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동 가문 시 모음/문곡 김수항 시 모음

문곡 김수항의 追悼亡兒 <죽은 아들 내 아들 昌順아 >

백촌거사 2011. 2. 2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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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月十八日。追悼亡兒<팔월십팔일。추도망아 >

                  --< 죽은 아들

                       내 아들 昌順아 >--

                                                                                      김 수항(金壽恒)

                                                                         1629년(인조 7) -1689년(숙종 15)

                                                                                         자 久之 호 文谷 시호 文忠

                                                                                         己巳換局 때 賜死 . 청음의 손. 육창의 부친

                                                                                          국역: 문곡 후손 彰顯

 

네 삶은 여섯 해 무척 짧았고

내 슬픔 오랜 세월 이리도 긴데

옥설 같은 그 자태 눈에 선하니

유연한 그 모습을 언제 잊겠나.

 

汝生六歲短。我慟千古。여생육세단。아통천고

森然玉雪姿。宛宛何日。삼연옥설자。완완하일

 

가끔씩 내 꿈 속 찾아와서는

아픈 슬픔 애오라지 달래주누나.

지금은 꿈속에서 뜸해졌지만

네 영혼 어찌 이리 멀기만 한가

 

時來入我夢。聊以慰悲。시래입아몽。료이위비

只今夢亦疏。精靈豈微。지금몽역소。정령기미

 

빈 산에 묻혀 있는 한 움큼의 흙

묵은 풀로 날마다 황폐해 가네.

깊은 샘물 골짝에서 슬퍼 목메고

슬픈 바람 백양나무 스치며 우네.

 

空山一抔土。宿草日荒。공산일부토。숙초일황

暗泉咽哀壑。悲風啼白。암천인애학。비풍제백

 

외로운 혼 의지 없어 슬퍼하였고,

몇 차례나 엄마 아빠 바라보았나.

아빠는 변방에 멀리 갔었고

엄마는 병이 들어 누워 있었지.

 

 

 

孤魂耿無依。幾回望爺。고혼경무의。기회망야

我行遠出塞。汝母病在。아행원출새。여모병재

 

오늘엔 밥 한 소반 차려 주지만

누가 다시 네 곁을 보살펴 주랴.

숲속의 저 까마귀 바라봄이여

새끼와 어미 새가 서로 받드네.

 

今辰飯一盤。誰復奠汝。금진반일반。수부전여

瞻彼林間烏。子母必相첨피임간오。자모필상

 

인간사는 어찌해 어긋나가나.

나만 살고 넌 갔으니 어인 일이냐

무덤 곁에 호곡할 길이 없으니

남쪽을 바라보며 애를 끓이네.

 

人事何錯迕。我存汝則。인사하착오。아존여칙

無由繞墳號。南望摧寸。무유요분호。남망최촌

                                                                                                                                < 文谷集卷之三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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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贅言--------------------------------------

문곡 김수항의 12 세 손------

이 시는 <문곡집 권3>에 실려 있는 21 번 째의 시이다. <문곡집 3>에 실려 있는 시는 정미년< 1667년 현종 8년 39세>부터 정사 년< 1677년 숙종 3 년 49세> 까지의 시로 모두가 193 수의 시가 실려 있다.

이 시의 시제는<八月十八日。追悼亡兒>라는 시로 경술년< 1670 년. 현종 11 년 42세>에 6 년 전 8 월 18 일 6 살을 살고 이 세상을 떠나간 아들 昌順을 추도하며

깊은 애통함을 회고적인 정서를 담아 쓴 일종의 만시 같은 성격의 시이다.

자식을 잃은 슬픔을 단장지애(斷腸之哀)라고 한다. 구절마다 담겨 있는 문곡의 가슴 아픈 서정이 철철 넘쳐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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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이해>---------------------------------------------

< 기련 1-4 행 > 죽은 아들의 그리움---- 제시

6 살에 세상 떠남-- 긴 아픔 < 短. 長-- 대구>

옥설 같은 모습--- 오랜 그리움

< 함련 5-8 행 > 꿈속에 보인 모습---- 상술

꿈속에 찾은 모습-- 내 슬픔의 위로

아득해지는 영혼의 모습--- 그리움의 심화

< 경련 9-12 행 > 무덤가의 쓸쓸한 모습---상술

한 줌의 흙( 무상감)-- 무덤가 황폐함(쓸쓸함)

골짝의 샘물 소리. 백양나무 바람소리-- 슬픔과 쓸쓸함에 대한 감정이입

무덤가는 쓸쓸하고 자연도 슬퍼함-- 떠나간 자식에 대한 슬픔의 깊이

 

< 복련 13-16 행 > 무덤 앞에서 그리움--- 상술

간절한 그리움. 외로운 혼 위로.

