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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한의 祭亡室文祭文 제 망실 문제문

백촌거사 2008. 7. 21. 11:51

       祭亡室文祭文 제 망실 문제문--------------------

                                                                                 < 출전:玄洲集卷之十四 門人愼天翊攷 >

                                                                                 글쓴이: 조 찬한(趙纘韓)

                                                                 1572년(선조 5) - 1631년(인조 9)

                                                                                  자 : 선술(善述)

                                                                                  호: 현주(玄洲)

                                                                                  본관 : 한양(漢陽 )

★이 글은-----------------

祭文이다.--- 앞부분에 惟靈. 맨 끝에 尙饗이 나오고 8 번이나

嗚呼哀哉를 삽입하였음.

• 惟靈 : 그 대 영령이시여의 의미.

• 尙饗 :적지만 흠향하옵소서’의 뜻으로, 축문(祝文)의 맨 끝에 쓰는 말.

● 이 글은 선조 30년(1597) 정유재란 때에 전라도 나주에서 피난 길에 순절한 첫 부인

高興 柳氏 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제문 형식으로 담고 있다.

 

柳氏 夫人에 대한墓碣銘의 기록--------

 

 

前夫人柳氏。持平溵之女。貞淑有婦道。丁酉

 

 

之難。遇賊自剄死。葬于羅州草谷

 

 

( 지평 격의 따님이시다. 정숙한 부덕을 지니셨다. 정유재란<1597년>때에 왜적을 만나

자결하시다. 전라도 나주 초곡에서 장사지내다)

 

● 지은이는 1592 년 임진왜란 때( 21 세 ) 경기도 연천, 토산 등지로 피난을 하면서 남원에서는 23 세 때 어머니를 잃었고, 1593 년 22 세에 高興 柳氏 持平 溵의 딸과 결혼하여 나주에서 신혼 생활을 하던 중에 정유재란( 1597 년 )을 만나 4 살짜리 딸을 잃었고, 피난처에서 아내를 잃고 난 비극적인 슬픔을 당하였다.

 

● 이미 지은이는 임진왜란의 비극을 담은 장편의 서사시인 <前欲曲>과

정유재란의 아픔을 그린 <後欲曲>이라는 서사시에서 비통한 슬픔을 담아 내었다.

전쟁이 가져다가 준 참담한 비극적인 사실을 진솔한 감정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 글에서도 아내를 지극한 정성으로 추모하는 감정과 비애가 곡진하게 표현되고 있다.

절의를 지킨 아내의 정신을 부각했으며, 아내에 대한 지극한 연민의 정, 지난 시절에 대한 회고의 정, 아내에 대한 명복을 기원하는 심정 등이 묘사되어 있다.

 

君爲我死。我負君生

<당신은 나 때문에 죽었고 나는 당신 때문에 살았소>라는 표현 속에는

<그대 갔음에 나 있고, 나 있음에 당신 정신 있게 하리라.>하는 곡진한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이 담겨 있다.

 

● 이 제문은 모두 4 언 192 행으로 운문으로 쓰였으며, 사건 전환의 기능 구실을 하는

嗚呼哀哉가 전부 8 번이나 반복이 되었다.

전쟁의 비극. 피난의 고통, 애절한 사랑의 깊이가 진정 눈물겹다. 지은이는 이 전쟁으로 인해 그 후 많은 육체적인 고통까지 당하는 처절한 아픔을 겪었다. 지은이는 피부병, 귓병 황달증 등의 많은 병적인 고통을 겪은 것이다.

 

<亂後述懷。贈金伯順。二十韻。 昌孝 > 라는 시에서 다음처럼 자신을 읊었다.

