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의 향기/안동가문의 산문 모음

선원仙源 김상용金尙容 의 서찰

백촌거사 2009. 1. 15. 12:57

 

 

          -------      선원 김 상용  -----       < 안동김씨 족보에서 촬영 >

 

 

선원仙源김상용金尙容의 서찰

 

                                                              김 상용(金尙容)

                                                1561년(명종 16) -1637년(인조 15)

                                                           자 : 景擇 호 : 仙源, 楓溪, 溪翁

                                                           시호 : 文忠

                                                           丙子胡亂 때 강화에서 殉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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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書披慰 卽日爲況如何

 相離已久 戀思如噎 此中依遣 只是一病子

 終謝不去耳 科場已迫 知有來也 白蠟良謝

 千萬不一

 癸巳 九月 十七日 病拙 不名

 尊仲氏二安 爲話戀意. <총 68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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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입을 피 목멜 일보낼 견밀 랍

※34쪽 11. <옛文人들의 草書 簡札 草書讀解시리즈 1 권>-

                                                                   <다운샘 출판사 인용>

국역-----------------------------------

전날에 보내주신 글을 보고서 위로되었습니다. 지금 형편은 어떠하신지요

--------<서두>

서로 헤어진 지 오래되어 그리운 생각으로 가슴이 미어질 듯합니다. 저는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病이라는 한 글자는 끝내 물리치려고 하여도 제 몸을 떠나지 않습니다. 과거 시험이 입박했으니 오실 줄로 알겠습니다.

보내주신 흰 초는 정말로 감사합니다.

---------------< 본문 >

여러 가지 말씀은 일일이 다 쓰지 못합니다.

계사년 <1593년 선조 26년> 9 월 17 일. 병든 못난 사람. 불명

추신: 형님 두 분은 모두 평안하시겠지요. 그립다는 뜻을 전해 주십시오

---------------< 결말과 추신>-------------------------

<학습 노트>-------------------------------

★제 가문 조상님의 서찰로 <다운샘 출판사>의 고마운 허가를 받아 싣게 된 것입니다. 풀이는 출판사의 책을 참고로 하여 필자 자신의 한문 학습을 위해 스스로 풀이를 해 본 것입니다. 초서도 공부해 보는 즐거움을 얻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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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내용의 요약 >-------------------------------

편지의 수신인은 알 수가 없으나 매우 절친했던 사람인 것 같다.

30 대의 나이이면서도 늘 병을 붙들고 사는 자기의 못남을 한탄스러워 하였고, 상대방이 위로를 보내주고 초를 보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편지이다.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깊은 서정이 보인다. 戀思如噎와 爲話戀意 등의 구절로 보아 글쓴이는 아주 곡진하고 섬세한 정감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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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書 :지난번의 편지

상자에 있는 지난날의 편지 얼굴을 대한 듯하고 / 前書在篋疑顔色

披慰: 입을 피. 위로할 위. 위로를 받았다.

        다음처럼 다양한 표현의 형식이 보인다.

披慰滿襟 披慰何量 不勝披慰 披慰十分 披慰之深

披慰益深 披慰之深 披慰良深 燈下披慰 披慰不淺

披慰可喩 披慰之至 披慰如濯 披慰披慰 披慰萬萬 披慰次面

披慰不可言 披慰無已 披慰亡量 披慰之私 遠書披慰不已

披慰不自已 長弟披慰 披慰亡已 披慰至今 披慰之極

披慰倍切 披慰之幸 披慰欣豁 披慰則多 披慰覺一倍矣

披慰難量 披慰實多 披慰不容喩 披慰良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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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書披慰 卽日爲況如何

전에 보내주신 글에 위로되었습니다. 지금 형편은 어떠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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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 인사말을 건네고, 상대방의 안부를 물었다.

편지글의 첫 인사말.

爲況-- 일의 상황. 형편. 상대방의 안부를 물어보는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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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思如噎 此中依遣

그리운 생각에 가슴이 미어질 듯합니다.

저는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噎목멜 일 遣 보낼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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依遣 의견- 이럭저럭 보내고 있다.

⦁此處依遣 老父依遣 此中依遣 一切依遣 此間依遣 弟亦依遣

⦁此中依遣矣 此間皆依遣 吾亦依遣耳 此閒依遣矣 此間亦依遣無他

⦁此間一味依遣耳 余依遣 此間依遣誦書

▼ <噎> 의 실례------------------------

열(噎) 먹은 것이 목구멍에 막혀서 기가 통하지 않는 것이다.

⦁듣고 나니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아라 / 聽終辭絶心如

⦁이따금 음식에도 목이 메었소 / 往往食亦

⦁너무도 기쁨에 겨워 / 失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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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들도 있다.

곡(哭) 큰 소리로 우는 것이다.

읍(泣) 아주 작은 소리로 울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훤(喧) 서러운 소리로 끝없이 우는 것이다.

흠(欦) 음은 흠(欠)인데, 웃음을 머금은 것이다

신(哂) 미소(微笑)이다.

완이(莞爾) 빙그레 웃는 것이다.

신(㰮) 음은 신(辰)인데, 손가락질하며 웃는 것이다.

호로(胡盧) 입을 가리고 웃는 것이다.

홍당(哄堂) 한 자리에 모인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웃는 것이다.

역(㖪)괵(嘓) 크게 웃는 모습이다.

거(噱) 끝없이 크게 웃는 모습이다.

얼(噦) 기(氣)가 결핍되어 목구멍에서 나는 소리이다.