마지막 자리를 못 지켜 준 후회감

< 후련 17-20 행 > 무덤 앞에서 제물 차림-- 상술

제물 차림- 훗날 걱정

까마귀 연상- 반포지은

< 미련 21-24 행 > 죽은 아들에 대한 통곡 -- 결론

인간사의 안타까움--- 먼저 간 아들에 대한 슬픔

남쪽 향한 그리움-- 단장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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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다음처럼 각 연을 시조 형식으로 시심을 담아 보았다.

    문곡 조상님의 심정은 이러하지 않았을까

 

 

1. 여섯 살 짧은 생애 나에겐 긴 슬픔

   아른 아른 떠오르는 깨끗한 얼굴이여

  어느 날 잊어버릴까 어린 아들 昌順아.

 

 

 

2. 아픈 슬픔 달래려고 내 꿈 속 넘나드나

  꿈속에 보인 모습 그리도 아련하네.

 꿈 속 길 멀리만 있어 네 영혼 아득해라.

 

 

 

3. 텅 빈 산 한 줌의 흙 시든 풀로 쓸쓸하고

   샘물 소리 바람 소리 목메도록 슬퍼하네.

  무덤가 저리도 아파 영혼도 울고 가리.

 

 

 

4. 혼자 있어 외로운 넋 그 얼마나 울었을까

   엄마 아빠 불렀어도 네 곁에 없었구나.

   무덤가 울려 퍼지는 어린 새의 피울음.

 

 

 

5. 한 소반 제물상에 그득 담긴 아비 눈물

   누가 있어 먼 훗날 네 무덤을 돌보겠나.

   저 까마귀 오가는 정에 더욱 더 통곡이라.

 

 

 

6. 나만 살고 너 갔으니 세상일 무정하다.

   네 무덤 달려가 통곡 해 볼 길 없으니

  마음만 남쪽에 두고 애 끓이며 부르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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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적 이해>-------------------------------------------------------------

1.<기련> 汝生六歲短。我慟千古

森然玉雪姿。宛宛何日

네 삶은 여섯 해 무척 짧았고

내 슬픔 오랜 세월 이리도 긴데

옥설 같은 그 자태 눈에 선하니

유연한 그 모습을 언제 잊겠나.

◀ 여생육세단。아통천고

삼연옥설자。완완하일

한자

서럽게 울 통 우뚝솟을 삼 姿 맵시 자굽을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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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련 1-4 행 > 죽은 아들의 그리움---- 제시

6 살에 세상 떠남-- 긴 아픔 < 短. 長-- 대구>

옥설 같은 모습--- 오랜 그리움

1 행 아들의 죽음 < 갑진 년 1664 년> 2 행 아버지의 슬픔< 경술년 1670년>

3 행 아들의 자태 4 행 아버지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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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해>

죽은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그리움을 담은 서두로써 회고적인 서정을 담았다. 시 전체의 주제의식이 담겨 있다. 앉으나 서나 떠나지 않는 6 살을 살다가 요절한 아들의 그리움이 오랜 세월 가슴에 묻혀 있다. 千古長이라는 시어를 통해 지난 시간에 죽어간 아들에 대한 서러움이 길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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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곡집>에는 경술년< 1670 년. 현종 11 년 42세> 평북 의주 지역에 머물러 계실 때의 작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6 년 전 8 월 18일 여섯 해의 짧은 생애를 살다가 요절한 죽은 자식을 서럽게 회고하면서 그 아픈 서정을 담았다.

갑진 년(1664 현종 5 년 36 세) 8 월 18 일 함경북도로 시관에 나가 있을 때 아들의 부음을 들었다. 옆에서 그의 죽음을 지켜주지 못했던 아버지의 오랜 후회의 감정도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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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곡 조상님께서는 흔히 말하는

六昌<昌集/昌協/昌翕/昌業//昌緝/昌立>이라는 여섯 아들을 두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기 또 昌順< 문곡 연보에는 昌習으로 기록>이라는 아드님이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족보에는 기록이 없으나 이 시 한 편 그리고 <祭亡兒 昌順文>이라는 제문을 통해서 그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살아 계셨다면 아마 칠창 七昌으로 불리지 않았을까. 다섯 번째로 두신 아드님이시다.

태어난 연대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셨으나 <祭亡兒 昌順文> 글을 보면은 갑진 년에 세상을 떠나신 것이 확실하고, <祭 昌碩文>(1686 년 병인 58세>에 보면은 다음과 같은 기록<余曾有子與汝同年生而甫六歲而失之 나는 일찍이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너와 함께 같은 해에 태어났으며 겨우 6 살에 잃었다.>으로 보아 출생 연대가 기해년 1659 년임을 확실히 알 수가 있다.

※ 시제인 < 八月十八日。追悼亡兒> 죽어간 아들의 그리움을 한 층 더 심화하고 있다. 8 월 18 일은 추석 명절이 지난 3 일후이다.

