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卉 고훼----------------
<戊戌。自南中過扶餘。詠路傍枯木。>
무술년<戊戌 1598선조31. 27 세>
남쪽으로부터 부여를 지나며
길옆의 고목을 보고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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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찬한(趙纘韓)
1572년(선조 5)- 1631년(인조 9)
자 善述 호 玄洲 본관 漢陽
枯木< 시든 나무>
古卉禿如叟。말라서 죽은 초목 민머리 되고
夏春無葉花。 봄에도 여름에도 꽃과 잎 없네.
煙巷得寒雨。 안개 덮인 시골길엔 찬비 내리고
最宜來暮鴉。 해질녘에 갈까마귀 가장 어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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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훼독여수。하춘무엽화。
연항득한우。최의래모아
禿 대머리 독 叟 늙은이 수 巷 거리 항 鴉 갈까마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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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라잡이 >-----------------------------------
이 시는 아직 아무런 벼슬길에 오르지 못했던 시절에 쓴 시이다.
1592 년 21세 임진왜란-- 피난지 남원에서 모친 사별
1593년 22 세 고흥 유씨 결혼. 26세
1597 년 정유재란- 나주에서 아이, 아내 순절
1598 년 27세 기대승의 손녀인 행주 기씨와 결혼.
※ 전쟁의 비극을 안고 조국을 지켜왔던 고목--지금은 슬픔이 흐르고 있으나
다시 봄이 되면 꽃과 잎도 피는 푸른 강산, 함께 기쁨을 안고 사는 화기 어린 마을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으리라. 비극을 가슴에 안고 젊은 시절 정신적인 방황 속에서 맞이한 생명 잃은 나무에 새 생명을 찾고 싶은 염원도 담겨 있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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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1 행< 기> 마른 나무의 모습-- 발견. 소재.
禿叟의 모습에 비유-- 외롭고 쓸쓸함
2 행< 승> 나무의 애처로움-- 잎. 꽃이 없다
3 행< 전> 나무의 쓸쓸함-- 찬비. 황폐한 마을< 계절 겨울>
4 행< 결> 나무의 비극적인 모습-- 까마귀들의 휴식처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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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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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분위기는 어둡고 침울하다. 백제의 고도였던 부여의 비극적인 역사도 생각했으리라. 1592 년 임진왜란, 1597년 정유재란 등의 비극적인 전란이
스치고 간 조국의 땅에 서 있는 고목 하나. 봄이 되었어도 꽃과 잎도 피지 않는 나무, 찬비가 내리고 있다. 황폐해진 땅에 내리는 비는 지은이가 겪었던 가슴 아픈 슬픈 일들이 고목에 클로즈 엎 되면서 내면적인 비극을 통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은이는 1592 년 임진왜란 때에는 모친을 잃었고, 1597 년 정유재란 때에는 피난지 나주에서 부인의 순절과 아이를 잃는 참담한 고통을 맞이하였다. 아직 벼슬 길에 오르기 전 조국 강산 부여의 땅을 지나며 전쟁이 남기고 간 상처의 흔적을 고목에서 발견하고 있다. 몸소 겪은 전쟁의 참담함과 그런 비극을 스쳐왔던 고목의 처지를 동병상련의 경지에서 찾고 있다.
민둥산이 된 폐허. 꽃과 잎도 피지 않는 생명 잃은 나무, 희뿌연 안개 속에 서린 찬 비< 寒雨--- 겨울비였을 것이다>, 갈까마귀만이 앉아 쉴 수밖에 없는 서식지가 된 조국의 땅에 서 있는 한 그루의 고목나무에서 전쟁이 남긴 상처의 비극을
가슴 속에 담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이 조국 강산을 말없이 지켜왔던 생명 잃은 고목에 다시 온화한 풍토가 되어 갈까마귀만이 깃드는 나무가 아니라 서로 함께 웃음 짓는 화평스러운 풍토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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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삼아 4. 5 조의 리듬 따라 다음처럼 풀이를 해 보았고,
민둥산에 죽은 초목들
봄과 여름 꽃과 잎 없네
찬비 내려 길을 적시고
갈까마귀 진정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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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가락으로도 한 번 풀이를 해 보았다.
