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冬日 입동일--------------------
次放翁韻 차 방옹운
입동 날에 육유(陸遊) 시인의 운을 차용하여
조 태채(趙泰采)
( 1660년(현종 1)-1722년(경종 2))
이 가을 며칠 안 남아
계절은 초겨울로 닥치고
늦은 벼 서리 내려 가을걷이요
추운 밤 달뜨도록 방아 찧네
마을 앞에선 신맞이 북소리요
가까운 암자에선 예불하는 종소리
농가의 이야기들 누워서 들으며
이제부턴 농사꾼에게서 배우리라.
此秋餘幾日。 차추여기일
時令迫初冬。 시령박초동
晩稻經霜穫。 만도경상확
寒砧待月舂。 한침대월용
賽神前巷鼓。 새신전항고
參佛近菴鍾。 참불근암종
卧聽田家說。 와청전가설
從今學老農 종금학노농
( 二憂堂集卷之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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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와 시어 이해 >---------------------------------
放翁 ( 방옹 ): 1125 ~1210 중국. 남송(南宋) 때의 시인 육유(陸游)의 호이다
자는 무관(務觀), 많은 산문과 1만여 편의 시를 남겼다.
時令(시령):춘·하·추·동의 4절을 일시(一時)라 하는데, 시령은 그 계절 중의 일정한 행사표 와 같은 것이다. 여기서는 절기를 말한다.
晩稻( 만도 ): 늦벼. 조도(早稻)는 청명(淸明) 이전에 씨앗을 뿌리고,
만도(晩稻)는 곡우(穀雨) 이전에 씨앗을 뿌림 稻( 벼 도)
穫( 벼 벨 확) 砧(다듬잇돌 침) 舂(찧을 용)
賽神(새신): 굿이나 푸닥거리 따위. 신불에 올리는 감사의 제사.賽( 굿 새) 巷(마을 항) 參佛( 참불 ) : 부처님께 예불을 올림.
田家( 전가 ): 시골 집. 농가. 老農( 노농 ):늙은 농사꾼. 농사로 늙어 경험이 많은 사람
< 내용분석 >---------------------------------------
1.2 행 : 입동 절기의 제시 : 초겨울이 왔음을 알림
3.4 행 : 가을걷이의 분주함: 벼 수확과 방아찧기
5.6 행 : 마을 주위의 풍경 : 감사함의 제사 드림
7.8 행 : 지은이의 바램 : 농촌을 배우려는 마음.
< 감상 이해 노트 > -------------------------------------------------
겨울의 문턱이요, 이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며
마지막으로 분주해지는 농촌의 사실적인 정경이 부각되었다.
분주한 농촌의 실상을 한가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지은이는 농부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고마워하고 있다. 지금의 농촌과는 사뭇 다르지만 옛 농촌의 실상이 그려져 있다. 지금은 콤바인이라는 기계가 인력을 대신하고 있지만 옛날엔 손수 모를 심고 벼를 베고 그리고 방아를 찧고 하는 힘든 농사였다. 벼 수확이 끝나고 감사함의 제사를 드리는 것도 옛 풍속이었다.
< 寒砧待月舂한침대월용>에서 寒은 입동이후로 추워지는 겨울을 말함이고, 待月은 달이 뜰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밤늦도록 방아를 찧는 모습이 아닐까.<從今學老農>에서는 경험이 많은 농부들에게서 농촌을 배우겠다는 것은 그만큼 농부들에 대한 깊은 고마움과 감사를 말하려는 지은이의 숨은 뜻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조 태채(趙泰采) ==================================================
1660년(현종 1) - 1722년(경종 2)
자는 幼亮 아호는 牛坡, 二憂堂 본관은 楊州 시호는 忠翼
김창집(金昌集)·이건명(李健命)·이이명(李頤命) 등과 함께 노론 4대신의 한 사람으로
사충서원(四忠書院)에 제향되었다.
노론사대신은 조선 경종(景宗:1720~24 재위) 때 노론세력을 이끌던 4대신.
경종이 아들이 없자 연잉군( 뒤의 영조)을 세자로 책봉하자는 상소가 있었다. 영의정 김창집, 좌의정 이건명, 판중추부사 조태채 등의 노론영수들이 이에 찬성하고, 1721년(경종 2) 연잉군이 세자로 책봉되었다. 그후 세자의 대리청정문제로 노론과 소론은 다시 격렬하게 대립하였다. 그 결과 세자의 청정은 취소되고, 그해 12월에 소론의 김일경(金一鏡) 등이 노론의 김창집 등을 '사흉'(四凶)이라 하는 상소를 올렸다. 이에 노론은 실각되고, 1722년 4대신은 처형되었다. 이들과 관련된 수백 명에 이르는 사람들도 죽거나 유배되었는데 이를 신임사화(辛壬士禍)라 한다. 문집으로 〈二憂堂集이우당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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