그 명절날쯤 해서 세상을 떠났기에 더욱 그날을 잊을 수 없고 더 그리워질 것이다.

추도란 죽은 사람을 추상하며 애도하다는 뜻이다. 八月十八日과 관련이 되는 또 하나의 시가 있다. <八月十八日夜。病臥書懷 是日卽兒子亡日 >라는 시이다. 병들어 누워 계시면서도 8 월 18 일을 잊지 못하고 계시다.

그날을 잊지 못하시는 것은 더욱 더 애통스럽고 그립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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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1664 년 현종 5 년> 주위 가족들의 상황----------

아버지 문곡: 36 세 寧陵의 祭官.예조 판서.咸鏡北道 試官.우참찬.이조 판서

어머니 정경부인 安定 羅氏 35세 병환 중

첫째 형 몽와 김창집 ( 金昌集) 17세 부친을 따라 楊州 石室로 내려가다.

둘째 형 농암 김창협 (金昌協) 1665 을사 15 12월, 延安李氏 靜觀齋 端 相의 딸과 혼인하다

셋째형 삼연 김창흡 (金昌翕) 12세 1665 을사 13 동몽교관 金時亮 에게 수학하다.

넷째형 노가재 김창업 (金昌業) 5세

여섯째 포음 김창집 (金昌緝) 3세

일곱째 택재 김창립( 金昌立) 1666년( 현종7 )생.

※ 택재는 18살에 요절하여 다른 형제들이 쓴 제문 등이 있으나

昌順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다른 형제들이 어렸기 때문에 아버지의 글밖에 보이지 않는다.

큰 아드님이신 몽와 김창협이 쓴 문곡 연보의 기록에는 1656 년< 문곡 28 세>에 또 한 분의 아드님 昌燮 이라는 자식이 3 월에 태어나 9 월에 요절했다는 기록이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또 하나 文谷集卷之四<정사년1677-기미년 1679년 사이의 기록>에 보면은 다음과 같은 시 한 편이 나온다. 이 시에 나오는<正月初六>을 1677 년으로 보면은 문곡 조상님께서는 또 한 분의 아들을 두셨는데 세상을 못 보고 돌아가신 것 같다.

正月初六。卽幼子亡日也。汝命何苦短 我痛無窮極。閱兒亦已多 未見爾英特

1677 년 1월 6 일은 곧 어린 아들이 죽은 날이다.

너의 목숨은 어찌 그리 짧으냐. 나의 아픔은 끝이 없구나. 자식을 본 것이 또한 많지만 너의 영특함은 못 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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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전부가 만일 살아계셨다면 9 창으로 불리어 졌을 것이다. 문곡 조상님께서는 두 따님과 9 명의 아들을 두신 것이다. 그리고 우연이었을까 昌 자 돌림에 국어의 발음에도 <ㅂ> 자로 통일이 되어 있다.

昌集/昌協/昌翕/昌業/ 昌燮/昌習(順)/昌緝/昌立/ 집협흡업섭습집립 이다.

집은 한자가 다른 글자이다. < 모일 집> < 낳을 집>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보면은 창집을 혼돈시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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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어 이해 >

서러워할 통

極悲哀,大哭:慟哭。大慟。

㉠서러워하다 ㉡서럽게 울다 ㉢대단히 슬퍼하다 ㉣애통하다(哀痛--)

慟哭 큰 소리로 슬피 욺.慟泣 대단히 슬퍼하여 욺.

極其悲痛〖verygrieved;sorrowful〗

통이 담긴 시어는 매우 슬프다라는 감정이 담겨 있다.

慟切(悲痛之極);慟泣(悲痛哭泣);慟怛(惨痛);慟恨(極度地悲恨);悼(悲痛傷悼)

慟醉(痛飮而醉);慟怀(沉痛怀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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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단어의 용례들은 전부 <한국고전번역자료>를 인용하여 그 의미를 확인하려고 하였다.

⦁좋은 벗 돌아가니 / 良友之沒

내 슬픔 몹시 심하고 / 我所偏

⦁나의 비통함이 어찌 끝이 있으리오 / 我何涯

⦁ 我如何更不堪。我斯切

 

⦁我淚尙有盡。我終無涯 我斯至 公今永逝。我曷陳

⦁我滋甚 我尤倍 我尤無涯 我無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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森然 ①나무나 숲이 우거진 모양(模樣), 또는 죽 늘어선 모양(模樣)

②엄숙(嚴肅)한 모양(模樣)

⦁삼엄하여 혼백이 움직이니 / 森然魂魄動

⦁푸른 숲 울창하게 우거졌는데 / 森然擁蒼翠

⦁속속들이 드러나는 본래의 면목 / 森然眞骨露

⦁신선의 의표(儀標) 어른어른 옥립(玉立)한 듯 삼연하네 / 仙標映座玉森然

⦁삼연하게 푸른 옥의 줄기를 그려내었네 / 掃出森然碧玉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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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雪 ①'백설(白雪)'을 아름답게 일컫는 말

②옥과 같이 흰 눈이란 뜻으로, '결백(潔白)함'의 비유(比喩)

1 백옥같이 희고 깨끗한 눈. 2 깨끗한 사물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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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문에는 다음처럼 죽은 아들 昌順을 묘사하였다.