숨결 잃은 초목들로 하얀 민둥산 되고
봄여름 흘러와도 꽃도 죽고 잎도 안 피어라.
겨울비 젖는 마을길 까마귀만 울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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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의 운율도 공부할 겸 운율을 분석해 보았다.
한시 이론을 쓴 이마다 서로 달라 어려움이 참 많았다.
古卉禿如叟
夏春無葉花。
煙巷得寒雨。
最宜來暮鴉。
花 평성 摩 운 鴉 평성 摩운
측기식의 운율
古 측 |
卉 측 |
禿 측 |
如 평 |
叟 측 |
A |
夏 측 |
春 평 |
無 평 |
葉 측 |
花 平 |
B |
煙 평 |
巷 측 |
得 측 |
寒 평 |
雨 측 |
C |
最 측 |
宜 평 |
來 평 |
暮 측 |
鴉 平 |
D |
5 |
4 |
3 |
2 |
1 |
古 상성 麌큰사슴우 卉 상성 尾 거성 未 禿 입성 屋 如 평성 魚
叟 상성 有 평성 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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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 거성 마禡 상성 馬 春 평성 眞 無 평성 虞 葉 입성 葉
花 평성 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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煙평성 先 巷거성 絳 得입성 職 寒 평성 寒 雨 상성 虞 거성 遇
最 거성 泰 宜 평성 支 來평성 灰. 거성 隊暮 거성 遇 鴉 평성 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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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의 이해】 -----------------------------------
◄ 古卉(고훼): 말라 죽은 풀과 나무
卉 풀훼 풀 모두를 일컬음(plants) <草的總稱:奇花異<=异>卉>
卉( 풀 초목 화훼 백훼
초목- 초목과 목본 풀과 나무의 총칭
훼목- 풀과 나무 초목 훼물
훼복- 풀로 만든 옷 蠻夷의 복장 훼의
花卉(花卉)①花草。 ②以花草为题材的中国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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卉 단어의 연상 -----------------------
• 卉汩(훼율)- 빠른 모양
卉木萋萋。——《·詩 小雅·出車》
百卉具腓。——《詩·小雅·四月》 腓장딴지 비
鳥夷卉服。——《·書禹貢》 卉木-- .草木
• 卉布 (훼포)(粗布,土布);卉裘 (훼구)-정밀하지 못한 피복(被服)
• 野卉 (야훼)-야생화초 (野生花草)
산에는 꽃 들에는 풀 봄빛 아직 여린데 / 山花野卉韶華嫰
우거진 가시덤불 속에 들꽃이 피었구나 / 荊棘叢中野卉開
• 仙卉 (선훼)- 기화이훼(奇花異卉)
• 鲜卉 (선훼)- 선화(鮮花)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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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椎髻卉裳(추계훼상) - 풀로 만든 방망이 모양의 의상이나 상투
미개화지구의 사람들이 입은 옷﹑
• 훼상(卉裳) - 풀로 만든 옷. 만이(蠻夷)의 복장. 칡(絺葛)으로 만든 옷
추계(椎髻) : 방망이 모양의 상투.
• 衆卉(衆卉)- 백초 (百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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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현란한 꽃들 좋아하지만 / 人愛衆卉茂
뭇 초목도 생기가 감돌아 / 衆卉頓精芒
여름이라 초목들이 무성하고 / 芳夏衆卉榮
서리 이슬에 모든 풀은 병들고 / 霜露衆卉腓
범상한 뭇 화초를 압도하리라 / 壓風標於衆卉
뭇 초목들은 피고 지고 하지만 / 衆卉自榮悴
문득 뭇 화초를 궁전 수목으로 삼았어라 / 忽敎衆卉爲宮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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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榛卉(진훼)- 총초(叢草) 榛 덤불진. 덤불이 된 풀
• 艷卉(염훼)- 요염하고 아름다운 화초 (艷麗的花草)。
• 陽卉(양훼)- 햇볕 비치는 언덕에서 자라는 초목.
