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柳種睦 교수님께서 보내주신
시 풀이와 주석
소 식 (蘇 軾)
1037.1.8~1101.8.24
중국(中國) 송(宋)나라 때의 대문호
자는 子瞻(자첨), 호는 東坡(동파).
시호(諡號)는 文忠(문충).
章質夫送酒六壺, 書至而酒不達, 戲作小詩問之
장질부가 술 여섯 병을 보냈는데
편지만 오고 술은 오지 않아서
장난삼아 짧은 시를 지어 여쭙는다
白衣送酒舞淵明(1) 백의사자 술을 보내 도연명을 춤추게 하매
急掃風軒洗破觥얼른 집을 쓸어놓고 망가진 잔을 씻었는데
豈意青州六從事(2)어찌 생각했으리오 청주종사 여섯 명이
化爲烏有一先生(3)오유선생 한 명으로 변했을 줄을?
空煩左手持新蟹(4)공연히 왼손에 갓 잡은 게를 들고
漫繞東籬嗅落英(5)동쪽 울타리를 빙빙 돌며 낙화의 냄새나 맡네요.
南海使君今北海(6)(7)남해의 태수께선 오늘날의 공 북해이시니
定分百榼餉春耕(8)틀림없이 밭가는 제게 술 백 통을 나눠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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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 種睦 교수님의 주석
(1) 白衣: 중양절날 江州刺史 王弘의 명을 받아 도연명에게 술을 갖다 주었다는 白衣使者를 가리킵니다. 도연명이 중양절날 술이 없어서 집 주위에 있는 국화를 따고 있자니 이윽고 흰 옷을 입은 사람이 자기에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江州刺史 王弘이 술을 보내준 것이었습니다. 그는 즉시 혼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여 취해서 돌아갔습니다.(≪晉陽秋≫에 수록되어 있는 일화입니다)
(2) 青州六從事: 좋은 술 여섯 병을 뜻합니다. ≪世說新語․術解≫에 “환공에게는 술을 잘 감별하는 주부가 한 사람 있어 술이 생기면 매번 그로 하여금 먼저 맛을 보게 했는데 그는 좋은 술을 ‘青州從事’라고 하고 나쁜 술을 ‘平原督郵’라고 했다. 청주에는 齊郡이 있고 평원에는 鬲縣이 있으며 종사란 ‘臍(배꼽)’까지 도달했음을 말하고 독우란 ‘鬲(횡경막)’ 위에 머물러 있음을 말한다(桓公有主簿, 善别酒, 有酒輙令先嘗, 好者謂‘青州從事’, 惡者謂‘平原督郵’. 青州有齊郡, 平原有鬲縣, 從事言到臍, 督郵言在鬲上住)”라는 일화가 있습니다. 청주종사는 제군에 거주하고 평원독우는 격현에 거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또한 ‘齊郡’의 ‘齊’와 배꼽이라는 뜻의 ‘臍’가 같은 발음이고, ‘鬲縣’의 ‘鬲’과 횡경막이라는 뜻의 ‘膈’이 같은 발음임을 이용한 우스갯소리로 좋은 술은 배꼽까지 내려가고 나쁜 술은 횡경막에 걸려서 더 이상 안 내려간다는 뜻입니다.
(3) 烏有一先生: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한나라 司馬相如의 <子虛賦>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로 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4) 新蟹: 안주감을 가리킵니다.
(5) 東籬: 도연명 시 <飮酒> 其五의 “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 및 주 (1)의 “중양절 날 마실 술이 없어서 집 주위에 있는 국화를 따고 있었다”는 일화를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6) 南海使君: 지금의 광동성 廣州의 태수로 재임 중이던 章楶을 가리킵니다.
(7) 北海: 章楶을 北海相을 지낸 孔融에 비유한 것입니다. 술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後漢書․孔融傳≫에 “그는 항상 감탄하며 ‘좌중에 손님이 언제나 가득하고 동이에 술이 비지 않으니 나는 걱정이 없도다’라고 했다(常歎曰: ‘坐上客常滿, 樽中酒不空, 吾無憂矣.’)”라는 말이 있습니다.