汝生而質美貌秀。眉眼如畫。

警悟絶人。柔順異凡兒。

<너는 태어나서 자질(資質)과 미모(美貌)가 뛰어났고, 눈썹과 눈은 그림 같았다. 슬기롭고 영특하여 잘 깨달아 남보다 훨씬 뛰어났다. 성품이 유순(柔順)하여 보통아이들과는 달랐다. >

이름도 <창순>이라고 지은 것은 그 이름대로 어려서부터 유순해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드님의 이름들이 국문으로 표기하면은 전부 이름자에 ㅂ < 비읍 자>> 가 들어갔는데 <창순>은 그렇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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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설과 청진을 함께 잘 간직하세 / 玉雪淸眞共善藏

⦁ 깨끗하고 우뚝한 옥설의 높은 자태로다 / 亭亭玉雪之高標

⦁ 나이는 18세로 글씨는 주옥(珠玉)과 같았고 살결은

옥설(玉雪)과 같아서 사랑스러웠다.

⦁ 옥설 같은 맑은 얼굴 아름답고 우아한데 / 玉雪淸容美且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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宛宛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다.

1. 길, 강 등(等)이 꾸불꾸불하게 빙빙 돎 < 盤旋屈曲貌。>

盤旋 길이나 강 따위가 구불구불하게 빙빙 돌아 나 있는 것.

2. (길게 뻗쳐 있는 모양이)구불구불함 < 山川道路蜿蜒曲折。>

蜿蜒 벌레 따위가 꿈틀거리듯이 길게 뻗어 있는 모양이 구불구불하다.

3. 1 실이나 노끈 따위가 친친 뒤엉킴. 2 남녀의 애정이 깊이 얽혀 헤어지기 어려 움 <遲回纏綿貌。>

4. 부드럽고 약한 모양 < 细弱貌。>

5. 참되고 간절한 모양.<真切可见貌>

6 . 깨끗하고 산뜻함. < 清楚貌。>

이글에서의 완완은 宛然의 의미로 쓰여진 것 같다.

< 森然玉雪姿。宛宛何日。> 깨끗한 그 얼굴 모습이 눈에 선하게 다가와 눈에 보이는 것처럼 뚜렷하여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모습 영원히 잊을 수 없다는 곡진한 아버지의 그리움이 담긴 내용이다.

宛然 눈에 보이는 것처럼 아주 뚜렷하다. 모양이 서로 비슷하다. 연연하다(蜒然―)

宛然은 宛如。宛若과 같다.

동음 이의어로 다음과 같은 단어가 있다.

婉婉 1.태도(態度)가 예쁘고 맵시가 있음. 완전(婉轉) 2.용(龍)이 나는 모양

3. 깃발 따위가 펄럭이는 것처럼 구불구불하다. 4. 상냥하고 부드럽다.

緩緩 느릿느릿함. 기울기나 비탈 따위가 비스듬하고 민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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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쯤 털린 연지에 그 자태 유연하구려 / 半擺臙脂宛宛姿

⦁ 둥그런 무지개를 반 하늘에 드리우더니 / 宛宛虹霓垂半天

⦁ 너울대는 그 상서는 / 宛宛之祥

덕을 일으켜 나타남이로다 / 興德而章

⦁ 움푹한 곳[宛宛]

⦁ 되새겨 보면 십여 년이 훌쩍 지나갔는데 / 宛宛一紀餘

⦁ 빛과 맛과 향기가 완연히 그대로라네 / 宛宛猶全色味香

⦁ 봄바람은 완전히 나뭇가지에 불어오네 / 韶風宛宛返千條

⦁ 쌀쌀한 봄바람 금원(禁苑)에 부는데 / 宛宛春風動禁林

⦁ 소담스레 빛깔과 맛과 향기를 보전하도다 / 宛宛猶全色味香

아직도 완완히 빛깔과 맛과 향기가 완전하다 / 宛宛猶全色味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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夭死 젊은 나이에 죽음.= 夭折 早死 다음과 같은 단어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夭枉 夭殁 夭命 夭殂 夭促 夭逝 夭絶 夭昏 夭謝 夭短

