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숨결/문정공파 종중

하옥. 김 좌근 (金左根)의 가을 잎(秋葉추엽)

백촌거사 2013. 1. 14. 09:27

  

秋葉(추엽)------------------

가을 잎

김 좌근 (金左根)

1797(정조 21)~ 1869(고종 6).

자는 경은(景隱), 호는 하옥(荷屋). 영안부원군 조순(祖淳)의 아들이고,

순조비 순원왕후(純元王后)의 동생이다

 

秋葉紅於錦 가을 잎은 비단보다 더욱 붉었고

寒禽似授겨울새에 옷 입혀 준 것 같구나.

兒童皆艶羨 아이들 예쁘다고 부러워하며

爭道久無다투며 오래도록 길 안 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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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노트>

가을이 되어 울긋불긋 온 산천을 물들이는 화려함을 바라보며 동심 같은 서정적인 분위기다. 비단이라는 보조관념을 끌어와 눈부신 가을의 서정을 담고 있다. 가을 잎 속을 날아다니는 새들이 화려한 가을 잎에 동화된 모습을 옷을 입혀 주었다고 하였다. 아이들뿐이겠는가. 어른들도 화려한 가을 단풍에 동화되어 탄성을 부르짖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돌아갈 줄을 모르고 환호하고 깔깔대며 나뭇잎 아래서 웃고 있는 그런 동심을 화자도 잠시나마 한가롭고 여유로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온갖 복잡한 세속에서 벗어나 눈부시게 화려한 단풍에 깊숙하게 빠져가고 싶은 심정이다.

衣: 단풍 寒禽: 단풍에 물든 모든 자연. 童: 순진무구한 동심. 세속의 번뇌를 전혀 모르는 순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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於: 개사 비교< 형용사++ 명사>

苛政猛虎<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蠻船着水疾矢<물 위의 왜선이 화살보다 빠르고 >

於:------

개사로< 처소, 방향, 시간, 소재. - 로부터,- 에게, 원인. 피동>

寒禽:가을에 북쪽에서 날아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다시 북쪽으로 날 아가서 번식하며 여름을 나는 철새. 겨울새 , 한조(寒鳥)동조 (冬鳥)

古木寒禽作弔客 <고목 위의 차가운 새 조객 노릇 할 것이고>

野水寒禽夕照中 <들 물과 찬 새가 석양 속에 보이네. >

 

授衣: 겨울옷이나 겨우살이를 준비함.

艶羨: 남의 좋은 점을 부러워함. 물든 나뭇잎에 대한 찬탄이다.

好事中州空艶羨<중국 것만 좋다 하여 부질없이 그리 마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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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변--------

조 두순(趙斗淳:1796(정조 20)~ 1870(고종 7)이 쓰신 묘비에는

<관향: 양주(楊州). 자: 원칠(元七), 호: 심암(心菴)> :정원용(鄭元容)·김흥근(金興根)·김좌근(金左根)과 함께 삼정이정청(三政釐政廳)의 총재관(摠裁官)

흔히 하옥대감(荷屋大監)으로 불려지는 諱김 좌근(金左根) 선조님의 시특징을 다음처럼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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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號 荷屋 居平喜讀史

詩則淸警幽澹 取材近而爲 旨遠類 非專門者 所可能也

공은 하옥이라 자호하였으며 평생에 역사서 읽기를 좋아하였다. 시는 맑고 그윽하고 담담하였는데, 비근한데서 재료를 취하였어도 뜻은 높아 시의 전문가들도 따를 수 없을 정도였다.

淸警幽澹 청경유담: 소재의 선택이나 표현이 맑고, 그윽하고 담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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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안동 김 씨 세도 정치의 핵심인물>이라고만 나열되었을 뿐,

가문에서도 <荷屋遺稿> 라는 시집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학계에서도 정치적인 인물, 역사적인 인물로서는 오르내리고 있지만 시문으로서 평가를 하거나 연구를 한 서적이 거의 없다. 가문의 후손으로서 무척이나 부끄럽다. 하옥 선조님을 연구한 번역이 된 시문집을 본 적이 없다.

어느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荷屋 선조님의 수선화 시 1 편이 인터넷에 소개된 것이 있어 무척이나 반가웠다.

金左根 수선화------------------------------------

氣味高爭富貴家: 기품과 풍미는 고상하여 탐스런 꽃들과 다툴 만하지만

自持寒素去繁華: 한미하고 소탈함을 자처하여 화려한 꽃들과 거리를 두어

窓前葆得春風滿: 창 앞에 소롯이 자라 봄바람 가득 채워주는데

想見仙山一種花: 생각해보면 신선이 사는 산속에서 옮겨 왔겠지

이 당시 많은 문인들이 수선화를 노래한 작품들이 참으로 많았다. 풍고, 황산 선조님의 작품에도 수선화를 노래한 작품이 있다.