임금이 돌보아 주는 백성에 비유됨.
• 玄清卉醴(현청훼례)- 호마(胡麻)<=참깨>의 다른 이름. 醴 단술례
玄清(현청)- 제사에 사용되는 맑은 물. 하늘(天空)
卉醴(훼례)- 꿀(蜜)
청정한 생활 지키다가도 세파에 얇아지고 검게 물드나니 / 守玄淸淨終磷緇
고작 청수(淸水) 한 잔 올렸습니다만 / 玄淸其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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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炎卉(염훼)- 고운 화초(鮮艷的花草)
• 旭卉(욱훼)-그윽하고 어둠침침한 모양. 어두운 모양.
일설에는 질속(疾速)하는 모양.《揚雄<甘泉賦>》
• 鶗鴂雕卉(제결조훼)- 다른 사람의 참언에 피해를 입은 정직한 사람의 비유.
두견새의 명칭. <鶗鴂(제결),杜鹃(두견)>
• 庶卉(서훼)- 무리를 지은 풀이나 꽃 (衆草.群花)
• 生卉(생훼)- 고운 풀(鮮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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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百卉(백훼)- 온갖 풀이나 꽃들.
• 百卉含英(백훼함영)- 온갖 꽃들과 풀들이 어울어 핀 모습.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형용함.
화초들이 고움을 뽐내며 다투어 피는 모습의 형용.
• 百卉千葩(백훼천파)- 사물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모습의 비유.
사물의 영화롭고 번성한 모습을 비유함.
• 赤卉 (적훼)- 초목의 어린 싹(芽)
• 毒卉(독훼)-독성스러운 풀(惡草)
• 凡卉(범훼)- 보통의 화초. 평범한 사람의 비유.
• 芳卉(방훼)- 향기로운 풀이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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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沸卉(비훼)-새들이 세차게 날며 내는 소리
• 服卉(복훼)- 칡으로 만든 의상絺葛 치갈. 면으로 만든 옷.
• 果卉(과훼)- 과일나무의 꽃.
• 寒卉(한훼)- 겨울에 자라고 있는 풀.
• 禾卉(화훼) - 골짜기에 심은 식물의 그루.
• 卉茵(훼인)- 쑥과 같이 무성히 자라는 풀 茵-사철쑥
• 卉翕(훼흡)- 바람 소리가 빠르게 지남을 형용함.<=卉歙(훼흡)>
• 卉煒(훼위)- 지극히 아름답고 밝고 화려한 모습.
• 卉木(훼목)- 초목(草木)
• 卉犬(훼견)- 짚으로 만든 개. 추구(芻狗)와 같은 뜻.
추구(芻狗)①쓸데없이 되어 버린 물건(物件)의 비유(比喩) ②짚으로 만든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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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嘉卉(가훼)- 아름다운 화초나 수목.
• 靈卉(영훼)- 신령스럽고 특이한 화훼.
• 名葩异卉(명파이훼)- 아주 귀하고 드문 화초. 미묘한 문장이나 작품을 비유함.
奇花异卉(기화이훼)라고도 한다.
• 葩卉(葩卉)-화훼(花卉)
• 고목후주(枯木朽株) 마른 나무와 썩은 그루터기와 같다.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말할 때 사용하는 고사성어로 쓰이지 못하는 사람 혹은 물건에 비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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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卉禿如叟> ‘오래된 꽃은 늙은이처럼 대머리가 되었네’
시의 내용으로 봐서 봄에 꽃대가 올라와서 꽃이 피었다가 나중에 잎도 꽃도 다 져버리자 꽃잎 붙어있던 자리가 꼭 대머리처럼 벗겨져 있는 것을 형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전번역원에 계신 노성두 선생님의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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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禿如叟(독여수): 대머리 가 된 늙은이. 오랜 풍상을 겪은 나무의 모습.