< 이 지경에 이름이 하늘의 뜻이로다/ 天乎至此極

내 운명이로구나 다시 무엇을 하리오/ 命矣更何爲

골육을 누구에게 의지해야 하나/ 骨肉憑誰報

이 괴로움 다만 스스로 알겠노라./ 辛勤只自知

내 얼굴엔 칠 일동안 성냄이 없고, / 顏無七日慍

내 손엔 8 년의 굳은 살만 있도다.>/手有八年胝

 

 

● 현주공 부인에 대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보면 조찬한의 부인 유씨에게

정려를 내리도록 명한 내용이 나오며. 지금도 전라도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에 정려문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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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城幼學金翼賢等上言: “故承文副提調趙纉韓妻柳氏, 殉節於丁西倭亂, 尙未免湮沒。” 敎曰: “故承旨趙纉韓夫人柳氏卓節之可合褒。 已自顯廟朝己酉, 肅廟朝己巳, 有多士之齊籲, 其爲一鄕公議之積菀, 可以推知。 分付道臣, 旌其閭。”

------<정조 22년(1798 무오) 2월 6일(경자) >-------------

장성(長城)의 유학(幼學) 김익현(金翼賢) 등이 임금께 아뢰었다.

“고 승문원 부제조 조찬한(趙纘韓)의 아내 유씨(柳氏)는 정유 왜란 때에 순절하였는데, 아직까지 포정을 입지 못했습니다.”

하니, 임금께서 다음과 같이 전교하였다.

“고 승지 조찬한의 부인 유씨는 우뚝한 절개가 포정하기에 합당하도다. 이미 현묘조(顯廟朝) 기유년으로부터 숙묘조(肅廟朝) 기사년까지 다사(多士)들의 호소가 있었으니, 일향(一鄕)의 공론이 답답하게 여기고 있음을 미루어 알 수 있겠다. 도신에게 분부하여 정려(旌閭)하도록 하라.”

                                            < 조선왕조 실록 인용> -------------------------------

 

 

 

 

 조찬한의 묘비--- 경기도 파주군 탄현면 맹곡리

 

         조찬한님의 산소엔 유씨 부인은 계시지 않다. 묘비엔 후부인 기씨부인의 기록만 있다.

 

 

     ---- 亡室文祭文------

 

오! 당신의 그 청순함이여 ! --------------------------------------------------------------

1.惟靈受氣爽淑。貞順天得。弱失怙恃。長娚是托。哭泣之哀。隣里 側耳。香火六載。孝聞目邇。

이 세상 떠난 당신이여, 당신은 시원하고 맑은 기운을 받아 청순함을 천성적으로 타고난 사람이었소. 어려서 부모를 여의였고, 큰 오라비에게 의탁하였는데 슬프게 우는 소리가 이웃에까지 들릴 정도였다오. 제사를 지내는 6 년 동안 당신의 효성은 주위에 그 소문이 자자하였소.

◀ 살아서의 인품과 효성 찬양---- 지극한 그리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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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시원할 상 믿을 호 믿을 시 오라비 남 밀 탁 가까울 이

단어 이해

惟靈; 제문에 쓰는 상투어. 영혼이시여. ►天得: 천성적으로 타고남

弱失怙恃 : 어려서 부모를 잃음. 호시(怙恃)는 믿고 의지한다는 뜻으로 부모를 말함.

香火: 향불을 피움. 제사를 지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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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함께한 우리였었는데. 오‼ 그대여 ------------------------------

2.與我論婚。長娚實倚。癸之春。始執棗栗。內坦外夷。德言吾悅。以我浮靡。就君鋤削。毫釐有失。峻責可法。貞亮之容。炳著于色。死生之偕。與之成說。黽勉有亡。箕帚糟糠。秉婦之道。主饋端明。朋或自遠。議厥酒食。拭盤擧案。賓友嘉服。

나와의 혼사는 큰 오라비가 맡아서 계사년(1593년) 봄에 비로소 대추와 밤을 차리고 혼례를 이루었소. 당신은 너그럽고 진솔하고 온순하고 인자하며 말씨까지 덕스러워 매우 기뻤다오. 경박하고 사치스러운 나는 당신의 따금한 질책으로 작은 잘못까지도 고쳐 나갈 수 있었소, 당신의 곧고 진실한 모습은 얼굴에도 나타났고, 우리는 생사를 함께하기로 약속하였소. 당신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집안일을 부지런히 돌보았소, 음식을 정갈하게 마련하였고, 친구들이 멀리서 찾아오기라도 하면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정성스레 상을 차려 와 모두들 탄복하곤 했다오,

