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교수님 교실/정민 교수 漢詩의 멋

최사립(崔斯立)의 기다림 (待人)----- 과천의 최사립 정문

백촌거사 2014. 1. 7. 14:50

 

-----------------------------------------------------------------------------------------------------------------

 

                           기다림

長亭晩은 -長程畔 으로도 기록,

천수문 앞에는 버들개지 날리는데

술병 하나 차고 와서 돌아올 벗 기다린다.

지는 해에 눈 빠져라 장정(長亭)은 저물어도

하많은 행인들 다가서면 아니어라.

 

 

天壽門前柳絮飛 一壺來待故人歸

천수문전류서비 일호래대고인귀

眼穿落日長晩 多少行人近却非

안천낙일장정만 다소행인근각비

-최사립(崔斯立, 고려 충숙왕 때), 〈기다림(待人)〉

 

 

천수문(天壽門) : 개성 동쪽의 천수사(天壽寺)의 남문. 개성을 나서는 길목이라 모든 배웅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 유서(柳絮): 버들 솜. / 고인(故人): 오랜 벗. / 안천(眼穿): 눈이 빠져라 바라봄. / 장정(長亭): 예전 매 10리마다 국가에서 여행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세워둔 정자.

 

 

【정민교수의 감상평설】---------------------------------------------

버들 솜이 눈처럼 날리는 늦은 봄날, 천수 문에 나와 정자 위에 올라앉았다. 오늘은 틀림없이 오지 싶어 그를 기다린다.

곁에 술병 하나 가득 채워 놓아두고서 저편 길 끝에 시선을 고정한다. 녹음이 짙어 와도 내 눈엔 보이지 않는다. 버들 솜이 흩날려도 아무 상관이 없다. 눈이 빠지도록 길 끝만 바라본다.

저 길 끝에 한 사람이 가물가물 나타나면 내 숨이 가빠진다.

두근두근 하다가 심호흡 한번 하고, 긴가 민가 하다가 안타까운 한숨만 쉰다. 막상 다가와 보면 엉뚱한 딴 사람이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을 숨이 가빴다 말았다 한다. 이제 날이 저문다. 그리운 이여! 언제 올 텐가?

------------------------------------------------------------------------------------

흰마을 노트

1.동문선에 실림---- 金達鎭 국역- <고전번역원 인용>

천수문 앞에/ 버들개지 날 때 / 天壽門前柳絮飛

술 한 병 /가져 와서 /고인을/ 기다리네. / 一壺來待故人歸

눈은 /지는 해에/ 뚫어지고 /긴 길은/ 저물었는데 / 眼穿落日長程晩

다니는/ 사람들/ 가까이 오면 /그 사람/ 아니어라 / 多少行人近却非

필자의 견해로는 일정한 운율의 리듬이 없어 읽는 맛을 잃게 된다. 일반적으로 7 언 시는 34(43)/43(34)/34(43)/43(34)의 4 음보 리듬이 좋다. 7, 5조의 리듬을 담아 3 음보로 읊어도 좋다.

2. ★東文選 정편(正編)- 1478(성종 9)년에 서거정(徐居正) 편찬

속편(續編)-1518(중종 13)년에 신용개(申用漑), 김전(金詮) 등이 편찬

1713(숙종 39)년에 대제학(大提學) 송상기(宋相琦) 등이 개편

------------------------------------------------------

 

3. 孫 宗燮 선생님께서는 다음처럼 번역을 하시다.

버들개지 /날리는 길목/, 술병 놓고/ 기다릴 제

해 저문/ 먼 모롱이 /아득히/ 뚫어보면,

번번이/ 틀림없던 임/ 다가올수록/ 아니어져라 !

‘天壽院’천수원이라는 다른 시도 보인다.

