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동 가문 시 모음/문곡 김수항 시 모음

문곡의 양산 ( 양주 )도중

백촌거사 2007. 8. 7. 18:05

----楊山 途中<양산으로 가는 도중에>----------

江上歸人信馬 강가엔 사람들 말 가는 대로 따라 가고

강상귀인신마행

山頭落日半輪 산마루 지는 해는 반쯤만 밝은데

산두낙일반륜명

寒鴉飛盡村墟靜。 갈 까마귀 다 날아간 마을 언덕은 고요하며

한아비진촌허정

古木秋風葉有 고목엔 가을바람 낙엽소리만 스쳐 오는 구나.

고목추풍엽유성

                                                                                ( 文谷集卷之一에서 )

--------------------------------

<< 한자 >>

信馬行: 말 가는 대로 감. 鴉 : 갈까마귀 아. 墟 : 언덕 허. 기슭 허

양산 : 경기 楊州(양주)의 별칭

<< 감상 노트 >>-------------------------------------------------

확실한 작품이 쓰여 진 연대는 알 수 없으나, 20 세 이전 양주 석실 서원에서

심양에서 돌아온 조부님 청음 김상헌을 모시고 살 때 그 즈음에 쓰여 진 작품으로 추정된다. 문곡은 1646 년 ( 인조 24 년 18세 ) 진사시험에 장원을 하였고, 아직은 벼슬에 오르기 전에 지금의 양주 근처를 지나면서 배경을 담은 작품이다.

가을 계절의 고요함, 쓸쓸함 한가로움이 주는 정경을 그리고 있다.

처소적 배경은 강가이고, 시간적 배경은 석양 무렵이다. 단순하게 가을 배경만을 노래하고 있다. 말을 타고 강가를 지나는 모습은 오늘엔 전혀 볼 수 없는 정경일 뿐이다.

 

 정신적 고향이었던 석실 서원이 있던 그 자리엔 지금 쓸쓸히 푯말 하나 외롭게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