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촌의 낭만/사진

서울 남산의 이 퇴계(退溪) 동상에 쓰인 글

백촌거사 2013. 9. 4. 20:39

 

         서울 남산의 이 퇴계(退溪)

                    동상에 쓰인 글

 

                                                                    글쓴이: 박 종홍(朴鐘鴻) 글씨: 김 기승(金基昇)

                                                                    동상은 1970년 10월 20일 세움

 

 

웅숭깊고 정밀한 것은 선생의 학문이요

분명하고 간곡한 것은 선생의 가르침이다.

 

앎도 행함도 처음부터 끝까지 속속들이 공경의 자세 하나로 밑받침하는 데 교학의 근본을 두셨다.

타고난 성품이 순수하고 진실 되어 제자들을 정성껏 이끌어 계발하시니 문하에 명현들이 뒤를 이어 나왔다.

 

고명한 이름이 일찍부터 널리 들리었으되 70평생의 마지막까지 자기의 학설 속에 잘못을 고백하고 고치기에 용감하였다.

 

학문하는 사람들에게 남겨주신 값진 본보기다.

 

벼슬살이를 즐기지 않았으나 국은에 보답하는 일념에서 심혈을 기울여 지은 글들을 임금께 올리니 나라를 근심한 경륜이요 유학의 진수이었다.

 

품격 높은 선생의 글은 자자구구가 몸소 느끼고 깨친 참의 발로요 따사로운 마음씨가 스며 흘러 저절로 사람을 감복케 한다.

 

선생은 경상도 안동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돌아가셨건만(1501~1570) 멀리 일본의 선비들마저 선생을 신명같이 존숭하여 명치시대에까지 정신적 길잡이로 받들었다.

 

선생은 동방의 빛이요 길이요 우러러 본받을 스승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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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노트>

이 글은 동상 뒤쪽에 가로 글씨로 모두 15 줄로 씌어 있었다. 70 년 대 박종홍 철학 박사가 쓰신 글인데, 가까이 가서 그 내용을 보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어 디카로 찍어 가지고 와서 읽었다. 문투는 그 당시 교육 헌장을 쓰신 분의 글이라 표현이나 어휘도

그 분의 문장 냄새가 보였다.

 

웅숭깊고:매우 깊고 넓다

교학(敎學):교육과 학문을 아울러 이르는 말

계발(啓發):재능이나 정신 따위를 깨우쳐 열어 줌

고명(高名)하다 :이름이나 명성이 높다.

고명(高明):품위와 수준이 높고 현명함. 식견이 높고 사리에 밝음.

경륜(經綸):큰 포부를 가지고 어떤 일을 조직적으로 계획함. 또는 그러한 계획이나 포부

세상을 다스림.

진수眞髓:사물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부분.

신명같이 흥겨운 멋이나 기분. 신명(神明) :하늘과 땅의 신령 . 사람이 신령스럽고 이치에 밝다. 존숭(尊崇): 높이 받들어 공경하고 숭배함

자자구구(字字句句): 낱낱의 글자와 낱낱의 글귀

명치시대(明治時代 )일본 명치시대(1868~1912) 메이지 천황의 통치를 가리키는 이름

 

이황(李滉, 1501년< 연산군7년 신유> 음력 11월 25일

1570년<선조3년 경오> 음력 12월 8일

자는 경호(景浩) 호 도옹(陶翁), 퇴계(退溪) (퇴거계상[退居溪上]의 줄임말)·퇴도(退陶)·도수(陶叟), 본관은 진보(眞寶) 혹은 진성(眞城)이며, 시호는 문순(文純)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 등 주리론적 사상을 형성하여 주자 성리학을 심화․발전

도산 서원을 설립, 후진 양성과 학문 연구에 힘썼다.

작품에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저서에 《퇴계전서(退溪全書)》 등이 있다.

 

 

선생은 동방의 빛이요 길이요 우러러 본받을 스승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