해(咳) 담(痰)은 없이 소리만 나는 기침이다.

수(嗽) 소리가 없이 담(痰)만 나오는 기침이다.

희(噫) 배불리 먹고 기가 충만하여 나는 소리이다.

악(嗌) 슬퍼서 목이 메는 것이다.

현(哯) 소아(小兒)가 젖을 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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終謝不去耳 끝내 물리치려고 해도 몸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科場: 과거를 보는 장소. 여기서는 <과거 시험> 이란 의미로 쓰임.

科擧란 옛날 문무관을 등용하던 시험.

白蠟백납: 흰 초.

蠟- 밀 랍/ 밀초랍

벌똥.곧 꿀찌끼를 끓여서 짜낸 기름.

이것을 재료로 초를 만들었다.

蠟屐- 밀을 발라 반들반들하게 한 나막신/ 蠟淚- 촛농을 눈물에 비유함,

蠟花- 촛불. 蠟燭-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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良謝: -- 진정으로 감사하다는 말.

盛惠良謝 良謝至意 惠貺良謝 良謝良幸 良謝良謝

千萬不一

여러 가지는 일일이 쓰지 못합니다.

편지 말미에 쓰는 상투적인 표현.

같은 형식으로 다음과 같은 표현이 쓰이기도 하였다.

⦁餘不備狀式- 나머지는 이만 줄입니다

⦁餘不宣- 나머지는 이만 줄입니다

⦁不宣狀儀-- 이만 줄입니다

⦁不宣狀-- 이만 줄입니다

⦁姑此不宣- 우선 이것으로 줄입니다.

⦁略倩 不宣- 대략 이 정도로 하고 줄인다

⦁迫矄 不備- 날이 저물어 이만 줄입니다.

⦁餘不一- 나머지는 일일이 다 쓰지 못합니다

⦁餘不具式-- 나머지는 이만 줄인다

⦁不能一一- 일일이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餘不宣- 나머지는 이만 줄입니다.

⦁餘不多及- 나머지는 많이 언급하지 않는다.

⦁眼昏潦草- 눈이 침침하여 대충 씁니다

⦁姑謝不具 維- 일단 이만 줄입니다

⦁不備- 이만 줄입니다. 不究- 이 만 줄입니다

⦁不具他儀- 이만 줄입니다

⦁姑不備-- 이만 줄입니다. 不宣式--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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癸巳 1593년 선조 26 계사 33 세

이 편지를 쓴 연대.

연대로 보아 30 대에 쓴 필치로 필력에 힘이 솟아 있음을 느낀다.

30 대의 <선원>의 경력------------------------

연대

간지

나이

내용

1589

선조 22 기축

29

太學生을 거느리고 應旨 상소, 鄭汝立 모반 사건에 대해 논하다.

1590

선조 23

30

宣陵 參奉이 되다. ○ 10월, 增廣 文科에 급제하다.

1591

선조 24신묘

31

6월, 검열이 되었다가 곧 相避로 체직되다.

1592

선조 25 임진

32

양친을 모시고 春川, 加平, 楊根 등지로 피난 가다. ○ 9월, 江華에 들어가 仙源村에 寓居하다. ‘仙源’의 號가 여기에서 유래하다. ○ 兩湖體察使 鄭澈의 從事官이 되다. 계속해서 檢察使 金瓚의 종사관이 되다. ○ 10월, 還朝하여 곧 知製敎가 되다.

1593

선조 26 계사

33

5월, 병조 좌랑이 되다. ○ 9월, 이조 좌랑이 되다. ○ 10월, 還朝하다.

1594

선조 27 갑오

34

부인 權氏의 상을 당하다.

1595

선조 28 을미

35

1월, 이조 정랑이 되다. ○ 4월, 부수찬이 되다. ○ 6월, 直講이 되었다가 병으로 체직되다. ○ 接伴使 金睟의 從事官으로 天使를 수행하여 東萊에 가다.

1596

선조 29 병신

36

1월, 부응교가 되다. ○ 2월, 都元帥 權慄의 從事官이 되어 湖南으로 수행하다.

1597

선조 30정유

37

5월, 接伴使 張雲翼의 從事官이 되어 義州에 가다. 都督을 수행하여 서울로 돌아오다. ○ 9월, 問禮官으로 義州에 가다.

1598

선조 31무술

38

2월, 동부승지가 되었으나 相避로 체직되다. ○ 4월, 聖節使 로 京師에 가다. ○ 12월, 復命하다. 도중에 지체하였다는 사간원의 논박으로 파직되다.

1599

선조 32기해

39

2월, 형조 참의가 되었다가 좌부승지로 옮기다.

1600

선조 33경자

40

1월, 우승지가 되다. 이후 대사성, 병조 참의, 좌승지가 되다

< 한국 고전 번역원 자료 인용>

病拙 不名

病拙-- 겸사의 표현. 병이 들었다는 자신의 겸칭. 병이 들어 못난 사람이라 고 하였다.

不名- 편지 말미에 쓰는 말로 자신의 이름은 쓰지 않는다는 뜻

수신인이 신분이 낮은 경우에 사용함.

仲氏

형제 중의 둘째 사람을 가리킴.

伯氏- 맏형. 季氏- 막내.

이글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존칭으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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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간문의 원본 >-------------------------------------------

 

 

 < 30 대의 글씨에서 역동적인 운필의 힘이 보인다.>

                                               < 다운샘 출판사 책의 표지>

 블로그에 싣도록 허락해 주신 깊은 고마움을 전해 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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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선원 산소에 참배를 드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