다음에 수선화를 소개할 때 필자의 새로운 해석도 담아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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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김씨 세보 기록< 권 5 임술보>

23 세 김 좌근 (金左根)

자: 경은(景隱) 호: 하옥(荷屋)

1797(정조21정사)12.41869(고종 6기사)4.25 향년:73세

족보에는 정조를 정종으로 기록

1819기묘(己卯) 생원(生員) 1838무술(戊戌) 문과(文科) 영상(領相)

1863계해(癸亥) 12 月 승신정황후(承神貞皇后) 명(命) 봉영(奉迎) 고종(高宗) 우(于) 운현(雲峴) 잠저(潛邸)입승(入承)대통(大統)입(入)기사(耆社)

 

시호(諡號): 충익(忠翼)사군진절(事君盡節)왈(曰)충(忠)

사려(思慮)심원(深遠)왈(曰) 익(翼)

정경부인(貞敬夫人) 해평윤씨( 海平尹氏)

1795(정조19을묘) 1858(철종9무오) 2.11 향년:64세

증(贈)이판(吏判) 치승(致升) 증(贈)참의(叅議) 익렬(翊烈) 증조 음지사(蔭知事) 창동(昌東) 외조 김이영 (金履鍈) 본종인(本宗人)

이천(利川)소일(素逸)간좌(艮坐) 합폄(合窆) 표(表) 영상(領相) 조두순(趙斗淳) 찬(撰) 삼종질(三從侄) 병국(炳國)서(書) 전면(前面) 대원왕(大院王)서지(書誌) 삼종질(三從侄) 병학(炳學)찬(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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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趙斗淳)이 쓰신 묘비 기록에는 <묘역>이 다음처럼 기록이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관악산 밑 서울 대학교 박물관 마당 뒤에 묘비만 서 있다.

月甲辰用形家說權厝于利川柏面金谷里夫人墓左八月庚戌合祔

即負艮原也 配貞敬夫人海平尹氏 贈吏叅致升女無育

6월 갑진일에 지사의 말에 따라 이천 백면 금곡리의 부인묘 좌측에 잠시 묻었다가, 8월 경술일에 합부하니 간좌원이다. 배위 정경부인 해평 윤씨는 이조참판으로 증직된 윤치승의 따님인데 아들이 없었다.

 

지금은 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대학교 박물관 밖의 마당에 묘비와 망주석, 그리고 장명등이 놓여 있을 뿐이다. 다시 돌아갈 수는 없으리라. 경기도 민속자료 12 호로 김 좌근 고택(金左根古宅)이 정해졌다.

2006년 4월12 일 묘역이 훼손되는 이야기가 <보현당>이라는 분의 블로그에 소개되어 있다.

http://madangca.blog.me/30127588901 보현당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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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墓碑에 기록이 된 荷屋 선조님성품>

生平 不能善乎 謔 視嫚媟捷給 心口不相應者 病之若夏畦

<생평 불능선호 학 시만설첩급 심구불상응자 병지약하휴>

평생에 희롱하거나 거만하거나 재치가 넘치는 짓은 하지 않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은 것을 여름날 뙤약볕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힘들게 여겼다.

☞ 生平 평생 농담함 嫚媟 거만함 捷給 말대꾸를 민첩히 하는 것

心口不相應: 마음과 말이 맞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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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宗 6年(1869 己巳 ) 4月 25日(丁卯) -조선왕조 실록의 기록

領敦寧府事金左根卒。 敎曰: “此大臣, 卽予奉迎元輔也。

貞亮之姿, 公平之操, 寡人之倚毗, 朝野之欽服, 非但爲處地之自別而已。

不幸病淹, 久未相見,

[奉迎] 귀인 또는 존경하는 사람을 받들어 맞이함

[元輔] [역사] 조선 시대, 의정부의 으뜸 벼슬. 정일품(正一品)의 품계로 서정(庶政)을 총괄하는 최고의 지위이다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 김좌근(金左根)이 죽었다.

전교하기를,

“이 대신(大臣)은 바로 내가 봉영(奉迎)한 영상이다. 바른 몸가짐과 공평한 지조에 대해서는 과인이 의지하였고 조야(朝野)가 우러러 복종하였으니, 그의 처지가 특별하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불행히도 병 때문에 오랫동안 만나보지 못하였다.

< 조선왕조 실록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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