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진에서 동쪽으로는 남한산성이 아파트 숲에 가려 있다.
송호정이라는 정자가 서 있다.
울창한 송림이 보여지고 있다.
松坡舟中 송파주중 -----------------
김 유근
송파나루 배 안에서
옛 나루터에서 배 타니
몸과 마음 편안하고,
시원스러움에
낮 더위 씻겨 지네.
산빛 모두
빗기운 머금었고,
물기 더불어
바람도 불어와
비춰지는 햇살에
온몸이 맑아지네.
옷깃 풀어 헤치니
온갖 근심 부질없구나.
숲 속 저녁 햇살에
근심들 없어지며,
안개 속
먼 성가퀴 바라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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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渡乘舟穩 ( 고도승주온 )
淸凉滌午烘 ( 청량척오홍 )
山光全帶雨 ( 산광전대우 )
水氣半含風 ( 수기반함풍 )
照髮通身净 ( 조발통신정 )
披襟百慮空 ( 피금백려공 )
莫愁林日暮 ( 막수임일모 )
粉堞望烟中 ( 분첩망연중 )
<<황산 유고. 양평군 친환경농업박물관 소장 자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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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渡건널 도穩평온할 온滌 씻을 척烘 횃불 홍帶띠 대净찰 정披열 피
襟옷깃 금堞 성가퀴 첩
▶ 단어 이해
古渡 고도 : 옛 나루터를 건너감. 穩 온 : 몸과 마음이 평안한 상태. 午烘 오홍 : 여름의 뜨거운 햇살 照髮 조발 : 햇볕이 머리에 비춰짐. 披襟 피금 : 옷깃을 풀어 헤침.
莫愁 막수 : 근심이 없는 것. 粉堞 분첩 : 석회로 바른 성가퀴. 성가퀴: 성위에 낮게 싼 담.
◀ 분석 감상이해
한강의 지류 송파진 (松坡津)에서 어느 여름날 배를 타고 멀리 바라보이는 남한산성 성첩을 바라보면서 세속의 모든 근심을 털어내고 싶은 한가로운 낭만의 서정을 담은 시다.
穩 이라는 시어에는 세속적인 모든 근심을 잊어버린 몸과 마음의 평온해진 상태를 말한다.
가장 평온해진 상태에서 낮 무더위를 강바람에 씻고 시원하고 상쾌함을 맛보는 즐거움이 한껏 돋아나 보인다. 배를 타고 지나가는 여름 날 해질녘 온몸이 맑고 상쾌해진 서정을
通身净 한 마디로 담았다.
< 1.2 행 >: 배를 탄 시간과 심정 ---- 안온한 마음. 낮 더위를 씻어냄.
< 3.4 행 >: 배 위에서의 날씨 상태. ---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어옴-- 상쾌한 자연 모습
< 5.6 행 >: 배위에서의 느낌 --- 시원스러움. 세속적 근심 잊음.
< 7.8 행 >: 베위에서의 느낌.--- 남한산성 바라봄. 탈속의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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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진 (松坡津)
송파(松坡)는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언덕이었다.
송파진은 津 (나루 진) 또는 鎭 (진압할 진) 으로도 쓰며,
나루이면서 군대주둔지였다고 한다. 진경산수(眞景山水)화의 대가인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의 <송파진> 그림에서 옛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지금은 송파대로로 갈라진 동호에서 송파나루터 (松坡 津址 송파 진지)란 표석(1989.12.30)이 하나 서 있을 뿐이다. 동쪽으로 멀리 남한산성이 보여지고 있다. 송파라는 지명에 대해서는 옛 기록을 보면 물살이 빠르지 않았던 연파곤(淵波昆)을 나루터로 하겠다는 경기관찰사의 요청에 의해서라고 한다. 연파곤이 소파곤- 소파리- 송파진으로 변형된 것이라 한다. 그리고 어부가 한강변에서 고기잡이 하던 중 낮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울창한 소나무가 서 있었던 언덕 한쪽이 패어 떨어져 잠에서 깨어난 후에 송파라고 불렀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 김유근의 부친인 김조순의 시에도 송파나루를 소재로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김 조순金祖淳 1765(영조 41)~1832(순조 32). --------
아호:풍고(楓皐) 영안부원군(永安府院君) 시호: 충문(忠文) 순조의 왕비인
순원왕후(純元王后)의 아버지. 문집: 풍고집 (楓皐集)
松坡待渡 송파대도/ 송파진에서 기다리며 ---------
松坡鎭北大江流 송파진북대강류/ 송파나루 북쪽으로 큰 강 흐르고
碧柳毵毵罨小樓 벽류삼삼엄소루/ 푸른 버들 축 늘어져 작은 누각 덮었네.
落日含沙情自急 낙일함사정자급/ 해 지자 함사정에 스스로 마음 서두르니
向來風景宛今愁 향래풍경완금수/ 지난 풍경 그대론데 이젠 정말 근심되네.
< 풍고집 5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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毵毵 삼삼: 축 늘어져 있는 모양. 털길 삼, 축 늘어질 삼
罨 그물 엄 含沙 함사 : 중국 남쪽에 있는 한 괴물이 모래를 머금고 사람의 그림자를 쏘면 그 사람은 병이 나서 죽는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음험한 수단으로 남을 해치는 소인을 이르는 말.
含沙 射影(함사사영)
含(머금을 함) 沙(모래 사) 射(활 쏠 사) 影(그림자 영)
동한(東漢)시대 서기 100년경에 허신(許愼)이 편찬한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전설 중의 괴물을 뜻하는 역(或) 이라는 글자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해설에 따르면, 역 이라는 괴물은 자라의 모습인데 다리는 셋뿐이고, 입김을 쏘아 사람을 해친다고 한다.
청대(淸代)의 왕균(王筠)이라는 학자는 이 或자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다음과 같은 주석을 달았다. 일명 사공(射工), 사영(射影), 축영(祝影)이라 한다. 등은 딱딱한 껍질로 되어 있고 머리에는 뿔이 있다. 날개가 있어 날 수 있다. 눈은 없으나 귀는 매우 밝다. 입안에는 활과 같은 것이 가로로 걸쳐 있는데, 사람의 소리를 들으면 숨기운을 화살처럼 뿜는다. 물이나 모래를 머금어 사람에게 쏘는데(含沙射人), 이것을 맞으면 곧 종기가 나게 되며(中卽發瘡), 그림자에 맞은 사람도 병이 나게 된다(中影者亦病). 含沙射影(모래를 머금어 그림자를 쏘다) 이란 암암리에 사람을 해치는 것 을 비유한 말이다. 이는 떳떳치 못한 수단으로 남을 해치는 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중국어 사전엔 다음처럼 풀이가 되었다.
含沙射影 hánshā-shèyǐng 〖attackbyinnuendo;makeinsinuations〗据传说:水中有一种叫蜮的怪物,看到人影就喷沙子,被喷者害病,甚至死亡。后用来比喻耍阴谋,暗中攻击,陷害别人
向來 향래 :이전부터 현재까지 여태까지 宛 완연하다=전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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