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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찬한의 花鴨 (화 압) <비 오 리>

백촌거사 2009. 7. 26. 14:29

花鴨 화 압---------------------------------------------

           비 오 리

                                                    조 찬한(趙纘韓)

                                                     1572년(선조 5) - 1631년(인조 9)

                                                               자 善述 호 玄洲 본관 漢陽

                                                            李安訥 (1571-1637)權韠 (1569-1612)

                                                     任叔英 (1576-1637)金尙憲(1570-1652)과 교유

 

己巳 赴 善州時 1629 인조 7 년----------------------

          <기사년(1629) 善州 부사로 부임해서 쓴 시>

橫氷面半滄반쯤 빗겨 얼음 위에 몸 반은 푸른 물에

花鴨雙飛戲浴비오리 한 쌍 날고 자맥질에 분주하구나.

但願相隨深淺水。오로지 바라기는 깊고 얕은 물속 줄지을 뿐

不知人世有모를레라 인간 세상 염량이 있는 줄을.

                                                         <玄洲集卷之四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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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횡빙면반창랑 화압쌍비희욕망

     단원상수심천수 부지인세유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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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적 이해와 감상>------------------------

< 1-2 행>-- 겨울 강가의 한가한 비오리의 모습< 서경>

< 3-4 행>-- 인간 세속에 대한 내면적 한탄 < 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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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일반적으로 비오리는 겨울 철새다. 자연 속에서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어느 겨울 잠시 政事를 떠나 비오리를 관조하면서 심신의 고단함을 달래고 있다. 광해군의 통치와 인조반정의 정치적인 격변 속에서 파직을 겪기도 했던 현주는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고 있다.

정치의 혼란한 시국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포부를 못 폈으며 많은 신병으로 득의 못하였으나 늘 좌절하지 않고 유자로서의 진정한 목민관 노릇을 하였던 현주는 눈에 보이는 자연의 정경이 인간 세계에서는 얻을 수 없는

마음의 평화요 안식처이었다. 비오리 한 쌍은 현주에게는 육체적인 고통도 위로해 주는 행복스러움의 대상이었다. 늘 갖은 신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던 현주였다. 인간 세계의 염량과는 전혀 유리된 겨울 강가의 비오리 한 쌍은 부러움의 객관적인 상관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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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 이해>---------------------

花鴨 화압: 겨울 철새인 물새. 오리. 비오리 ( 고어 빗올히). 비오리는 뒷머리털이 빗처럼 갈기가 져 있다. 날개가 오색 찬란한 오리과 물새. 紫鴛鴦 (자원앙)이라고도 함

자원앙(紫鴛鴦). 오릿과에 딸린 물새로, 원앙새처럼 암수가 항상 함께 놀며 물가에서 삶.

氷面이라는 시어로 보아 겨울 철새 임을 알 수 있다.

오리와 관련되는 한자어들-------------

鳧오리부 鴨 오리 압 저鴡물수리 저 징경이 鴛 원앙원 鴦원앙앙 칙 원앙새칙( 式+鳥) 원앙 칙鶒뜸부기칙 鷢물수리궐 鸂자원앙계 비오리계 鸗오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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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둥오리 물오리가 출렁이는 물결

따라 유궁으로 잠겨버린 듯 / 譬如綠鳧花鴨隨波容㵝芴沒沈幽宮< 다산의 시>

<鳧 오리 부>

비오리 금슬 좋게 쌍쌍이 나는구나 / 鸂鶒雙雙起 鸂鶒 <비오리 계 뜸부기 칙>

오리처럼 자연스럽게 잔물결을 타고 가네 / 花鴨依然戲漣漪

꽃오리가 편편히 징검다리에서 유희하나니 / 花鴨翩翩戲石矼

• 한 쌍의 고운 오리는 비단으로 띠를 이뤘네 / 一雙花鴨錦成鈿

얼룩오리 반은 희고 반은 검구나 / 半白半黑花鴨紋

• 한 떼의 오리 맑은 물을 희롱하네 / 一群花鴨弄淸泚

• 한 쌍의 꽃오리는 비단으로 장식하니 / 一雙花鴨錦成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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半橫반횡: 반쯤 비스듬히 있는 모습

촛불에 새긴 시제글자 반쯤 빗기고/刻燭題詩字半橫

물가 오리 반쯤 빗기고 학 한 마리 모래가에 /半橫鳧渚鶴汀邊

둥지엔 갈까마귀 글씨는 반쯤 비스듬히 / 栖鴉書字半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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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물빛. 漢水의 하류.

滄浪歌-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可以濯吾(我)足

초사- 인생의 모든 일은 자연히 돌아가는 대로 맡김

맹자- 길흉화복은 모두 자초한 것임<孟子 離婁上>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라.

屈原의 漁父詞(어보사) 에도 나옴-----滄浪之水

滄茫- 물이 푸르고 넓은 모양 滄溟- 창해 사방의 바다 滄瀛

연달아 푸른 바다 흘러가는 금강 물결 / 錦水連滄浪

한 줄기 창랑에 북녘 기운 도니 / 一道滄浪朔氣通

멀리 비치는 넓은 물결이 약간 서늘하구려 / 滄浪遠色水微涼

한도 없이 푸른 물결 매놓지도 않은 배들 / 無限滄浪弗繫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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戲浴 희욕: 물속에 잠겼다 떴다 하면서 물 자맥질함

희는 놀이할 희. 욕은 씻을 욕.

물자맥질--- 물속에 들어가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모습 <涵泳>

※물장구 치며 즐겁게 노니는 인간의 모습을 생각하고 오리들이 강가 물에서

물 자맥질하는 귀여운 모습을 표현함.

