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동 가문 시 모음/선원 김상용의 시 모음

선원 김 상용(金尙容)의 달밤 <月夜 偶吟 >

백촌거사 2009. 1. 18. 17:02

 

 

 

                           <손자 녀석이 찍은 가을의 만월>

 

月夜偶吟 월야 우음------------

                     달 밤

                                                           김 상용(金尙容)

                                                                              1561년(명종 16) - 1637년(인조 15)

 

蕭蕭風竹聲。쓸쓸한 바람에 스쳐가는 대나무 소리

錯訝松簷소나무 처맛가에 빗소리로 착각했네.

驚起忽開窓。놀라서 잠깨어 문득 창문을 여니

花枝月如 꽃가지엔 달빛이 이리도 밝구나.

쓸쓸할 소 섞일 착 의심할 아처마 첨놀랄 경

                                                                                    <문집 仙源遺稿上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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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풍죽성 착아송첨우 경기홀개창 화지월여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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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 이해>----------------------------------

<蕭蕭>: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말 우는 소리/ 물건의 소리./ 분 주한 모양/ 쓸쓸한 모양. 등의 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이 글에서는 쓸쓸히 들려오는 바람 소리를 표현. 蕭瑟과 의미가 상통. 蕭颯 <소삽>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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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비 추적추적 흠뻑 젖은 국화꽃 / 寒雨蕭蕭沾菊花

• 쓸쓸히 내리는 찬비 부연 밤 창문 / 蕭蕭寒雨夜窓虛

• 말 타고 가는 길 호젓하고 쓸쓸하오 / 征馬自蕭蕭

• 들과 하늘 고요하고 눈이 펄펄 내린다 / 野天寥廓雪蕭蕭

<風竹>: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 바람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대나무에 스쳐나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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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머금은 대나무 푸르러라 / 含風竹翠柔

바람이라 대 숲엔 가을 소리 요란쿠나 / 客堂風竹亂秋聲

가을바람에 대자리가 서늘해라 / 金風竹簟凉

바람 부는 대나무숲 사람을 보고 갸우뚱 / 一林風竹對人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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露竹

介然孤竹。生亦艱澁。天其憐之。露以濡濕。宜體天意。逢雪勿怯。

조촐한 외로운 대, 사는 것도 간구하다. 하늘이 이를 가엾게 여겨 이슬로 축여준다. 마땅히 하늘의 뜻을 받아서 눈을 맞더라도 겁내지 말라.

風竹

所貴於汝。節直而已。低昂不持。迺風所使。斯亦本空。孰披拂是。

너에게 소중한 것 그 무엇이냐. 절조가 곧은 것 뿐이로다. 젖혔다 숙였다하며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것은 바람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속은 비어있거니 누가 이것을 흔들어대나.

老竹

寧老而摧。節則安改。如玉之折。其貞尙在。葉大不隕。猶召淸籟。

차라리 늙어서 꺾일지언정 절조야 어찌 변할 줄이 있으랴. 옥은 부러진다 하여도 그 곧은 몸 그대로 있느니. 큰 잎은 지지 않으니 오히려 맑은 바람 불러들이네.

新竹

擘地而生。方苞錦皮。誰擢其頸。挺然其猗。干天亦可。高則易危。

흙을 터뜨리고 돋아날 적에 비단 같은 껍질에 쌓여있더니 누구가 그의 목을 뽑아당겼나. 솟아나온 그 모습 아름답고나. 하늘도 찌를 만치 자랄 수야 있지만 높아지면 위태하기 쉬운 법이라네.<東文選卷之五十一 贊 丁學士而安。掃與墨竹四幹。各作贊云>-- 번역원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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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錯訝>: 어긋남에 의아함을 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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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錯 :어긋날 착.그릇할 착.錯覺/錯過/錯誤/錯戾/ 錯認=誤認

訝:의아할 아 놀랄 아.驚訝/怪訝/疑訝/ 嗟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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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錯覺: 외계의 사물을 사실과는 다르게 지각하거나 감각함.

錯過: 잘못 지나감/ 錯誤: 착각으로 인한 잘못.

錯戾: 잘못 어그러짐/ 錯認: 잘못 인정함= 오인함.

驚訝; 놀라고 의심함/ 怪訝: 이상하게 여김. 의심함

疑訝:의심스럽고 이상함/ 嗟訝: 놀라고 감탄함

錯訝의 錯은 ‘사실과 어긋나다’는 뜻이고, 訝는 ‘의아스럽다’는 뜻으로 착각, 또는 오해 의 의미로 볼 수 있다.

錯訝의 錯 자의 훈고에는 "驚懼小心貌"가 있다.. (한어대사전 착 자 25번 훈고).

訝에는 "수상하게 여기다"라는 뜻이 있으며, '~인가'하고 갸우뚱하는 어감이 있다.

나그네가 흔히 잘못 찿아오나니 / 遊人多錯過

알고 보면 이런 꾀는 모두 잘못이지 / 此計儘錯誤

大運旣錯戾 二氣一錯戾 顚倒錯戾

올해엔 봄이 없었나 의심하네 / 誤認春光曠此年

錯訝涼秋九月時

錯訝葉間聲

傍人錯訝帽詹斜。

錯訝陽臺暮雨聲。

錯訝仙禽舞九韶。

錯訝雄城是岳州

錯訝紅塵染素衣。老枝交錯訝盤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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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통에서 술 거르는 소리로 잘못 알고는 / 錯認槽牀壓酒聲

남들이 잘못 나를 한가롭다고 할 걸세 / 傍人錯認謂予閑

몽롱함은 새벽 달이 구름에 낀 듯하고 / 錯認矇朧晨帶月

어부가 무릉도원인지 잘못 알까 싶네 / 漁舟錯認武陵源

개구리들은 참소식인 줄 잘못 알고서 / 蝦蟆錯認眞消息

갠 처마에 낙숫물 듣는 소리로 잘못 알았네 / 錯認晴簷濺溜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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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許>: 저와 같음. 이와 같음. 여차(如此)

여허다(如許多)-여허(如許)는 이와 같은.