連天草色碧煙昏 滿地梨花白雪繁

此是年年離別處 不因送君亦銷魂

하늘에 /연한 풀빛/ 이내랑 /아스라하고

땅에 가득 /지는 배꽃/ 우수수/ 눈보란데,

여기/ 해마다 /이별 /잦은 곳

내 임 보냄 /어니어도/ 이리 /서러움이여 ! 孫宗燮 국역

                                                                          <옛 詩情을 더듬어 132 쪽에 실림 인용>

-----------------------------------------------------------------------------

4. 眼穿落日長晩< 대동시선 ‖ 眼穿落日長晩< 동문선>--

정민 교수님은 대동시선에 실린 작품을 바탕/ 번역원은 동문선 에 실린 작품을 바탕으로 함

亭:예전 매 10리마다 국가에서 여행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세워둔 정자.

程: 긴 길. /손 선생님깨서는 <먼 길 먼 路程 멀리 내다보이는 길>로 해석 晩은 長程畔으로 읽으심- 畔은 道畔 길 또는 길섶

畔은 靑丘風雅에 畔으로 기록. 落日과의 중복으로 晩을 취하지 않음

-------------------------------------------------------------------------------------

5. 시어의 이해

천수문(天壽門): 天壽院- 在 城東卽 天壽寺古址

성 동쪽에 있으니 곧 천수사(天壽寺) 옛터이다

<高麗五百年迎賓送客之址>- 고려조 5 백년간에 손님을 맞이하고 보내던 곳이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개성부 상(開城府上)> 기록

천수문(天壽門) 앞에 버들개지 나는데,

술 한 병 가지고 와서 친구 돌아오기를 기다리네.

눈이 뚫어지게 저 멀리 석양녘 한길 가 바라볼 제,

많고 적은 행인들 가까이 오면 그가 아니네.’ 라고 해석

동국여지승람에는 長亭晩이 -長程畔으로 기록.

천수사 문전의 봄 경치 얼마나 좋으랴 / 天壽門前景特奇

 

柳絮: 버들개지. 버들솜. 버들강아지. 눈발의 시어

늦은 봄에 솜같이 흩날리는 버들개지

버들개지 : 눈밭을 형용하는 시어(詩語)이다. 진(晉)나라 사안(謝安)이 눈 내리는 광경을 비유해 보라고 했을 때, 조카인 사랑(謝朗)이 “공중에다 소금을 흩뿌려 놓은 것 같다.”고 하자, 질녀인 사도온(謝道韞)이 “그것보다는 버들개지가 바람에 날린다고 하는 것이 좋겠다.[未若柳絮因風起]”고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世說新語 言語》

 

소식(蘇軾)의 설시(雪詩)에 “어사는 시구 아름다우니 그림 그릴 만하고[漁簑句好眞堪畫] 유서는 재주 높으니 소금을 말하지 않았네[柳絮才高不道鹽]” 어사란 고기잡이가 도롱이 쓰고 있다는 뜻으로 당(唐) 나라 도관낭중(都官郞中)이었던 정곡(鄭谷)의 설시(雪詩)에 “강 위에 해질 무렵 그림 그릴 만한 곳에 이르니[江上晩來堪畫處] 고기잡이 도롱이 걸치고 집으로 돌아가네[漁人披得一簑歸]” 라고 읊은 것을 가리키며,

 

비는 하늘하늘 버들강아지 날기를 재촉하고 / 空濛催柳絮

가볍고 엷은 버들솜 미친 듯이 나부끼누나 / 輕薄柳絮飛狂顚

 

一壺 : 한 병 술 한 병을 말함.      來待: 마중을 나와서 기다림

안천(眼穿): 1 )애타게 기다리다

2) 눈이 빠지게 기다리다 3) 간절히 바라다 穿뚫을 천

眼穿腸斷: 눈이 빠지고 애가 끊어짐 -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의 표현.

望眼欲穿。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다 =眼欲望穿

形容盼望 간절히 바라다 봄=腸欲盼斷

相思之極。 간절한 그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