“늦봄에 봄옷이 만들어지면,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浴乎沂] 무우(舞雩)에서 바람 쐰 뒤에 노래하며 돌아오겠다[詠而歸]”는 증점(曾點)의 말도 연상하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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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흩어진 고운 오리들 물속에 노닐고 / 點點嬌鵝戲浴

但願단원: ‘오로지 …하기만을 바란다’는 뜻으로

‘只希望’과 의미가 동일하다. 但愿 只愿,只希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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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원하는 건 게로 안주삼아 한생을 보냄이었으며 / 但願持螯了一生

다만 원하기는 넓은 물결 위에 / 但願洪波上

다만 원하노니 아름다운 덕을 높일 것을 / 但願崇令德

돌아올 기약 잠시 지체도 없기만 바라네 / 但願歸期無少稽

밝은 임금 경계함을 바랄 뿐이네 / 但願明君嚴省飭

소원이란 하루 빨리 배를 돌려 / 但願速回棹

내 고향 내 집으로 돌아를 가서 / 但願還我屋

시대가 태평하고 몸 또한 건강하여 / 但願時淸身更健

※ 지은이가 오리의 입장이 되어 물 속을 헤엄치고 즐겁게 노니는 모습을 바라본 것이다. 그들의 바램이란 그저 한 마리가 유유하게 가면 줄을 지어 연이어 따라가는 것이다. 인간처럼의 다른 욕심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함께 줄을 이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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相隨 상수: 서로 따라감. 여기에서는 줄을 이어 따르는 모습

어느 한 마리도 줄에서 이탈하지 않고 함께 따라가는 그 모습은

禪과 같은 고요한 모습과 같지 않은가. 지은이는 물속에서 노니는 오리들이 진정 부러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환로몽진(宦路 蒙塵)의 세월이 무척이나 큰 정신적인 고통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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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슬 좋게 살면서 날아 다니면 / 雌雄飮啄飛相隨

기러기떼 줄을 지어 해변에 날아드네 / 霜雁相隨到海濱

한 쌍의 봉황새가 서로 따라 날아가니 / 凰飛鳳逝欻相隨

봉황처럼 짝을 따라 날아가고 말았어라 / 凰飛鳳逝還相隨

새들은 서로 따르며 나는구나 / 禽鳥相隨

새들이 서로 따르며 쪼고는 또 푸르릉 / 燕雀相隨啄又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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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 더움과 서늘함. 세력이 성함과 약함. 인정이 후함과 박함.

기후의 자연 상태를 인간의 세속에 빗대어 표현함.

炎凉 世態: 권세가 있을 때는 아첨하여 좇고 권세가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속의 상태. 응빙초화(凝氷焦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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炎炎- 아름답고 성한 모양( 담담). 炎爛- 환히 빛남. 炎方- 남쪽. 炎燧- 타오르는 봉화 炎溽- 무더움 炎灼- 불이 활활 탐. 대단히 두려워 마음이 타는 것의 비유. 炎帝- 여름을 맡은 신. 炎飄- 여름의 더운 바람. 炎暉-뜨거운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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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찬한(趙纘韓)의 외직(外職) 행적

  

현주 (玄洲) 조 찬한 (趙纘韓)외직 행적

1572년(선조 5) -1631년(인조 9)

연대

연령

내용

비고

1601년 선조 34 년

30

사마시司馬試 급제. 생원

1604년 선조 37 년

33

坡州 交河 우거

可老亭 건립

1605년 선조 38 년

34

庭試에 장원하여 直赴殿試되다

장원 수석

1606년 선조 39 년

35

廣試文科 급제

1606년 선조 40 년

36

成均館學諭 종 9 품

정미(丁未,1607) 년에 학유(學諭)洪

1612년 광해 4 년

41

靈巖 郡守가 되다

朗州錄을 짓다

1611년기록도 있음

1614년 광해 6 년

43

榮川 郡守가 되다.

榮州錄을 짓다.

을묘(乙卯,1615) 년에 영천(榮川郡守)洪

1620년 광해 12년

49

尙州 牧使가 되다.

尙州錄을 짓다.

愚伏 蒼石과 교유

1625년 인조 3 년

54

淮陽 府使가 되다.

淮州錄을 짓다.

1629년 인조 7 년

58

善山 府使로 나가다.

善州錄을 짓다 귓병. 황달증으로 고생

1631년 인조 9 년

60

善山 府使 임기를 마침

9 월에 운명.

파주교하 맹곡에서 장사

洪은洪處大 님을 가리킴

< 玄洲公 行狀에서 옮김>--------------------

여러 차례 외직을 맡았으나 청렴결백하게 봉직하였다. 항상 백성의 처지에 서서 민심을 얻었으며, 엄격하여 백성들이 두려워 꺼리게 되는 관리가 되지 말라고 수하를 단속하여, 전임지(前臨地) 백성들이 항상 그를 그리워하였다. 내직(內職)으로 다시 돌아오는 날, 그의 짐 꾸러미는 텅 비어 허전하였으며 집안에 따로 비축할 재물이 없었다. 비록 공(公)이 학문을 연구하는 일에는 불규칙하였지만 자신을 닦고 처신함은 옛 성인들의 행적에 이처럼 부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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累典州郡 廉潔奉職 平恕得民心 束下不已嚴 而爲吏所畏憚 常有去後之思. 代還之日 行槖蕭然 家無峙餘之財. 公雖不規規於講習 而行己處事 自合於古人者 如此. 玄洲公 行狀

사위 전(前)병조참의(兵曹參議)지제교(紙製敎) 홍처대(洪處大) 삼가 씀.

2004.10.16. 공(公)의 12대손 25세 英輝 삼가 옮김.

 

        http://blog.daum.net/nostalgiatoroots/2861038 에서 옮겨옴

 

 

         양수리 강가에서 본 오리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