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도 꽃을 피우네.-----------
어제 우리들 내외가 한가로운 여기로 가꾸는 밭에 나갔다가
고구마 밭에서 오직 한 송이 외롭게 피어 있는
고구마 꽃 한 송이를 확인하고 왔다.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도롱리 앞골 이라는 마을에 소재한 밭에서
나팔꽃은 분명하게 아닌 엷은 분홍색이며 보라 빛도 섞인 꽃 한 송이가
진한 초록색 잎에 달려 있었다.
몇 년 간을 고구마 농사를 지어 오면서 한 번도 꽃은 못 보았는데
올해 심은 호박 고구마 밭에서 오직 한 송이 뿐인 꽃을 본 것이다.
처음 발견한 내 아내는 그것이 나팔꽃이라고 생각을 하며 다가서 보니 고구마 줄기에 매달려 있는 꽃이라고 하였다.
디카를 가지고 처음으로 대하는 경이감으로 달려가 그 꽃을 촬영하였다.
우리들 생전에 처음으로 대하는 뿌듯한 즐거움이었다.
작년에 심은 고구마 밭의 상황이 좋아 올해는 욕심을 내어 무려 천 여 포기를 심었지만
그만 밭에 덮었던 비닐에 숨구멍을 늦게서 열어 준 관계로 거의 반 정도가 그만 시들하게 죽어 버린 것이 아닌가.
그 사이 가지고 있던 마음 속 안타까움을 오늘 이 고구마 꽃 한 송이가 우리들 부부를 기쁘게 하여 준 것이었다.
도롱리 마을이름은 도롱사라는 절에서 유래가 되었다고도 하고, 지나가는 길손에게 농을 잘한다고 하여 도롱리(道弄里)라 부른다고 한다.
도롱리는 내 아내의 고향 마을이다. 오늘 고구마 꽃 한 송이가 우리들에게 즐거움으로 희롱을 했나 보다.
도롱리 앞골 마을에 밭 하나를 사서 이곳에 부모님의 산소를 모셨고, 그 앞에 밭을 가꾸어 올해까지 8 년 동안 여러 가지의 작물들을 심으며,
부모님도 만나고, 땅 냄새를 맡으면서
농촌인들의 그 피땀어린 노고들도 스스로 맛보는 즐거움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고구마꽃을 보기는 귀한 일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 온 사람들도 이 꽃을 보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닌 것이라고 한다.
자주 대하는 꽃이 아니기에 오늘 자연이 가져다가 준 그 고구마꽃 한 송이에서 무엇인가 더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였다.
고구마도 꽃을 피운다라는 지식 하나를 실제로 얻어 가지고 돌아온 것이다.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도롱리 앞골 이라는 골짜기 마을엔
올해 처음으로 고구마꽃 한 송이 피었고,
나리꽃도, 도라지꽃도, 참깨꽃도, 호박꽃, 수박꽃들이 7 월 하늘에 가득한 미소를 던지고 있다.
잔디 밭에는 많은 메뚜기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다.
초록색 감도 주렁주렁, 청포도도 줄줄이 달려 있다.
역시 7 월은 역동과 율동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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