◀ 극진했던 아내의 모습과 정성---절절한 그리움. 현모양처요. 조강지처였던 아내

생사를 같이 하려고 했던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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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맡길 의 대초나무 조 밤나무 률너그러울 탄 온화할 이

호미 서깎을 삭 다스릴 리 엄할 준 밝을 량 밝을 병 偕 함께 해

힘쓸 민 키 기 비 추 지게미 조 겨 강 먹일 궤 그 궐 닦을 식

소반 반 손님 빈

단어 이해 ----------------------------------------

實倚 : 실제로 맡아서 함. ► 浮靡부미 :부박하고 화려함. 마음이 들뜨고 경솔함

鋤削서삭 : 호미로 다듬고 깎아내는 것. 잘 다듬어 나가는 일

毫釐호리: 1.자나 저울 눈의 호(毫)와 이(釐).2 매우 적은 분량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死生成說 :부부가 죽고 사는 데 있어서 서로 잊지 않기로 맹세하였다는 말.

<시경>에 보임.

黽勉: 부지런히 힘쓰는 일.箕帚糟糠 기추조강: 가난할 때의 아내. 기추는 쓰레받기와 비를 말하는 것으로 아내는 늘 청소를 한다는 겸손의 말. 방과 마루를 깨끗이 쓸고 그릇 등을 깨끗이 씻는 일을 힘써야 하는 아내에 대한 겸사. 조강은 술지게미와 겨를 말하는 것으로 가난한 살림을 표현하는 말. 그런 아내를 糟糠之妻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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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餘談 하나 >-----------------------------------------------

한국 고전 번역원의 자료집에는 원본엔 분명히 癸巳로 표기된 것을 祭巳로 표기해 놓는 바람에 혼자서 독학을 해 가는 필자에게는 혹시 그런 말도 있는가 해서 다른 자료를 찾아보는 난리를 치르다가 인근 마을 도서관을 들려< 빈방에 달빛 들면 학고재 발행. 유미림. 강여진. 하승현 옮김 >라는 수필집에 현주님의 글이 있기에 보니 이 곳엔 분명하게 癸巳로 풀이를 하였다. 얼마 전에 풀이를 하다가 미완성으로 두었던 내 글을 다시 풀이를 하게 되었으며 전화를 통해 河承賢이라는 필자와도 감격스러운 대화를 하게 되었다. 확실하게 한국고전 번역원에서 잘못 표기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마침 이 분은 한국고전 번역원에서 번역하는 일을 본다고 하지 않는가. 현주님에 관련된 또 하나의 시에서도 어떤 분이 잘못 읽었음을 확인 할 수가 있어 배움의 큰 즐거움을 가지게 된 것이다.

어느 학술 논문집을 보니 현주님의 <欲哭> 이라는 시에 나오는<張颿八海島>라는 詩句 하나를 필자는 분명히<張颿入海島>로 읽어 八을 入으로 풀이를 했는데 八로 해 놓아 혹시 전라도 八海島 라는 섬이 있는가 해서 한참 동안을 찾아 보느라고 진땀을 빼기도 한 일이 있었다. 혼자서 배워나가는 이 길이 이리도 어려웠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였다.

 

 

임란 전쟁< 1597 년 정유재란 >만나 피난을 가고---------------------------

3.嗚呼哀哉曾未周年。我遭母憂。畢喪而還。家食一秋。賊燹猝逼。海陸無路。不陸而船。實從叔母。全家一葉。海門風雨。叔母病船。泊下三鄕。謂賊必遲。淹度日星。

아아! 슬프구나! 혼인한 지 일 년도 안 되어 어머니가 돌아가시어 우리는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소, 집에서 가을을 보내는데 갑자기 왜적들이 갑자기 침입하여 해로와 육로가 모두 막혀 버렸소,

숙모의 의견을 따라 우리는 육지로 가지 않고 뱃길로 피난을 갔소, 온 가족이 비바람 치는 바다 위에서 일엽편주에 몸을 싣고 가던 중 숙모의 배 멀미 때문에 삼향에 정박하게 되었소, 우리는 적이 분명히 늦게 올 줄로만 알고 시간을 지체하게 되었소.

◀ 피난 길의 고생스러움---- 사실적 묘사. 모친 장례. 숙모님 모심.