(8) 春耕: 혜주에서 유배생활하는 소식 자신을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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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도 고마우신 분이라. 깊은 감사와 진정한 고마움을 전해 드리며 이토록 필자에게 보내주신 그 정성과 열의에 진정 우러르고 싶다. 그 분께서 정열을 다 하여 편찬하신
< 서울대학교 출판부 발행 蘇軾 詩集 > 책을 구입하는 계기가 되었고, 다 시 한 번 이런 성의가 깊으신 교수님도 계시다는 것에 만년의 희열을 가졌다. 전공도 아닌 이 늙은 만학도에게 배움의 슬기를 베풀어 주신 것에 이 세상은 참으로 고독하지 않을 뿐이다. 중국시인 동파거사를 배우는 즐거운 기회도 갖게 되었다. 서울대학교 柳種睦 교수님께서 더욱 건필이 되시어 소식의 다음 작품이 조속히 출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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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柳種睦 교수님의 저서 서울대학교 출판부 발행 蘇軾 詩集
柳 種睦 교수님은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 취득
대구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현.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저서 및 역서
< 蘇軾詞硏究> <唐宋詞史> <여산진면목> <논어의 문법적 이해> <宋詩選> <范成大詩選> <팔방미인 蘇東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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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 교수님과 오고 간 필자의 메일 내용
김 창현 선생님께
보내주신 소동파의 시는 그가 惠州(지금의 광동성 혜주시)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廣州(지금의 광동성 광주)의 태수로 재임 중이던 친구 章楶(字 質夫)이 그에게 술 여섯 병을 보냈는데 편지만 도착하고 술은 도중에 없어진 일을 두고 농담조로 지은 것입니다. 술은 심부름꾼이 도중에 넘어지는 바람에 쏟아져 버렸다고 합니다. 이 시는 만년에 지은 시이기 때문에 아직 한참 더 있어야 번역본이 나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기다리시게 할 수 가 없어서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역주를 해드립니다. 제가 너무 바빠서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기 때문에 정밀하게 할 수 없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10년 10월 20일
류종목 拜上
柳 種睦 교수님께
오늘 아침 <완역 蘇軾詩集> (서울대 출판부)을 통해 교수님의 존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그리도 방대하신 옥서를 번역하신 그 열정적인 정성과 노력에 경이감과 경탄을 드립니다. 늦었지만 너무도 좋은 책을 번역하신 그 노고에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주석을 통해서 너무도 좋은 알찬 보배 같은 지식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리도 당돌하게 메일을 보내드리는 저는 청음 김상헌 조상님의 후손 한 사람으로 올해 고희를 훨씬 넘긴 나이로 그저 늙어가는 세월도 보낼 겸 문학적 향훈도 맛보면서 제 가문 조상님들의 한시를 번역하는 즐거움으로 보내는 사람입니다. 대학은 국문학과를 졸업한 사람이라 한문학에는 워낙 둔재라 늘 막히는 지식 때문에 안타까움으로 보내곤 하지요.
破觥 이라는 시어를 조사하다가 한국 고전번역원에서・蘇軾의
<章質夫送酒六壺書至而酒不達戲作小詩問之>라는 시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중국문학사이트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가 있음을 찾았지요.
<白衣送酒舞淵明 急掃風軒洗破觥
豈意青州六從事 化爲烏有一先生
空煩左手持新蟹 漫繞東籬嗅落英
南海使君今北海 定分百榱餉春耕>
그런데 전혀 번역이 된 자료도 없고 주석이 된 것이 없어 무척이나 난감하던 차에 교수님의 책이 있음을 알게 되어 어제 서울대 출판부에 책을 신청하여 오늘 책을 받았지요. 틀림없이 번역과 주석이 있으리라는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전부를 섭렵해 보았으나 윗 시가 전혀 보이지 않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렇게 결례를 무릅쓰고 메일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책에 윗 시의 해설이 없는 것에 큰 아쉬움을 가졌습니다.
혼자서 풀이를 해 보려고 마음을 먹었으나 몇 가지의 단어들에 대한 자료가 전혀 보이지 않아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하시는 일이 늘 바쁘시리라고 생각하지만 교수님의 좋은 풀이와 주석을 얻었으면 하는 큰 욕심입니다. 특히 <章質夫> <南海使君今北海>같은 구절은 도움이 되는 자료가 없어 난감할 뿐입니다.
큰 결례가 되었다면 너그러이 혜량해 주시기를 바라며 교수님의 건강하심을 기원합니다.
2010 . 10.20. 김 창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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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고목처럼 은은한 학문의 진경이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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