화훼를 풀로도 보면은 풀이 나지 않아 민둥 머리가 된 황폐한 모습 일 수도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은 후의 산천의 황폐해진 모습에 지은이는 내면적인 통곡에 젖어 있었으리라. 온 국토가 쑥밭처럼 되어 간 것에서 느끼는 젊은 시절의 가슴 아픔이었으리라. 단순히 풍진의 세월을 겪어온 나무만은 아니리라.
禿: 민머리 민둥민둥할 독 叟: 늙은이
禿頭 대머리/ 禿山 민둥산 禿樹 낙엽진 나무 禿翁- 대머리 늙은이
禿友- 몽뚝한 붓 禿筆- 몽땅 붓.자작 시문의 겸칭 禿毫
독옹(禿翁) : 늙어서 머리가 빠지고 정계에서 실권도 없는 사람을 말한다.
한(漢) 나라 무안후(武安侯) 전분(田蚡)이 보영(寶嬰)을 비난하면서 붙인 호칭이다. <史記 魏其武安侯列傳>
叟叟-쌀을 이는 소리 叟傖- 시골노인. 촌 영감 叟兵- 전쟁에 참여 했던 병사들
田叟- 늙은 농부. 釣叟- 낚시 하는 늙은이. 늙은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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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야 머리털 있는 선사 그대는 민머리 거사님 / 有髮禪師禿居士
⦁ 나무가 모지라져 사람이 멀리 석벽에 둘러서 있는 것 같다 / 樹禿如人遠堞周
⦁ 귀밑털이 무딘 붓같이 되었네 / 綠鬢禿如筆
⦁ 전원엔 풀이 안 나서 중의 민둥머리 같네 / 田原無髮禿如僧
⦁ 어부 농부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 漁翁田叟好往還
⦁ 나는 농부를 불러 풍년을 묻고 / 問歲呼田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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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夏春<하춘>과春夏<춘하>: 봄과 여름
사시절을 말할 때 쓰는 春夏秋冬을 冬秋夏春이라고 표현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사성의 운을 맞추기 위한 의식적인 방법일 수도 있으나, 어떤 특별한 의미는 보 이지 않는다. 우리말에서는 여름 봄이라는 말보다는 봄여름이 더 자연스럽다.
春夏秋冬< 春 평성 眞><夏 거성. 상성의 측성>
<秋 평성 尤> <冬 평성 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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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春無葉花: 고목이 되어 완전히 생명을 잃었음을 표현한 말.
☆夏春으로 표현한 용례
봄 여름 교차하는 좋은 시절에 / 芳夏春相接
여름과 봄에는 구름 안개 너무 많아 / 夏春足雲霧
여름과 봄에는 구름 안개 너무 많아 / 夏春足雲霧
☆春夏로 표현한 용례
그런데 지난봄 여름엔 날이 가물어 / 越春夏之告旱兮
모든 꽃 봄여름에 피고 지건만 / 百花開謝只春夏
심한 가뭄 봄여름으로 이어지니 / 一旱連春夏
겨울로부터 봄과 여름이 지나도록 / 自冬以歷春夏兮
철은 봄 여름 지나 또 첫가을이로세 / 時經春夏又初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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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秋冬과 冬秋처럼 표현한 용례도 보인다.