< 어릴 요> = < 일찍 죽을 요>

短命,早死。未成年而死〖dieyoung〗

少壮而死曰夭。——《释名》

不殀夭。——《礼記·王制》

夭壽不贰,修身以俟之。——《孟子·盡心上》

夭札- 역병을 만나 일찍 죽음.=夭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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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병과 천연두 및 여러 민간 병으로 죽고 요사(夭死)하는 천재(天災)가 유행할 때는 마땅히 관에서 구조하여야 할 것이다. (瘟疫麻疹及諸民病 死亡夭札 天災流行 宜自官救助) 목민심서4: 애민6조

 

孟子曰 盡其心者 知其性也 知其性 則知天也 存其心 養其性 所以事天也 殀壽不貳 修身以俟之 所謂立命也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자기의 마음을 다하는 사람은 그 인간의 본 성품을 알게 되며, 그 본 성품을 이해하면 천명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같이 그 마음을 보존하고 본성을 기르는 일은 곧 하늘을 섬기는 방법이다. 사람의 수명에는 요절과 장수의 명이 정해져 있어서 누구도 어기지 못할 것이나, 자신의 덕을 닦아서 천명을 기다리는 것이 천명에 따르는 안심입명인 것이다.”<立命(입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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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함련-時來入我夢。聊以慰悲

只今夢亦疏。精靈豈微

가끔씩 내 꿈 속 찾아와서는

아픈 슬픔 애오라지 달래주누나.

지금은 꿈속에서 뜸해졌지만

네 영혼 어찌 이리 멀기만 한가 .

시래입아몽。료이위비

지금몽역소。정령기미

한자

애오라지 료 멀어질 소 아득할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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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련 5-8 행 > 꿈속에 보인 모습---- 상술

꿈속에 찾은 모습-- 내 슬픔의 위로

아득해지는 영혼의 모습--- 그리움의 심화

5 행 꿈속을 찾아옴 6 행 아픔의 위로- 그리움 심화

7 행 꿈속의 소원함 8 행 영혼과의 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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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해>

6 살에 죽은 아들이 자주 꿈속에 나타나 나의 슬픈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고 자위한다. 꿈은 허상이다. 그런 꿈의 경지를 표현한 것은 그만큼 죽어간 아들의 심화된 그리움이다. 손안에 만질 수 없는 꿈에서 보이는 그 모습은

더욱 아픔이다. 이런 아픔을 悲傷이라고 하였다.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이다. 꿈에도 나타나지 않아 소원해지는 경우에는 어찌 영혼이 그리도 아득하기만 한가라고 탄식하는 그 마음속에는 아들의 죽은 영혼이 아주 밝게 옆에 비치고 있음을 스스로 위로하려는 아버지의 극한적인 그리움이다.

늘 공무에 분주하여 멀리 임지에 나가 있어도 꿈에 나타난 자식을 통해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찾을 수 있다. 임지에 나가 있어 갑진 년에 세상을 떠나간 소식을 듣고는 자식을 옆에서 지켜주지 못한 아버지의 처절한 그리움일 것이다.

꿈은 비록 허상이지만 그것은 행일 수도 있고, 불행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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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문을 쓴 확실한 연대는 알 수가 없지만 < 濟 亡兒 昌順> 이라는 제문에는 자식이 죽은 해인 갑진 년 咸鏡北道 試官에 차임되어 그 곳에 계실 때 꿈을 꾸었다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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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 나타난 아들의 모습 기록

一夜夢汝宛在余側。羸悴大異常。見余似喜似戚。有慘然之色。

余執汝手而語汝曰。何太瘦耶。汝欲對未對。而余忽驚悟。推枕起坐。不見其處。

<어느 날 한밤중 꿈속에 네가 나의 곁에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평상과는 크게 다르게 파리하게 말라서 쇠약해진 모습이었다. 나를 보고는 기쁜 모습이기도 하고, 근심을 담기도 한 모습으로 슬프고 참혹(慘酷)한 모양(模樣)의 기색이었다.

나는 네 손을 붙잡고 너에게 “어찌 그리 수척한 모습인가” 하고 말을 하였다.

너를 대면하고 싶었지만 대면하지 않았다. 나는 문득 놀라며 베개를 밀치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곳에는 너의 모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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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꿈은 자식이 이미 저 세상을 떠나갔음을 암시하는 예언적인 꿈이 되고 말았다. 다음의 기록을 보면은 그것은 이미 자식이 세상을 떠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6 살의 자식이 얼마나 아버지가 보고 싶었으면 꿈에 나타났을까, 자식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꿈에 만난 자식의 애처로운 모습에 깊이 슬퍼하고 있다. 유독 어머니 보다는 아버지를 더욱 좋아한 다섯째 아들에 대한 종애(鍾愛) <애정(愛情)을 한 데로 모음.> 이었기에 원근에 있어도 그 자식의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던 것이었으리라.

