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유고 초고본/황산유고 시 모음

秋夜 추야

백촌거사 2007. 8. 10. 23:43

秋夜 추야---------------------

가을 밤

殘月生簾外 새벽달은 발 밖에 떠 있고,

잔월생렴외

輕颸入座 가벼운 바람 내 앞을 스쳐가네

경시입좌간

依微將曙樹 나무엔 아스라이 새벽이 밝아오며

의미장서수

寂歷己秋 가을 산은 고요하고 쓸쓸함이로다.

적력기추산

舊雨人何在 비 내려도 찾던 이들 어디에 있나.

구우인하재

新凉鴈共 서늘한 바람에 기러기들 돌아가는데

신량안공환

小軒成獨坐 난간에 혼자서 앉아 있구나.

소헌성독좌

忙處見吾 나만 한가로이 바쁜 곳 바라보네.

망처견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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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

발 렴 선선한 바람 시새벽 서기러기 안

♣ 내용 분석

( 1 -2 행 ) 새벽녘의 가을 정경( 서경 ) 달. 바람

( 3 - 4 행 ) 가을의 외경-- 나무. 산---------자연의 서경

( 5 -6 행 ) 친구에 대한 그리움

( 7 -8 행 ) 자신의 한가로움과 외로움-------- 자연 속의 서정

 

 

☞ 감상 노트-----------------------------------------------------------------------------

잠시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스스로 전원으로 돌아와 마음 속 오가는 지난 시절의 그리움과 현재의 외로움을 그리고 있다.

새벽녘까지 잠 못 이루며 가을 산 속에서의 쓸쓸함이 짙게 묻어 있는 시이다.

舊雨人何在 라는 말은 두보가 <장안의 여관에 머물 때 평소의 친구들이 전에는 비가 와도 찾아 왔는데 지금은 비가 오니 찾아오지 않는구나> 하는 고사를 차용한 듯하며 < 구우 >는 옛 친구를 말하고 있다.

지은이는 가을 산 모두를 자신의 외로움에 비겨 쓸쓸함으로 바라보고 있다. 날아가는 한 마리의 기러기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