여름 지나 가을 겨울 / 夏而秋冬
가을과 겨울이 각각 맡음이 있거늘 / 秋冬各有司
이 때문에 추동 절기에 미쳐서는 / 所以及秋冬
산음도 길 위 가을 겨울의 즈음에 / 山陰道上秋冬際
가을 겨울 사이의 사귐/冬秋之交
묘막에서 이불 안고 가을 겨울 자나고/携衾丙舍度冬秋
이불을 안고 한밤중에 거문고를 울리도다 / 携衾半夜獨鳴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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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처럼 표현한 경우도 있다.
春蘭秋菊:봄의 난초와 가을 국화
春露秋霜:봄이슬과 가을 서리 春秋: 어른 나이
夏爐冬扇: 무용지물의 비유. 여름의 화로와 겨울의 부채.冬扇夏爐
夏稅秋糧: 명대의 세금 징수방법
冬溫夏淸: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서늘하게 한다. 부모를 섬기는 도리
冬虫夏草: 중국 전통의 귀한 약재로 식물의 균의 일종.<aweto>真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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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春無葉花>: 고목이 되어 완전히 생명을 잃었음을 표현한 말.
< 1 행>을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함. 엽화 葉花라는 단어는 사전에
표제어로 실린 것이 한. 중. 일 사전에 없다. 엽과 화를 분립하여 본 것 같다. 화엽은 실려 있는 단어이다.
고목 나무에는 잎도 없고 꽃도 보이지 않음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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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花葉: ①꽃 잎 ②속씨식물(植物)의 꽃을 이루는 특수(特殊)한 변태엽(變態葉).
곧 꽃받침조각, 꽃잎, 수술, 암술, 심피 따위를 통틀어 일컬음 .
꽃잎(=花瓣 화판)과 꽃과 잎을 뜻하는 말로 2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로 따로 나누어 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면은 < 花葉 >이나 < 葉花 >는 동일한 의미로 생각이 된다. 한시의 사성적인 운율을 맞추기 위한 의도적인 표현은 아닐까.< 葉 측성><花 麻 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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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길 되는 꽃이파리 옥가지서 흔들리고 / 千尋花葉瓊枝動
풀과 나무는 꽃과 잎새 더러워지고 / 草木翳花葉
꽃 이파리 산뜻하게 난간 가에 피어서는 / 花葉羅羅旁檻披
꽃잎이 분분하게 떨어지면 / 花葉紛而零
꽃과 잎이 마주 보고 오리도 두 마린데 / 花葉相當鳧則兩
꽃잎이 교묘하게 새름새름 매달리며 / 花葉巧蟠紐
꽃과 잎이 어울려 푸르고 붉은데 / 花葉相依映碧丹
치자 꽃잎새 크고 희기는 서릿빛 같거니 / 梔花葉大白如霜
꽃과 잎 겸키 어려움 뿔과 이빨 마찬가지 / 花葉難兼如角齒
※꽃과……마찬가지 : 뾰족한 뿔이 달린 짐승은 예리한 이빨이 없듯이 꽃이 아름다운 초목은 대체로 잎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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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煙巷: 흐릿한 연기로 덮인 거리나 마을.
비가 내리고 있어 더욱 뿌옇게 덮인 마을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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巷㉠거리, 시가(市街) ㉡문 밖 ㉢복도(複道) ㉣궁궐 안의 통로(通路)나 복도(複道) ㉤마을, 동 ㉠연기㉡안개㉢담배㉣그을음㉤아편(鴉片)
㉥연기가 끼다㉦아리땁다ⓐ원기 (인)ⓑ제사 이름 (인)ⓒ메우다 (인)
ⓓ틀어막다 (인)
煙- 먼지 구름 안개 등이 자욱이 끼어 오르는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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烟景 : 아지랑이가 낀 경치 봄 경치. 煙嵐: 연기와 남기. 피어오르는 남기
煙霧; 연기와 안개 煙霏: 연기와 아지랑이.煙曙: 안개가 자욱히 낀 새벽.