6 년 전을 회상하며 꿈속에 보였던 아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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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而思之。余之此夢。卽汝已死之後也。汝則死而不昧。

能與我夢魂相接於關塞數千里之外。

而余乃邈焉不知汝之存沒。

猶言猶食。自同恒人。天乎寧有是耶。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나의 이 꿈은 곧 네가 이미 죽은 후라는 것이다. 네가 죽었어도

어둡지 않았기에 < 죽은 네 영혼이 있기에> 능히 나의 꿈속에서 네 영혼과 변방 수 천리 밖에서도 서로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변방 멀리 있었기에 너의 생존을 알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말을 하고 밥을 먹는 본래 똑같은 사람이었으니 하늘이여 어찌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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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 이해>

時來 때때로. 이따금. 가끔씩.

• 아 그대 이제 가면 언제 오려나 / 嗟君此去幾時來

• 이따금씩 이 늙은이 찾아 주는 것을 보니 / 時來訪老翁

• 가끔씩 찾아와 대문을 두드릴 뿐 / 時來叩竹扉

• 어느 때나 찾아가 낚싯대를 잡아 볼꼬 / 幾時來把釣魚竿

• 좋은 시운은 만나기 어렵고 잃기도 쉬운 것 / 時來難得若易失

• 때가 옴에 동량의 재목감이 되었다네 / 時來已屬棟梁求

• 때때로 서로들 왔다 갔다 방문하며 / 有時來相訪

聊以 ‘겨우’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오로지’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애오라지 료> 마음에 부족하나마 그대로

聊浪-마음대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양. 聊爾-구차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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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오라지 어버이를 받들려고 했었는데 / 聊以奉親

• 혼탁한 속세 떠나고 싶어서라네 / 聊以謝淆俗

• 다소나마 그것으로 내 가슴속 나타내네 / 聊以寫吾臆

• 애오라지 내 그윽한 정 부치노니 / 聊以寄幽情

• 이것으로 상여의 길잡이를 삼노라 / 聊以相引紼

• 답답한 속 풀어 보려 하는데 / 聊以暢鬱壹

• 다만 정성만 표시했을 따름이니 / 聊以識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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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슬프고 쓰라림

• 올라 보니 마음이 매우 슬프구려 / 登覽深悲傷

• 버려둔 것이 참으로 슬프겠구나 / 棄置足悲傷

• 초동목부들이 슬피 상심하네 / 樵牧悲傷

• 다만 비탄과 상심이 더할 뿐일세 / 秖增悲傷

• 사림들 눈물 거두고 슬픔을 달랜다네 / 士林收淚慰悲傷

• 온 나라 사람들이 비통하게 여겼다네 / 八路悲傷

精靈

1 만물의 근원을 이룬다는 신령스러운 기운.2 죽은 사람의 영혼.3 산천초목이나 무생물 따위의 여러 가지 사물에 깃들여 있다는 혼령. 원시 종교의 숭배 대상 가운데 하나이다. 연관단어 : 정백, 영혼, 정, 정기, 정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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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령은 밝게 이르러 느낌 응당 부합하리 / 精靈昭格感應孚

• 이 땅에 정령이 있는지도 괜히 의심날 수밖에 / 虛疑此地寓精靈

• 알겠거니 이 늙은 혼백은 / 應知老精靈

• 청정세계 한 번 봄에 정신이 통하도다 / 一見淨界精靈

• 정령이 앞장서서 보호하였네 / 精靈呵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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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등이) 희미하고 아련하게 보이는 모양.

微茫 흐린, 안개 낀. 迷漫 자욱하다

微茫  어슴푸레하다. 月色微茫

迷漫  (안개가) 자욱하다.

• 죽포는 아득하게 열리었네 / 微茫竹浦開

• 산을 머금은 햇살 그림자 아득한데 / 銜山日脚影微茫

• 바다 위에 아스라이 붉은 안개 일어나네 / 海上微茫起紫霞

• 배를 매는 곳이란 언제나 아득하기만 하네 / 泊舟之處每微茫

• 먼 안개 자욱하고 날이 개지 않는구나 / 遠靄微茫苦未收

• 큰 바다엔 흐릿하게 섬 하나가 보이는데 / 鰲背微茫露一洲

• 아스라한 섬 뒤에는 또다시 섬 있는데 / 島嶼微茫重復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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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련-空山一抔土。宿草日荒

暗泉咽哀壑。悲風啼白

텅 빈 산에 묻혀 있는 한 움큼의 흙

묵은 풀로 날마다 황폐해 가네.

깊은 샘물 골짝에서 슬퍼 목메고

슬픈 바람 백양나무 스치며 우네.

