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집----------------------------- <정민교수 시 감상>-----------------------------
☛ 이 시가 나식의 문집인 長吟亭遺稿에는
<題雲溪寺>로 시제를 달았습니다 .똑같은 시의 내용이
<道峰寺 雲溪寺>로 되어 서로 다른 사찰로 나와 있음은 크게 유감입니다.
나 식(羅湜)(1498년(연산군 4) -1546년(명종 1))
자 正源 호 長吟亭 본관 安定 문집 長吟亭遺稿
특기사항 尹鼎ㆍ趙光祖의 문인, 閔箕ㆍ李球ㆍ李恒 등과 교유
굽이굽이 감돈 시내
허위허위 길은 굽고.
황혼에야 절집 오니
풍경 소리 구름 끝에.
曲曲溪回復 登登路屈盤
곡곡계회복 등등로굴반
黃昏方到寺 淸磬落雲端
황혼방도사 청경락운단
-나식(羅湜, ?-1546), 〈도봉사에서(道峰寺)〉
< 정민 교수 감상 평설>------------------------------------------------------------
골을 따라 시내는 굽이굽이 휘돌아 나간다.
허위허위 오르는 비탈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뉘엿해지는 해를 보며 마음이 자꾸 불안하다. 먼 동 보며 출발한 길을 황혼녘에 가까스로 닿았다. 도봉사! 저 멀리 단청 빛이 얼비치길래 긴가 민가 했는데,
바람에 까르르 풍경이 운다. 맞게 왔구나. 해 지고도 못 닿을까 조바심치던 마음이 그제야 잠착해진다. 쟁그랑 쟁그랑 쟁그랑! 구름 끝으로 부서져 내리는 풍경소리. 달려만 가던 시냇물 보며 공연히 바쁘던 마음도 그 소리에 다 떨려 가거라.
나 여기서 며칠 잘 쉬다 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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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을 위한 <백촌> 교실 ♣-----------------------
1. 이 시는 < 張志淵:1864~1921>의 大東詩選 권지2 123 쪽>에는 나식의 시로 시의 제목이 道峰寺로 기록이 되어 있어 정민 교수님께서는 대동시선을 인용하셨기에 도봉사로 감상이 되어 있다. 인터넷 자료에서도 거의가 <도봉사>라는 제목의 시로 소개되었다.
2. 그런데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나식의 문집인 <長吟亭遺稿>에는 10 번째의 작품으로 시의 제목이 < 題雲溪寺> 로 나와 있다. 시의 내용은 똑 같다. 절의 이름이 다를 뿐이다.
대동시선에는 나식을 다음처럼 소개를 하였고, 이 시외에 <驪江>이라는 제목의 시가 소개되어 있다.
羅湜 자 長源 호 長吟亭 羅州人 乙巳被禍
3. 대동시선에 나오는 驪江이라는 시는 長吟亭遺稿 에는 8 번 째 閑中偶吟이라는 시제로 나와 있다.
4. 한국 고전 번역원에는 長吟亭遺稿가 소개되어 있다. 지은이를 소개한 부분에서는 지은이의 자를 正源이라고 표기를 하였다. 대동시선에는 長源이다.
5. <驪江>이라는 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료에도 실려 있다.
<가> 윤증(尹拯)의 明齋先生遺稿집 <答羅顯道 閏月十一日>
부디 중보와 함께 ‘외로운 배는 일찍 정박해야 한다.[孤舟早泊]’라는 시구를 송독(誦讀)하며 더욱 힘쓰는 것이 어떻겠습니까<幸與仲輔。共誦孤舟早泊之句。而加勉焉。如何>
< 나>허균(許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제26권 학산초담(鶴山樵談)
나식(羅湜)의 자는 장원(長源), 안정인(安定人)이며,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의 호)의 문인. 을사사화에 형인 부제학(副提學) 숙(淑)과 함께 참화를 당했다.
그의 여강시(驪江詩) 상구(上句)는 다음과 같다.
푸른 강가에 해는 저물고 / 日暮滄江上
하늘이 차니 물결은 절로 이네 / 天寒水自波
< 다> 이중열(李中悅)의 을사전문록(乙巳傳聞錄) 나식 전(羅湜傳)
공이 일찍이 시(詩)를 지은 것이 있는데, 그 시에,
<驪江>해는 창강 위에 저무니 / 日暮滄江上
하늘은 차고 물결은 절로 거칠구나 / 天寒水自波
외로운 배 빨리 닿아야 할텐데 / 孤舟宜早泊
풍랑은 밤에 더 일겠구나 / 風浪夜應多< 한국 고전 번역원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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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의 내용 이해>----------------------------
5 언의 시를 4.4 조의 2 음보의 리듬에 맞춰 번역하셨다.
< 1 행> 산골 시냇길 < 2 행> 가파른 고갯길- 가고 있는 풍경
< 3 행> 산사 도착 < 황혼> < 4 행> 풍경소리-- 정적. 고요. 아늑함.
산 속 절을 찾아가는 힘든 산길. 저물녘에 비로소 산사도착.
그윽한 풍경 소리 듣는 마음의 평화. 고난, 역경 끝에 얻은 보람. 하루가 안온하다. 3 음보의 리듬으로 필자는 다음처럼 흉내를 내어 보았다.
굽이굽이 시냇물 또다시 돌고
허위허위 산길은 꼬불꼬불 길.