1597 년 정유재란 때의 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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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만날 조 들불 선 갑자기 졸 머무를 엄

단어 이해

未周年 미주년 : 일 년이 안 됨. 현주 님은 기축년(己丑,1589.18 세 )에 아버님이 돌아가셨고, 1592 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에 21 세의 나이로 모친님, 그리고 숙모님을 모시고, 가족들( 가족은 3 명의 형들과 1 명의 여동생)과 함께 경기도 연천, 토산 등지로 피난을 하면서 1592 년 22 세 때에 나주에서 결혼을 했고, 1593 년 23 세 때에는 남원에서 어머님이 돌아가셨고, 1597 년 정유재란이 일어났을 때는 4 살 짜리 딸 하나를 잃는 아픔을 당했으며, 첫째 부인의 순절을 맞이하는 비극을 맞이하였다.

母憂: 어머님의 돌아가심.► 賊燹적선 : 전란으로 인한 불로 여기서는 정유재란을 말함.►► 三鄕 : 삼향:자신의 본향. 외가의 외향 처향을 말하는 것으로 3 개의 고향.

► 윗글의 내용은 後 欲谷의 다음 내용과도 연결이 되고 있다.

我時在錦城。 나는 그 때 금성에 있었고

見事苦不早。세상일에 일찍부터 고생을 모르시고

無男念叔母。아들 없이 살아 온 숙모를 생각했네

孀居病仍老。 과부로 사셨고 병들고 이내 늙으셨구나

具舟載一室。 배를 준비하여 한 가족 싣고

張颿入海島。 큰 돛의 배가 섬으로 들었고

下碇憩三鄕。닻을 내리고 세 고을에서 쉬었네

 

 

자식 잃고, 당신 행방 몰라라----------------------------------------------

4.嗚呼哀哉避賊之謀。吾實不臧。九月十七。日未中央。凶礮忽動。賊舸飛入。嗷嘈奔竄。僵屍草澤。造次相失。父子夫婦。奉老蒼黃。咫尺顚仆。君不在傍。天胡罔極。呱失厥乳。翌日命絶。走瘞道周。白刃交橫。呼山叫海。晝伏宵征。喪子失妻。胡忍人情。

아아 ! 슬프도다 !. 적을 피하려던 계책은 진실로 내가 잘못한 것이었소. 9 월 17 일 해가 중천에 뜨기도 전에 흉악한 대포가 갑자기 움직이며 적선이 순식간에 쳐 들어왔소, 정신없이 달아나다 보니 시체가 들판에 즐비하였고, 우리는 잠깐 사이에 서로를 놓치게 되었소,

부자와 부부들은 서로 노인들 받들어 모시느라고 허둥대며 지척에서 넘어지고 엎어지고 하였소. 당신은 그 곁에 안 보였소. 하늘은 어찌하여 그지없는 슬픔을 준다는 말이요.

갓난애는 젖을 먹지 못해 울기만 하였소. 다음 날로 숨이 끊어져 길가에 묻었소, 사방에서 시퍼런 칼날들이 부딪히니, 산과 바다들이 울부짖는 듯 온통 아비규환 (阿鼻叫喚)이었소. 낮에는 숨어 있고, 밤에만 길을 가야 했소, 자식을 잃고 아내도 어디 있는지 모르니 내 어찌 견딜 수 있었겠소.

◀ 전란 속의 비극적인 모습-- 사실적인 묘사. 아비규환의 비참한 실상. 자식의 죽음.

아내의 행방불명. 전쟁이 가져다가 준 비극적인 실상이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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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착할장 돌 쇠뇌 포. 와 같은 글자. 큰 배 가 시끄러울 오 지껄일 조

숨을 찬 쓰러질 강 엎드릴 부 울 고 묻을 예 밤 소

단어 이해

不臧 부장: 잘한 것이 아님. ► 凶礮 흉포: 흉악한 대포 ► 嗷嘈 오조:시끄럽게 지껄이는 소리. ► 僵屍 강시: 쓰러진 시신들. ► 草澤 초택: 연못과 풀밭.곧 들판.

