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적(李彦迪, 1491-1553)의 〈숲 속의 거처를 열 다섯 수로 노래함(林居十五詠)〉 여러 개의 연시 형태로 되어 있음.
청산 (靑山) 이 언적(李彦迪) 1491년(성종 22)- 1553년(명종 8) 자 復古 호 晦齋, 紫溪翁 본관 驪州 시호 文元 운천(雲泉)에 집을 짓고 세월만 깊었는데 손수 심은 솔과 대가 온통 숲을 이뤘구나. 아침 저녁 안개 노을 새 자태 끝없어도 다만 저 푸른 산은 고금에 다름 없네.
卜築雲泉歲月深 手栽松竹摠成林 복축운천세월심 수재송죽총성림 烟霞朝慕多新態 唯有靑山無古今 연하조모다신태 유유청산무고금 정민 교수 감상 평설 ----------------------------------------------- 자연 속에 집을 짓고 안개 노을을 바라보며 산다. 처음 들어올 때 심은 소나무와 대나무는 집 뒤로 어느새 숲을 이루었다. 아침나절 피어나는 안개와 서산에 걸리는 붉은 노을은 하루도 같은 모양이 없다. 내 삶도 늘 이런 새로움과 경이로 가득 찼으면 한다. 하지만 눈앞의 청산은 내가 처음 본 그때나 지금이나, 아니 몇 백 년 전이나 조금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나 또한 저렇듯 변치 않는 기상을 지니고 싶다. --------------------------------------------------------------------- <백촌 노트> 운천(雲泉) : 흰 구름과 맑은 샘물이 있는 승경(勝景)이라는 말로, 은자(隱者)의 처소를 말함. 연하 (烟霞): 안개와 노을 / 고요한 산수의 경치 연하고질(煙霞痼疾): 산수를 대단히 사랑하는 벽. 은거하는 일. 유유(唯有):오직 …해야만 이런 형식의 표현이 의외로 많다. • 해마다 오직 선영(先塋)에서의 모임이 있을 뿐 / 每年唯有會神扉 • 오직 하나 옛날 비석만이 / 唯有古碑在 • 삼각산 봉우리만 아스라이 날 보내네 / 唯有三峯遠送行
♣ 필자가 다음처럼 시조형식으로 내용을 담아 보았다.
구름 샘의 마을에 한 칸 집 집을 지어 솔과 대로 가꾼 숲이 숲 천지가 되었네. 물상은 모습 바꿔도 청산은 그대로다.
♣ 3음보의 리듬으로도 담아 읊어 보았다.
운천에다 집 짓고 세월 갔는데 손수 심은 송죽이 숲을 이뤘네. 아침 안개 저녁놀 모양 새로워 오직 저 푸른 산만 예와 같도다. -------------------------------------------------- ✳역시 한시의 번역도 운율적인 리듬이 있어야 그 맛이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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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숲의 산속에서 마음에 다가오는 그 상쾌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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