공산일부토。숙초일황

암천인애학。비풍제백

한자

움킬 부거칠 황 골짜기 황 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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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련 9-12 행 > 무덤가의 쓸쓸한 모습---상술

한 줌의 흙( 무상감)-- 무덤가 황폐함(쓸쓸함)

골짝의 샘물 소리. 백양나무 바람소리-- 슬픔과 쓸쓸함에 대한 감정이입

무덤가는 쓸쓸하고 자연도 슬퍼함-- 떠나간 자식에 대한 슬픔의 깊이

9 행 무덤의 흙 10행 황량한 풀--- 무덤가의 황폐함

11행 골짝의 샘물소리 12 행 백양나무 바람 소리--- 더욱 쓸쓸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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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해>

아들이 묻힌 무덤을 찾아가 황폐해지고 더욱 쓸쓸해지는 애상적인 분위기를 묘사하였다. 한줌의 흙뿐이고, 무성히 자란 잡초들만 자라고 있다.

무덤 골짜기 앞을 흐르는 샘물소리, 그리고 백양나무에 스쳐가는 바람소리도 모두 감정이입으로 필자의 슬픔을 대신하고 있다. 백양나무는 일반적으로 무덤가 주위에 심는 나무이기에 무덤임을 추상할 수가 있다.

空山-宿草 暗泉-悲風는 모두 대구적인 표현으로 무덤가의 자연적인 배경이고 咽哀啼는 전부 지은이의 마음 쓰린 슬픔의 정서를 표출한 것이다.

이 부분은 외면적으로는 자연적인 배경과 분위기만을 묘사한 느낌을 주지만 내면적으로는 아들 무덤을 찾아간 통곡의 슬픔이요 단장의 아픔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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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들의 무덤을 언제 처음으로 가셨는지 하는 문제

연대가 확실하게 미상인 < 祭 亡兒昌順文>의 글에 나타난 죽은 아들과 관련이 되는 사실을 우선 찾아보기로 한다.

1. 갑진년 봄에 막내아들이 먼저 마마를 앓았다. 여러 번의 위기에도 소생하였고, 너도 또한 마마병을 만났다. <甲辰之春。末兒先患痘。幾危得甦。而汝又繼遘其病>

갑진년1664 현종 5 년 문곡 36 세. 막내아들-노가재 김창업 (金昌業) <1658년(효종 9) -1721년(경종 1)> 7 살. 창순 1659년 기해 효종10 년 출생. 6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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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그 후 6 월에 수제지귀<수두병(水痘病)?> 만나 곤경에 처했고, 너에게도 그 증세가 있었다. 그 때 마침 나는 함경북도 시관에 차임되는 명을 받았다.<余自後六月困於水帝之鬼。汝又傳其證。屬余聞有奉使北路之命>

그 해 7 월에 우참찬이 되어 북행하여 함경도 길주에서 개장을 하였다. 아버지로부터 전염되어 아들이 더욱 위기에 처하는 계기가 되었다.<而汝病久益彌留> 彌留 병이 오래 낫지 아니함

수제지귀(水帝之鬼)가 무슨 병인지를 잘 몰라 그냥 수두병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번역원의 <노 성두> 선생님은 다음처럼 그 해답을 보내주셨다.

<水帝의 아들 둘이 죽어서 하나는 瘧鬼가 되고 하나는 魍魎鬼가 되었다는 내용으로 볼 때 여기서는 ‘학질’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확실치 않으므로 좀 더 상고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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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음날 아침 나는 성의 동쪽으로부터 출발하려는 채비를 차리고 있었다. 문득 보니 네가 따라 나와 있었다. 계집종의 말이 네가 밤새도록 나를 그리며 잠을 못 잤다고 하였다. 새벽녘에 일어나 재촉하여 왔다고 하였다. 너는 내 옷깃을 끌어당기고, 나는 너의 정수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끊임없이 서로 보다가 갑자기 헤어졌다.翌朝。余自城東俶裝將發。忽見汝追至。女奴言汝竟夜思余不寐。晨起促來云 汝挽我衣。我 撫汝頂。相視脈脈。倏爾分携

석실서원이 가까운 어느 지역이 아니였을까. 계집종을 따라 함께 나온 6 살의 아들과 헤어지는 장면이 눈물겹다. 살아서 아들과의 마지막 상봉이었다. 아들은 아버지를 멀리 두고 이 해 8 월 저 세상을 떠났다. 제문에서 문곡은 이날의 이별을 누가 말했는가. 마침내 영원히 헤어지는 아픔이 된다라고.< 孰謂伊日之別。終成永訣之痛耶>

 

4. 나는 10 월 10일 함경도 함원으로부터 돌아오는 길에 올랐다. 처음으로 너의 부음을 들었다. 대체로 네가 죽은 것은 8 월이었는데 집안 식구들은 너의 죽음을 내가 돌아옴에 이르러 알린 것이다. <余以十月之旬。自咸原回程。始聞汝訃焉。蓋汝之死在於八月。而一家人諱之。迨余將還而告之也>

갑진년 8 월에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2 개월을 지나고 서야 알게 된 것이다. 조선 왕조 실록에는 10 월 19 일 이조판서 김수항이 북관으로부터 돌아왔다는 기사가 있다. 그 후 식구들로부터 8 월 18 일이라는 날짜를 알게 되었고, 이 날을 잊지 못하여 위와 같은 추도시를 쓴 것이다.