造次조차:창졸간. 별안간.造次顚沛조차전패 ►蒼黃 창황:파래졌다 노래졌다하는 모양. 허둥지둥하는 모양.

罔極 망극:어버이의 은혜가 한이 없음. 罔極之恩: 한없는 은혜.

白刃 백인: 시퍼런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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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생존 소식을 들으며 ----------------------------

5. 吾戴吾頭。此時猶生。路出蒙灘。眼迷南北。忽遇一人。問我何客。吾告姓名。他聞卽愕。云子內君。惟彼道側。失君之故。呼天乞死。三赴于水。三被婢止。節義則高。性命可憐

그래도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 몸이라 앞에 보이는 여울을 무릅쓰고 길을 나섰소, 매우 침침하여 어디가 어딘지도 모른 채 가다가 문득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내게 어디서 오는 사람이냐고 묻기에 성명을 일러 주었소, 내 말을 듣고 바로 깜짝 놀라며 나에게 이르기를 <당신 부인이 저 길 옆에 있었는데 당신을 잃었다고 울부짖으며 세 번이나 죽으려고 물속에 뛰어드는 것을 그 때마다 계집종이 말렸소, 절의는 높다 하겠으나 목숨이 불쌍하구려.>라고 하였소.

◀ 아내의 소식을 들음-- 긴장감. 초조함. 극적인 분위기. 아내의 소식에 반가우면서도 죽으려고 했다는 말에 놀라고 불안, 초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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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일 대 무릅쓸 몽여울 탄놀랄 악여자종 비

단어 이해

吾戴吾頭: 내 목숨이 붙어있음. 내 머리를 가지고 있음. ► 蒙灘 몽탄: 여울을 무릅씀. 위험한 상황.► 眼迷안미:눈이 침침함. 어두움의 상황.

內君내군: 남의 아내에 대한 경칭. ►三赴삼부: 3 번이나 나아가다.

 

 

아내를 만난 기쁨은 있지만-----------------------------------------------

6.吾驚急往。他語果然。握手噎泣。聲畏虎聞。謂必天誘。此會未期。自今相携。死何悔悲。主嫗揮涕。嘆我生逢。君卽賣環。備食以供。食何下咽。叔母不在。欲共還尋。賊已環蔽。君時繭足。行不進程。走將何歸。四面鳴槍。一畫于林。相視蒼茫。

놀라 급히 가 보니 과연 그의 말대로였소. 우리는 두 손을 부여잡고 행여 호랑이가 들을까 숨죽여 흐느꼈다오. 하늘이 당신을 데리고 간 것이라 여기고 이런 만남은 기약하지 못했었소. 이제부터는 함께 있게 되었으니 죽는다 한들 무얼 후회하고 슬퍼하겠소. 주인집 할머니도 눈물을 흘리며 우리가 살아 만나게 된 걸 놀라워했다오. 당신은 바로 가락지를 팔아 음식을 마련했는데 숙모가 안 계시니 그 음식이 어떻게 목으로 넘어갈 수 있었겠소. 같이 찾아 보려했지만 적들이 이미 사방을 포위하고 있었소,

당신은 발이 부르터 얼마 걷지도 못하는 데다 사방에서 창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대니

어디로 갈 수가 있었겠소, 숲에서 발이 묶인 채 서로 멍하니 바라만 볼뿐이었소.

◀ 아내를 만남---구체적인 사건의 진술. 감격스러운 반가움. 생존해 있었다는 기쁨

숙모님이 안 보여 다시 불안감을 가짐. 전란의 공포는 여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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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목멜 일할미 구덮을 폐부르틀 무기 창

단어 이해

噎泣일읍:목이 메여 흐느끼는 모습 ► 天誘천유: 하늘이 데리고 감.

主嫗주구:주인집 할머니 ► 揮涕 휘체 : 눈물을 흘림 ► 環蔽환폐:주위를 덮고 있음

繭足견족: 발이 부르틈.► 鳴槍명창: 창이 부딪히는 소리. 난리를 암시함

.► 蒼茫창망:넓고 멀어서 푸르고 아득한 모양. 여기서는 멍한 모습의 상태.