煙靄: 연기와 아지랑이 煙隖: 멀리 안개와 아지랑이가 끼어 흐릿하게 보이는 마을 煙雨: 이슬비. 煙塵: 연기와 먼지. 병란. 煙波: 안개 끼어 부옇게 보이는 물결 煙霞: 연기와 놀 산수의 경치
巷街:거리 항간: 서민들 사이 巷陌: 거리 陋巷: 누추하고 좁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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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연기 낀 골목을 찾아 주랴 / 誰曾訪烟巷
연기 낀 골목선 적막과 함께하고 / 煙巷共岑寂
성 안에도 시골에도 밥 짓는 연기 사라져 / 城中僻巷煙火絶
마을은 연기에 감싸였는데 / 村巷烟籠
비좁은 골목에는 연기가 땅에 떠 있고 / 陋巷煙浮地
연기 피는 마을에는 대사립이 쓸쓸한데 / 門巷煙生苦竹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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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寒雨: 찬 비. 겨울에 오는 차가운 비 .
비가 차가운 것이 아니라, 계절감에 따라, 그리고 분위기에 따라 느끼는 사람의 감정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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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의 차가운 비는 외로운 배에도 일반이리 / 峽中寒雨在孤舟
창 앞에는 찬비가 소슬히 지나가는데 / 窓前寒雨蕭蕭過
을씨년스럽게 내리는 찬 비 / 凄凄寒雨至
쓸쓸히 내리는 찬비 부연 밤 창문 / 蕭蕭寒雨夜窓虛
차가운 비 추적추적 흠뻑 젖은 국화꽃 / 寒雨蕭蕭沾菊花
새벽에 찬비가 푸른 봉우리에 묻어를 오네 / 曉來寒雨鎖靑峯
찬 비가 자옥하고 물결도 없네 / 寒雨冥冥波浪慳
긴 강에 찬비가 스산히 내릴 때 / 最是長江寒雨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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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得雨: 비를 만나다. 득은 만나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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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줄기 연잎들은 비를 맞아 울려 대는데 / 萬柄荷盤得雨鳴
꽃은 비를 맞고 더 많이 피었는데 / 花枝得雨繁
새삼 추위를 느끼나니 비 많이 온 뒤끝이라 / 斗覺新寒得雨多
가까운 산에 비가 자주 묻어오니 / 近山頻得雨
길거리 천황색 버들은 처음 비를 맞았고 / 街柳嫩黃初得雨
갑자기 비 뿌리는 광경을 만나니 / 忽得雨洒地
고요한 문정에 이끼는 비 맞아 푸르르고 / 苔痕得雨門庭靜
농촌에 비가 오니 집집마다 기뻐하며 / 農家得雨喜
시냇물은 비를 얻어서 울리누나 / 溪流得雨鳴
비 만난 개구리떼 악을 쓰며 울어대네 / 得雨鳴蛙苦見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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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煙巷得寒雨>: 겨울의 찬비가 내리며 희뿌연 안개 같은 것이 덮여 있는
백제의 고도였던 < 부여 夫餘>의 거리 모습을 표현함. 겨울 속 찬비가 더욱더 분위기를 우수에 잠기게 한다. 백마강, 낙화암 조룡대, 부소산 등의 유적지가 있는 부여의 땅. 멸망이 된 백제의 비극을 지켜보았을 그 고목 하나가 지은이의 역사 인식을 깨닫게 하고 있다. 혹독한 전쟁의 비극을 가슴에 담고 있었던 지은이가 겨울비 속에 더욱 더 우수감에 잠기게 된다.
찬비는 고목의 쓸쓸함을 더욱 더 심화시키고 있다.
