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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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 이해】----------------------------------------------
◄ 頴邁 영매: 재능이 무리에서 뛰어나 평범하지 않은 모양
頴은 穎의 속자로 빼어날 영이다.颖哲 =聰明. 颖然- 卓越貌
◄ 溘然 합연: 갑자기 별안간 돌연의 뜻으로 사람이 갑자기 죽는 것을 말할 때 쓰는 말이다. 溘然而去 .溘然而逝. 溘然長逝. 溘然長往. 溘然長逝 라는 말이 있다.
◄ 係念 계념: 늘 생각함. 잊지 않음.
◄ 埋骨 매골: 뼈를 땅에 묻음. 죽음을 암시.
◄ 窮荒 궁황: 식량 부족으로 고생함. 기근으로 굶주림. 나라의 끝.
여기에서는 궁벽한 변방. 머물고 있는 함경도 안변을 가리킴
◄ 讀書種子 독서종자: 학문을 좋아하는 자손을 일컫는 말.
◄ 偏憐 편련: 몹시 사랑함. 지나치게 사랑함.偏은 한쪽으로 치우침의 뜻. 이글에서는 사랑함과 더불어 가엽다. 슬퍼하다의 의미도 담고 있지 않을까.
◄ 淚欲滋 누욕자: 눈물이 더 잦아지려고 하는 상황을 그림.
滋는 늘다, 많아지다. 잦다. 더욱 더, 점점 더의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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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해】-------------------------------------------
이 시는 百六哀吟이라는 시집에 실린 백 네 번째의 슬픔을 담은 작품이다.
辛任獄事 <1722-1724>에 연루되어 함경도 안변 유배지에서 겪은 참담하고 비통스러운 심정이 애절하게 그려져 있다.
가문의 혹화로 그토록 슬기롭고 뛰어났던 일곱 살의 아들을 땅에다 묻어야 하는 참담한 아픔, 유배지라는 극한 상황에서 굶주림으로 울부짖고 있던 두 아들들의 처절한 울음소리, 극한의 슬픔 속에서도 어린 너희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진정 너희들은 아무런 죄도 없구나. 어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버지의 비극적인 오열에 가슴에 저려오는 아픔이 담겨 있다. 아마도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으리라 . 자식을 잃는 슬픔을 참척 <慘慽>이라 하고 부모를 잃는 슬픔을 天朋이라고 한다. 천붕보다도 더욱 더 큰 슬픔에 잠기지 않았을까.
<每見呼飢淚欲滋>-- 혹한지인 유배의 땅에서 굶주림에 배고파 울고 있는 두 아들들을 매일 보아야 하는 아버지의 슬픔은 아마도 바다처럼 넘쳤으리라.
지은이의 큰 아버지 金昌集, 그리고 사촌 형인 金濟謙, 또 큰 조카인 金 省行의 비극적인 죽음은 모두가 辛任士禍로 인한 커다란 불행이었다. 가문 전부가
破家瀦宅(파가 저택) 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으니, 지은이의 정신적인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 설상가상으로 숙부 김창흡의 정신적인 아픔에서의 죽음, 그리고 울분으로 1721년 12 월 아버님의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런 불행들 속에서 아버님의 장례를 둘째 형인 彦謙과 치르고 상복을 벗고 유배지인 함경도 안변 땅으로 간 것이다.
破家瀦宅중죄인(重罪人)의 집을 헐어 버리고 물을 대어 못을 만들던 형벌(刑罰)
※ 유배지에서 자식들을 생각하며 아버지의 비극적인 통곡이 담겨 있는 시이다.
정치적인 비극적 상황이 안동 가문의 집안을 슬프게 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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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처럼 시조의 형식으로 시의 내용을 담아 보았다.
불 밝혀 책 읽으며 오순도순 정 나누더니
차가운 땅 네 숨결을 아픔으로 듣는구나.
너희들 죄가 없어라 내 눈물만 가득 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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