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晦卽事 庚午 춘회즉사 경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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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찬한(趙纘韓)
1572년(선조 5)- 1631년(인조 9)
자 善述 호 玄洲 본관 漢陽
특기사항 李安訥, 權韠, 任叔英 등과 교유
1630 경오년 善山府使로 머무시면서 交河의 정경을 그리워하시다.
인생 말년의 작품이라 와 닿는 느낌이 처연하다.
봄은 다 가고
버들개지 다 지고 제비들 훨훨 날고
비 온 후 서늘바람 엷은 옷에 스미네.
봄일 끝난 고향 땅 생각하고 있노니
벌들은 윙윙 돌며 장미꽃 앉았으리.
楊花落盡燕飛飛。양화낙진연비비
雨後輕涼透薄衣。우후경량투박의
想得故園春事了。상득고원춘사료
亂蜂來繞小薔薇。난봉내요소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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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이해】
善山 府使로 내려가신 후 일 년을 지내신 어느 늦봄에 고향 땅 交河를 상상하며 그리움을 담은 시다. 시제의 春晦란 봄의 끝을 말한다. 春晦卽事란 곧 봄이 다 가는 날에 눈앞에서 펼쳐지는 정경을 읊었다는 뜻이다.
봄을 알리는 전령사라는 버들개지가 다 졌고,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제비들의 울음소리. 보슬비가 뿌리고 난 후에 약간 몸에 스미는 서늘한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든다. 불현 듯 떠오르는 고향 땅의 정경도 이런 정취를 남기고 끝났으리라. 이제 초여름에 접어들겠지. 윙윙거리며 날아가는 벌떼들이
주위를 돌며 초여름을 알리는 장미꽃에 앉아 있으리라. 계절이 갈수록 더욱 더 그리워지는 고향의 그리움이 이 곳 선산 땅에 잔뜩 묻어있다.
봄의 소재들:楊花燕雨 /여름의 소재: 蜂 薔薇
【내용 이해】
1 행: 늦봄의 모습- 서경: 버들개지 날리고 제비 날다.
2 행: 바람이 몸에 스밈: 늦봄의 바람이 스미다 -찬 느낌.
3 행: 고향의 봄을 상상: 그리움 ----- 주제연.
4 행: 고향 모습에 대한 상상: 벌떼 날고 장미 핌- 첫여름
善山땅의 늦봄--- 고향의 봄-- 그리움- 달려가고 싶은 모습.
【시어 이해】-----------------------------------------
楊花落盡: 楊花 버들 꽃. 버들개지 유서(柳絮) 버드나무의 꽃. 버들강아지 솜처럼 바람에 날리며 암자색이다.‘버들개지’와 ‘버들강아지’ 는 모두 표준어다. 봄의 핵심적인 소재. 落盡: 다 떨어지다.
楊花落盡 이라는 싯구는 이백의 다음과 같은 시에서 볼 수가 있는데, 이런 표현의 흐름은 공식적인 어투의 진부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무수히 나온다.
☛ 봄의 흐름이 다 지나갔음을 말함.
聞王昌齡左遷龍標遙有此寄- <친구 왕창령이 용표로 좌천되었다는 말을 듣고 이 시를 지어 보내다>
楊花落盡子規啼, 버들 꽃 모두 지고 두견새 슬피 우네.
聞道龍標過五溪。 용표에서 오계 지나 간다고 들었는데
我寄愁心與明月, 근심스런 내 마음 달과 함께 부치노니
隨風直到夜郎西。 바람 따라 야랑 서쪽 곧바로 이르리라.
楊花落盡鶯無賴 楊花落盡燕巢成 楊花落盡子規啼
楊花落盡漾煙絲 楊花落盡雪紛紛
楊花落盡野棠開 楊花落盡麥苗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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燕飛飛: 봄 제비가 훨훨 힘차게 날아다니는 생동감의 봄을 표현.- 역시 이런 표현들이 참 많다. 제비를 중심으로 하여 봄날의 정경을 세밀히 표현하고 있다.
滿池春雨燕飛飛 歸鴻渺渺燕飛飛 一庭芳草燕飛飛 小塘芳草燕飛飛。
乳燕飛飛鸎亂啼
簷燕飛飛蹙落花 燕燕飛飛過短墻 簷額燕飛飛 綵燕飛飛記令辰
風微簷角燕飛飛 茅簷晝寂燕飛飛 輕陰垂地燕飛飛 麥花初秀燕飛飛。
社燕飛飛亦傍人 臥看簷外燕飛飛
踈簾寂寂燕飛飛 舊燕飛飛過竹床 雛鷰飛飛弄夕暉 舊燕飛飛繞屋梁
春深古寺燕飛飛 春陰漠漠燕飛飛 新燕飛飛郊野靜 巢雛三化燕飛飛
風生簾幕燕飛飛 幽棲晝永燕飛飛 淸和時節燕飛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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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에는 시골에서도 제비의 둥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더구나 진흙 물고 날아와 처마 곁에 집을 짓는 모습을 여간해서는 보기가 어렵다.
다음 작품은 진흙 물고 와 집짓고 있는 제비의 모습을 그린 매월당의 작품이다.
매월당 김시습(金時習)<1435(세종 17) ~ 1493(성종 24)>
巢燕 둥지의 제비
巢燕喃喃傍小簷 처마 곁에 앉아서 지지배배 집 짓고
雙雙相對語前簾 쌍쌍이 마주 보며 발 앞에서 지껄이네.
巧銜花底靑泥片 꽃 밑의 진흙덩이 교묘히 물어다가
唇帶殘香次第粘 입술 가 남은 향기 차례차례 붙이네.
제비는 아주 훌륭한 자연속의 건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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輕涼: 가볍고 서늘함. 바람의 모습.
바람의 서늘함. 봄비 내리고 난후 몸에 서리는 찬 기운.
薄衣: 얇은 옷.
想得: 생각해 봄. 상상해봄 故園: 고향
亂蜂: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벌들. 사전에 표제어로 쓰이지 않았다.
亂蟬 <여기저기서 요란히 우는 매미.> 은 표제어로 쓰임.
蜂 은 많은 무리가 때를 이루고 있음을 비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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