 

 

왜적들을 만나고----------------------------------------------

7.嗚呼哀哉是夜倀倀。周章野口。前戈後刃。靡左靡右。困伏叢蔓。夜盡日出。日將亭午。猶免賊逼。午而至未。竟與賊遌。

아아 !슬프도다 ! 그날 밤 갈팡질팡 들판을 헤매면서 당황스러워 했소. 앞에는 창, 뒤로는 칼이요, 왼쪽에도 사람들 쓰러져 있고, 오른쪽에도 쓰러져 있어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소,

숲속에 피곤하게 엎드려 숨어 있다가 날이 밝아 정오가 다 되어서야 적들의 핍박을 겨우 면하는가 싶었는데 미시가 되기도 전에 적들과 딱 마주치고 말았소,

◀ 왜적들을 만남-- 긴박했던 상황. 우왕좌왕하는 모습. 전쟁의 비극적인 상황. 불안감과 공포감의 분위기. 전란의 비극적인 실상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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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倀 갈팡질팡할 창창 과쓰러질 미모일 총덩굴 만닥칠 핍만날 악

단어 이해

倀倀창창: 갈팡질팡하는 모습.우왕좌왕하는 모습.►周章주장: 두루 돌아다님. 배회함.

野口야구: 들판 입구►叢蔓총만 : 덩굴 가득한 숲속.►未미: 미시를 말함 미시는 오후 1시부터 3 시까지의 시간.► 賊逼적핍: 적들이 다그쳐 옴. ► 賊遌적악 : 적을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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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죽음에 통곡하여라------------------------------------------------

8.嗚呼哀哉君於此時。勸我走避。勿以我故。坐致彼至。俄然賊至。君促我出。我出突賊。裸體徒襪。一奴隨我。走山得脫。賊去卽下。日已昏黑。獨與孼叔。訪君所伏。哀哀已死。屍血塗草。謂必遇害。撫屍踊悼。

아아! 슬프도다! 당신은 그때 나더러 <어서 몸을 피하세요. 나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저들이 이를 때까지 계시면 안 되세요.> 라고 했었소. 갑자기 적이 들이닥치자 내게 도망치라고 재촉하였소, 적진을 뚫고 나오니 맨발에 옷은 다 벗겨진 모습이었소. 하인 하나만 나를 뒤따르고 있었는데 우리는 산으로 달려가서야 적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소. 적이 떠나자마자 곧 바로 내려갔는데 날은 이미 저물어 어두컴컴했소, 서삼촌과 같이 당신이 숨어 있던 곳을 찾아가 보니 아 당신은 이미 죽어 시신에서 흐른 피가 풀밭에 어지러이 적시고 있었소. 우리는 당신이 살해당한 게 틀림없다고 여기며 시신을 어루만지며 발을 구르며 울부짖었소

◀ 아내의 비참한 죽음-- 이글 제문의 절정에 해당. 아내의 지극함-남편을 살리려는 숭고한 사랑. 남편의 애통감.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부인을 곁에 두고 이야기하듯 곡진한 서술.

전란의 참혹했던 비극을 차분히 서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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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갑자기 아버선 말첩의 자식 얼 진흙 도뛸 용 슬퍼할 도

단어 이해

俄然아연: 갑작스러운 모양.► 突賊돌적 : 적진을 뚫음.

►孼叔얼숙:서삼촌(아버지의 이복동생)할아버지의 서자(庶子).할아버지의 서자(庶子)를 숙부로서 이르는 말.서숙 庶叔 서삼촌(아버지의 이복동생)

●욕곡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서삼촌이 등장하고 있다.

塗草도초: 풀밭 ► 踊悼용도: 울부짖으며 슬퍼함.

