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晩山居 춘만산거 ----------------
문곡. 김수항. 1629년(인조 7) -- 1689년(숙종 15)
늦봄 산에 머물며
松檜陰陰石路斜。 소나무, 노송 우거지고 돌길은 꾸불꾸불
송회음음석로사
日長無客到山家。 산가에 이르니 해 길고 찾는 이 없는데
일장무객도산가
門前怕有人來往。 문 앞을 오고가는 사람들에 두려움 가지네.
문전파유인내왕
踏碎春風滿徑花。 길에 가득 핀 꽃들 봄바람 밟아가고.
답쇄춘풍만경화
< 문곡집 1 권에서 >
한자
檜 노송나무 회 斜 비낄 사 怕 두려워할 파 踏 밟을 답 碎 부술 쇄 徑 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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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 선생님의 풀이>--------------------
松檜陰陰石路斜。 소나무와 노송 우거지고 돌길은 꾸불꾸불
日長無客到山家。 낮은 길고 나그네가 없는 山舍에 이르니
門前怕有人來往。 문 앞에 오가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 같고
踏碎春風滿徑花。 길가에 가득한 꽃엔 봄바람만 스쳐지나가네!
<< 주 >>
< 송회松檜 > 소나무와 노송나무 <음음 陰陰 > 무성하여 어둠침침한 모양
< 답쇄 踏碎 > 밟아 부숨. 여기서는 스쳐가는 바람에 꽃들이 부서지는 것.
<< 감상 >> -------------------------------------------------
늦은 봄 어느 날 어느 산가에서 맞이한 봄의 정경을 읊었다. 깊은 산가에서 오는
외로움, 그리고 적막감, 허전함 등이 보이며, 산 속에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가지는 어린 소년 같은 순진한 마음이 그려져 있다.
< 1 행 >: 산속의 심원한 정경 < 2 행 >: 산 속의 허전함
< 3 행 >: 두려움의 서정 < 4 행 > : 산 속의 쓸쓸함
4 행에서 <답쇄 踏碎 >라는 시어는 밟아 부서짐의 의미인데, 여기에서는 늦봄이 되어
바람으로 다 떨어진 꽃을 밟으면서 부서지는 청각적인 이미지 속에 늦봄이 더욱 쓸쓸해지는 지은이의 서정이 깃들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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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곡집의 편집 순서는 지은이의 생년 순서에 의거 편집이 되었으며 이 시는 문곡의 나이
19세 (1647년 정해년 )와 20세 ( 1648 년 무자년 ) 사이에 쓰여진 작품으로 실려 있다.
문곡은 5 세 ( 1633 년 )에 모친상을 당했으며, 조부 문정공 김상헌에게 수학을 하였고,
17 세(1645 년 )때는 조부가 심양에서 돌아온 후라 양주 석실에서 함께 머물었으며,
18세 ( 1646 년 ) 때 진사시에 장원하였고, 부친을 모시고 통진 현위(通津縣衙)직에 있었다.
문곡은 이미 17세 때에 반궁(泮宮 성균관)에 나아가 시험을 보았는데 태학사(太學士 대제학(大提學)) 택당(澤堂) 이식(李植))이 상등(上等)에 뽑아 놓고 말하기를,
“근세(近世)의 문체를 변형시킬 것이다.”
<十七。出試泮宮。大學士澤堂李公取置上游曰。可以變近世文體也。 송시열宋子大全卷一百八十二에서 >라고 극찬을 받은 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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