바야흐로 황혼 되어 절에 이르니
맑게 우는 풍경소리 구름 끝에 잠겨.< 백촌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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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시어의 이해>
曲曲 굴곡이 많은 산이나 하천, 길 따위의 굽이굽이,
한군데도 빠짐이 없는 모든 곳 (길이) 꼬불꼬불하다
✱ 걸음마다 험한 산길 굽이굽이 서렸도다 / 步步崎嶇曲曲盤
✱ 구비구비 맑은 시내 흘러내리네 / 晴川曲曲流
✱ 맑은 여울 굽이굽이 감돌아 흐르는 곳 / 淸湍曲曲自回通
✱ 마음속 굽이굽이 정성이 담겨 있어 / 柔腸曲曲懷精誠
굽이굽이 길이나 강물 따위가 여러 번 휘어져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길이나 강물 따위가 휘어져 있는 곳마다 <구비구비>는 옛글식의 표현
登登 어디까지나 높게 이어지고 있는 모양
✱백 척 되는 청류벽 길 올라 갔네 / 百尺登登淸壁路
✱둥둥둥 종일토록 소리가 이어 난다 / 登登終日聲相續
✱가파른 산길을 오르고 오르노라 / 登登一逕危
✱오르고 올라도 옥을 조각해 놓은 듯 / 登登盡是玉雕鎪
屈盤 盤曲 꼬불꼬불함 산길 따위가 꼬불꼬불하게 얽힘= 屈蟠
✱ 돌 잡고 숲 뚫으며 구불구불 올라가니 / 攀石穿林路屈盤
✱ 집집마다 또아리 틀며 올라가는 향연이라 / 戶戶香煙篆屈盤
✱ 소나무 전나무 어둑한 숲속 길은 구불구불하여라 / 松檜陰森路屈盤
✱ 황죽 속에 뚫린 길은 천 굽이를 굽어 돌고 / 路穿黃竹千盤曲
淸磬 맑은 경쇠. 여기에서는 사찰의 풍경소리.
[磬] [음악] 옥돌로 만든 국악 타악기의 하나.
옥돌을 달아 뿔 망치로 쳐서 소리를 낸다.
✱ 돌아올 제 해맑아라 풍경소리여 / 歸途聞淸磬
✱ 절의 부처는 풍경소리 남겨주고 / 院佛留淸磬
✱ 구름 낀 아침 경 소리가 산 밑에 울려오네 / 雲朝淸磬響山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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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道峰寺에 대한 기록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大東詩選 <장지연 (張志淵:1864~1921)이 펴낸 한시선집(漢詩選集). 1918년 발간>에 소개되어 있는 道峰寺라는 사찰에 대한 기록은 동국이상국전집(東國李相國全集)<이규보(李奎報 : (1168~1241)의 시문집>,
동문선 (東文選)<조선 시대의 시문집. 서거정(徐居正): (1420~ 1488)편찬>,
동사강목 (東史綱目) <안정복 (安鼎福:(1712~1791) 편찬.역사책> 등에 기록이 있고,
삼각산(三角山)의 도봉사(道峯寺), 그리고 도봉사(道峯寺) 도봉산(道峯山)은 지금의 양주부(楊州府) 남쪽 30리 지점에 있다 라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도봉사(道峰寺)에 대한 시문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大東詩選에만 나식의 도봉사로 소개되어 있을 뿐이다.
현재의 도봉사는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494-1번지에 있으며,
도봉사는 고려 4대 임금 광종에 의해 국사로 임명된 혜거 스님이 창건했고,
1961년 벽암 스님에 의해 복원되었다고 한다. 혜거 스님이 모셔온 유형문화재 151호 석가여래철불좌상이 있는 사찰로 한국불교의 太古宗이며, 현재의 주지 스님은 보현(普賢) 스님이라고 한다. 전라남도 임실군 관촌면 도봉리에도 道峰寺 라는 사찰이 있다고 한다.
※ 雲溪寺에 대한 기록
나식의 문집인 長吟亭遺稿에는< 題雲溪寺>로 소개되어 있는데 이 운계사는 경기도 파주 紺岳山에 있는 절로 소개되어 있으며, 이 운계사와 관련이 되는 내용이
유운계기(遊雲溪記) <미수(眉叟) 허목(許穆)의 문집인 《기언(記言)》>에 소개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530년 간행. 〈동국여지승람〉을 새로 증보하여 만든 조선 전기의 전국 지리지>
에는 경기(京畿) 적성현(積城縣)을 비롯하여 전라도(全羅道) 화순현(和順縣),
황해도(黃海道) 문화현(文化縣) 등에 운계사(雲溪寺)라는 불우가 있다고 소개되었고,
운계사에 대한 시문도 많이 있다. 다음의 시문은
추강 남효온(南孝溫:1454~1492)의 문집에 실린 雲溪寺라는 시이다.
<< 운계사(雲溪寺)에서 밤에 묵다 <雲溪寺夜宿>>>
서산의 상쾌한 기운에 나그네 잠 못 들고 / 西山爽氣客無睡
낙엽이 사립문 메워서 문을 닫지 않는다네 / 落葉塡扉不閉門
종이 이불에 한기 생길 때 산비가 그치니 / 紙被生寒山雨歇
뜰 가득한 차가운 달이 흰빛 분분히 뿌리네 / 滿庭寒月白紛紛
生寒= 夜深’으로도 표현. < 한국고전 번역원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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