 

 

자결한 아내의 모습을 회고하며-------------------------------------------

 

9.嗚呼哀哉有刃在頸。吾所佩刀。君時自帶。我昧其由。豈意茲夕。竟至自㓸。屍在林中。吾獨柰何。飢竄涌珍。萬死苟活。跟賊退勢。反尋舊宅。此時君骸。已返故山。十月具槨。葬急以權。明年暯春。就食于洛。過朞翌月。爲君南國。買棺改葬。今已四齡。

아아 ! 슬프도다 ! 당신 목을 보니 내가 차던 단도가 꽂혀 있었소, 당신이 단도를 지니고 있던 이유를 몰랐는데, 결국 그날 밤 그걸로 자결할 줄 어찌 생각이나 했겠소, 숲속에 있는 시신을 나 혼자는 어찌할 수가 없었소, 결국 용진에 숨어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 적이 물러나자마자 옛집으로 돌아와 당신의 유해를 고향 선산으로 옮길 수 있었소, 10 월에 널을 마련하여 임시로 급하게 장례를 치렀소, 이듬해 봄 나는 한양에서 벼슬살이를 하게 되었소, 1 년을 넘기고 그 다음 달에 남쪽으로 내려와 관을 마련하여 개장했으니 벌써 4 년이나 지난 일이구려.

◀ 자결한 아내의 비참한 모습.-- 극진한 정성으로 장례를 치름. 유해를 스스로 옮김. 회고적인 사실 기술. 한양에서 관직 생활도 알림.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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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목경찰 패어두울 매 쪼갤 착 주릴 기 숨을 찬샘솟을 용

진실로 구발꿈치 근덧널 곽 어두울 막서울이름 락 돌기

단어 이해

佩刀패도:허리에 차는 칼. 自㓸자척: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음. 自決. 自裁.自處와 뜻이 같음.㓸은斲과 같은 글자. 飢竄 기찬:굶주리며 숨어 있음.

涌珍용진: 전라도 광주에 있는 산 이름. 송순의 면앙정가 가사에 나옴.

► 跟賊근적: 가까이 있는 왜적

► 食于洛식우락: 한양에서 벼슬자리를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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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 윗글 祭亡室文을 쓴 연대를 추정해 보면 이 글은1601년 -1607 년 사이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정유재란이 끝나자마자 유해를 선산으로 옮기고 한 해를 지나 개장을 하였고, 그런 시간이 4 년이 흘렀다고 하였다. 서울에 와서 벼슬살이를 하고 새로 관직을 얻었다는 내용으로 보아 추정을 할 수가 있다. 현주공은1601 년 사마시에 합격하였고,1605년 정시 장원을 하였으며 1607 년 성균관에서 학유라는 관직을 얻었다. 산소는 나주 초곡에 있다고 묘갈문에 기록이 되어 있다.

● 현주공 님의 행력 ( 출생에서 영천 군수까지 )

현주공 님의 묘갈문, 고전국역원 자료,

그리고 玄洲公 行狀 <사위 전(前)병조참의(兵曹參議)지제교(紙製敎) 홍처대(洪處大)씀. 공(公)의 12대손 25세 英輝 >을 통해 이 글을 쓸 때까지의 행력은 다음과 같다.

선조 5 1572 년 임신 1 월, 태어나다.

기축년(己丑,1589.18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갑오년 ( 갑오1594. 23 세 )에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다.

임진(壬辰)년( 임진 1592.21세)에 왜란을 겪었고, 1597 년( 26세)에 정유재란을 만났다.

정유재란 때에 첫 부인 유씨 부인이 자결하였다.

1598년 (27세)에 僉正 奇孝曾의 따님 奇大升의 손녀 幸州奇氏 와南原에서

재혼하여 2 남 2 녀를 두시다.

신축년(辛丑,1601.30세)에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였으며

1605 년 (을사 34세)에 庭試에 장원하여 直赴殿試되었다.

정미(丁未,1607. 36세) 년에 학유(學諭)를 맡아 성균관(成均館)에 배속되었다

무신(戊申,1608.37세) 년에는 전적(典籍)으로 승진하였으며 형조(刑曹) 좌랑(佐郞)에 제수

기유(己酉,1609.38세) 년에는 호조(戶曹) 좌랑(佐郞),형조 좌랑에 임명되었다.

광해군 3 1611 신해 40세 정언이 되어 鄭敏興을 탄핵하다가 파직당하다.

광해군 4 1612 임자 41세 靈巖 郡守가 되다. 정언 겸 지제교가 되다.