여허다(如許多)는 이와 같이 많다는 뜻인데

허다(許多)와 같이 많은 수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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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저리도 좋은데 골짝 물은 이리도 좋구나/靑山如許好 澗水如許

세상 일 모두가 이와 같나니 / 看來世事渾如許

세상 일 무턱대고 이리 처리하다니 / 世事遽如許

날씨가 어찌하여 이 모양인가 / 氣候那如許

이런 인물 갑자기 어째서 이리 되어 / 斯人遽如許

모래톱 저 백조는 어찌 그리도 한가한고 / 沙邊白鳥閑如許

봄바람아 부질없이 왜 저리 길러냈냐/春風長得空如許

오호라 나도 이제 백발이 이 같으니/堪嗟白髮今如許

인간의 영고성쇠 이와 같건만/人代嗟如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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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적 이해 >---------------------------------

분석--------

< 1 행-- 기연>---------소슬한 바람에 스치는 대나무 소리

가을 밤 문밖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에 대나무가 흔들림-- 청각

< 2 행-- 승연 >------- 처맛가 빗소리로 착각

------------------------ 대나무 소리 듣는 서경 ----------

< 3 행-- 전연>----- 시상의 전환--- 창문 열고 문밖을 바라봄

< 4 행>--결연>----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는 서정

------------------------- 환한 달밤의 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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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충절의 강직한 삶 속에서도 이런 안온한 서정이 깃들어 있는 시이다.

시제의<月夜偶吟>에서<偶吟>은 우연히 읊다라는 뜻이다. 한 마디로 가을 달밤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이다. 서정적인 자아는 지금 소나무 아래에 있는 집의 방안에서 잠을 자다가 가을 바람에 스쳐가는 대나무 소리를 듣고 있다. 蕭蕭라는 단어를 통하여 가을 밤의 정밀스러운 분위기를 짐작할 수가 있다.

대나무가 흔들리는 소리를 처음에는 빗소리로 생각하며 <그럴 리가 없는데, 참으로 이상하다 . 가을밤에 무슨 비가 내릴 까>하는 의심을 가졌을 것이다. 창밖을 열기 전에는 그냥 그 들리는 소리가 대나무 스치는 소리, 아니면 빗소리로만 생각한 것이다. 머릿속 의아한 생각을 풀기 위하여 잠에서 일어나 창문을 여니 휘영청 밝은 달이 비추고 있었다는 서정을 노래한 것이다.

쓸쓸히 부는 바람 소리에 대나무 우수수 스쳐가고 , 환한 달빛이 비치는 가을밤의 서경을 통해 서정적 자아의 안온한 마음의 서정을 노래한 것이다. 花枝月如許를 <꽃가지가 달을 바치는 듯하네.>로 풀이를 하신 포상님의 풀이도 결국은 꽃가지를 통해서 바라보는 달빛의 환한 모습일 것이다.

如許의 풀이에는 그냥 일반적인 해석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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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시에 대하여 다음처럼 풀이들을 해 주셨습니다.

제 집 가문의 시에 대한 풀이를 해 주신 깊은 고마움을 드리며.

1. 포상님--- 현직 한문교사---------------------

달밤에 읊다

쓸쓸히 부는 바람에 대나무소리가

소나무 처마의 비인가 잘못 의심해

깜짝 놀라서 갑자기 창문을 여니

꽃가지가 달을 바치는 듯하네.

• 松簷:소나무 가지로 인 처마/ 許:들어주다, 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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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송기채 선생님---- 고전 번역원 교수

쏴~쏴~ 들려오는 풍죽 소리에

처마에 비 뿌리나 착각하고서

불현듯이 일어나 창문을 여니

꽃가지에 비친 달 휘영청 밝아

• 1. 風竹은 아래 松簷의 대구입니다. 松簷은 ‘소나무 밑의 처마’이고

風竹은 ‘바람에 휩쓸리는 대나무’이므로 風竹聲의 聲은 대나무 소리로 볼 수 있습니다.

• 2. 錯訝의 錯은 ‘사실과 어긋나다’는 뜻이고, 訝는 ‘의아스럽다’는 뜻으로 착각, 또는 오해 의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 3. 如許는 如此와 같습니다. 위 번역에서 ‘휘영청 밝아’라고 한 것은 ‘이와 같다’는 如此의 이면의 뜻을 밝혀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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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전 번역원의 어떤 분

대나무 숲 스치는 쓸쓸한 바람소리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인가 했네.

놀라 잠깨어 문득 창 열어 보니,

꽃나무 가지에 달 저리 밝네.

• 錯訝의 錯 자의 훈고에는 "驚懼小心貌"가 있습니다. (한어대사전 착 자 25번 훈고).

訝에는 "수상하게 여기다"라는 뜻이 있으며, '~인가'하고 갸우뚱하는 어감이 있습니다.

• 如許은 "이러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어 정황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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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충절 영원하여라>--- 덕소 석실 마을

 

                                                                                      <선원 조상 님의 산소>

                                                                            <선원 산소 오르는 길에 우뚝 솟은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