민둥산이 되었고, 꽃도 잎도 피지 않는 고목, 희뿌연 안개 속에 찬비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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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最宜: 가장 잘 어울린다. 가장 마땅하다. 最는 부사구실로 수식관계
尤와 같은 의미〖most;best〗
最 古, 最 久, 最 良, 最 善, 最 深, 最 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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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이 가장 사람에게 마땅하네 / 暖風遲日最宜人
허공 솟은 찬 그림자 누각과 잘 어울리네 / 半空寒影最宜樓
가을엔 뭐니 뭐니 해도 잣과 송이버섯이라 / 松蕈柏粒最宜秋
그대 말이 이 쌀은 떡에 가장 알맞으니 / 君言此米最宜餠
발그레한 초승달 빛 가장 좋거니 / 最宜醺月開新鏡
돋으려 할 때가 가장 좋다고 한다 / 最宜將昇際
고요한 것이 가장 내 마음에 드니 / 靜然最宜我
부들자리는 소나무 밑이 가장 알맞고 / 蒲薦最宜松下坐
가을빛 속에 가장 걸맞은 광경이 뭐냐 하면 / 行色最宜秋色裏
이 과일이 노인에게 가장 좋다네 / 此實最宜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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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暮鴉: 저물녘에 나무에 모여드는 까마귀
鴉 갈까마귀 아 큰 부리 까마귀 아 斯 鳥 까마귀 사
까마귀 慈烏 慈鳥 寒鴉
慈烏 은혜(恩惠) 갚음할 줄 아는 새라는 뜻으로, 까마귀를 달리 일컫는 말
慈鳥새끼가 어미의 먹이를 날라 먹이는 인자한 새라는 뜻으로, 까마귀를 이르는 말
寒鴉가마귀. 까마귓과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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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돌아가 저녁 까마귀 보노니 / 歸林見暮鴉
햇빛 띤 찬 까마귀 아스라이 애처롭고 / 帶日寒鴉憐影遠
섬섬한 찬 까마귀는 저녁 절구 소리를 띠었다 / 閃閃寒鴉帶晩舂
낙조 따라 모여드는 고목나무 까마귀들이네 / 古樹寒鴉夕照中
옛 숲으로 돌아가는 찬 까마귀를 세보네 / 坐數寒鴉返故林
하늘가엔 저녁 까마귀가 돌아오는데 / 天邊返暮鴉
석양의 찬 숲엔 저녁 까마귀 돌아오는데 / 落日寒林返暮鴉
원근의 깊은 숲에 저녁 까마귀 깃들려 할 제 / 遠近長林欲暮鴉
추운 허공에 번득번득 저녁 갈까마귀 날고 / 寒空閃閃暮鴉飜
석양이라 갈가마귀 숲끝에 우네 / 煙樹暮鴉啼
저녁 갈가마귀 울 때까지 홀로 배회한다 / 獨自遲回至暮鴉
숲이 높아 저녁 까마귀 돌아오네 / 林高返暯鴉
※찬 까마귀라는 말이 참으로 어색하다. 까마귀가 찬 것이 아니라 날씨가 춥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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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宜來暮鴉。
암담한 시적인 분위기를 더욱 더 쓸쓸히 부각시키고 있다. 저녁이 되면 나무 위로 잠자리를 얻기 위하여 모여드는 새이다. 꽃도 잎도 없는 고목나무, 저녁 안개 덮이고 해는 지고 있다. 까마귀의 울음도 들린다. 절대로 화평스러운 분위기가 아닌 쓸쓸한 고목나무이다. 그런 고목나무에 앉아 있다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지은이의 마음속에는 비극적인 역사를 맞이하였던 암담함을 안타까이 바라보고 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고 난 후 폐허가 된 조국 땅에서 바라보고 있는 화자의 역사 인식은 너무나 비극적이다. 오랜 역사를 지녀온 그 고목나무에 화자는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고 싶은 마음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처량하고 애처롭기만 하다. 왜 까마귀만의 휴식처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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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현주> 님의 시가 좋아 몇 년 간 틈이 나는 대로 매달리고 있는 고희를 넘긴 청음의 후손입니다. 한문학이 전문도 아닌 사람입니다. 그저 혼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대방가의 질정도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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