광해군 6 1614 갑인 43세 榮川 郡守가 되다.( 고전국역원자료 기록)

을묘(乙卯,1615) 년에 영천(榮川) 군수(郡守)에 제수되었다. (玄洲公 行狀기록)

정조 22 년(1798 년) 2 월 정려문의 표창이 있었다.

榮川 郡守가 되었다는 기록은 현주공 님의 사위가 되시는 홍처대(洪處大)님이 쓰신 현주공 행장의 기록이 맞을 것 같다. 고전국역원 자료가 틀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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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이 없음을 고백하며 --------- -----------------------

10.嗚呼哀哉君爲我死。我負君生。君所寄鏡。至今猶明。今以新恩。來掃君塋。今猶告文。何面幽冥。

아아 ! 슬프도다 ! 당신은 나 때문에 죽었고 나는 당신 때문에 살았소, 당신이 쓰던 경대는 아직 그대로라오. 새로 관직을 제수 받고 이제야 당신 무덤에 와 벌초하고 제문을 고하지만 무슨 면목으로 당신을 대할 수 있겠소.

◀ 진솔한 자기 고백.------ 대화하는 듯한 정감. 산소 참배. 지난 시간의 아픔 회고.

남편으로서 면목이 없음 고백.

< 경대 >-- 아내에 대한 그리움의 매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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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무덤 영 그윽할 유 어두울 명

단어 이해

新恩신은: 새로운 관직을 얻음. 新來와 같은 의미= 새로 문과 합격한 사람

정미(丁未,1607. 36 세) 년에 학유(學諭)를 맡아 성균관(成均館)에 배속되었다.

성균관(成均館)의 종9품(從九品) 벼슬로 경전(經傳)을 맡아 교유(敎諭)하던 임무.

幽冥유명:저승

 

 

당신의 절의를 기리며 ---------------------------------------------------------------------

11.嗚呼哀哉赴水雉頸。凡婦猶或。自刃自刎。烈士難必。勇矣哉君。夫何能此。烈矣哉君。夫何至此。勇矣烈矣。如其節義。生死合道。

如其貞矣。旌閭掩幽。責在於我。勒碑記德。責在於我。余所不者。有如此辭。今夕之薦。虔告深悲。魂其倘來。降鑑于茲。嗚呼哀哉。尙饗。

아아 ! 슬프도다 !물에 빠져 죽거나 목을 매 죽는 일은 보통의 아녀자라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스스로 목을 찌르는 일은 열사도 하기 어려운 일이오. 당신은 참으로 용감했구려.

어떻게 그리 할 수가 있단 말이오, 당신은 참으로 기상이 대단하구려. 어떻게 그리할 수 있단 말이오. 그 절의는 용감하고 대단하구려. 그 정절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도에 맞는구려.

정절이 대단했구려. 정려문을 세우는 일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오. 공덕비를 새기는 일도

책임이 나에게 있다오.

내가 하지 않을 거라면 어찌 이런 말을 하겠소. 오늘 밤 제사를 지내며 깊은 슬픔을 경건히 고하노니 혼령은 와서 굽어 살펴주구려. 아아 ! 슬프구나 ! 상향.

◀ 아내의 절의 찬양--- 절의의 용감성 찬양. 할 일에 대한 굳건한 다짐. 명복을 기원.

반복법을 사용하여 더욱 더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그 날의 슬픔을 심화

상향---제문의 형식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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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꿩 치 목경 목맬 문 기 정 문려 새길 륵 올릴 천

정성 건 혹시 당 거울 감

잔치할 향.

단어 이해

雉頸치경:목매어 죽음. 액사(縊死) 치는 노( 繩)를 말함. 雉經이라고도 씀

旌閭정려: 충신,효자, 열녀등을 그 살던 고을에 정문을 세워 표창함.

旌門은 붉은 문. 紅門. ► 掩幽엄유: 땅 속 깊이 숨김. 세운다는 의미

※ 정조 22년(1798 무오) 2월 6일(경자) 자 조선왕조실록기록엔 정려문을 세우라는 왕명이 있었고, 지금도전라도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에 그 정려문이 있다고 한다.

勒碑늑비: 비에 새기는 것.► 尙饗 상향: 적지만 흠향하옵소서’의 뜻으로,

축문(祝文)의 맨 끝에 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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