文谷 年譜의 기록에는 甲辰年 (1664 년 36세) <八月 昌習夭 至 十月 始聞訃> 라고 기록이 되어 있다. 여기에서 昌習은 昌順과 같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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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아! 애통하구나! 비로소 나는 함흥으로부터 돌아왔다. 곧바로 너의 무덤으로 달려가서 하나의 슬픔을 펴려고 했으나 돌아오는 길에 막내아들

<노가재 김창업 (金昌業) 1658년(효종 9) -1721년(경종 1) 그 때까지는 노가재가 막내아들이었다.>의 병세가 급하다는 소식을 듣고 수레를 재촉하여 도성에 들어왔다. 그래서 네 무덤에 가려는 계획을 이루지 못했다. 계속하여 근심이 칭칭 몰려들어 틈을 낼 겨를이 없었다. 네 무덤의 풀들은 이미 무성할 것인데 나의 눈물 한 방울을 네 무덤 앞에 뿌릴 수가 없었다. 지하에 묻힌 너를 생각하였고, 또한 내가 무덤에 오는 것이 늦어지는 것에 반드시 의아해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嗚呼痛哉。始余自北還也。意欲直走汝塚。以伸一慟。

而歸路聞末兒病急。促駕入城。未遂初計。繼以憂故纏繞。

無暇抽身。汝之墓草已宿。而不能以余之淚一灑其土。

想汝冥冥之中。亦必有疑於余來之遲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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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기록으로 보면은 함흥으로부터 돌아와서는 바로 무덤에는 바로 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이 당시 막내아들이었던 1 년 차이인 昌業만을 찾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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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난 해 칠월 너의 큰 형< 몽와 昌集>의 아들이 태어나고 갑자기 죽었다. 나는 처음으로 너의 무덤을 찾아 곡하였고, 이어서 너의 큰형의 아들을 그 곁에 묻었다. 그 후로 추석날에 다시 찾아와서 곡하였다. 네가 죽은 날의 시일과 < 8 월 18일이 기일> 단지 이틀이 격해 있고 자잘한 공무에 분주하여 바쁘게 돌아오느라고 너를 위해서는 조금밖에 머물지 못하였다.

去歲七月。汝之伯兄生子而旋失。余始來哭汝塚。仍瘞汝兄之子於其傍。

厥後秋夕。再來哭焉。時汝歿之期。只隔兩日。而迫於公宂。悤悤徑還。

未能爲汝而少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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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문을 쓰신 연대가 미상이기에 어느 해 아들의 무덤을 찾아 가셨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확실히 알 수가 없음에 안타까움이다. 다만 필자 나름대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담아 본다.

1. 八 月 十 八日 追悼 亡兒---- < 1670년 경술년 공의 나이 42 세 작>

문곡 집 권3에 실린 庚戌 년에 쓰신 작품 17 편 중 13 번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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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11 1670 경술42 5월, 대사헌 겸 승문원제조가 되다. ○ 6월, 예조 판서가 되다. ○ 청 나라 사신을 義州까지 전송하다. ○ 9월, 이조 판서가 되다. <번역원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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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지역에 나가 계시면서 6 년 전 6 섯 살 만에 일찍 세상을 떠난 아들 昌順을 회고 하면서 그 아픔을 담은 작품이다. 회고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아들 창순은 己亥 년<1659 년 공의 나이 31 세 >에 출생하였고, 甲辰 년 <1664 년 공의 나이 세 36세>에 세상을 떠났다. 문곡 조상님의 둘째 아들이신 농암 김창협 (金昌協) < 1651년(효종 2) 1708년(숙종 34)>의 문곡 연보에는 아들 이름이 昌習(창습)으로 나타났다. 문곡연보에 보면은 기해년 11 월에 昌習 출생, 그리고 갑진 8 월 昌習 夭, 至 十月 始聞訃< 창습이 요절하였고, 시월 비로소 부음을 들었다> 라고 기록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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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생각으로는 <昌習>은 호적에 쓰인 이름이며, 집에서 부른 이름이 <昌順>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金昌集 金昌協 金昌翕 金昌業 金昌習 金昌緝 金昌立--- 전부 < 비읍 글자로 끝을 맺었다- 의도적인 작명인 듯싶다. 문곡연보에 의하면 1656 년 3 월에 출생한 昌燮이라는 아드님이 그 해 9월에 요절했다는 기록도 보인다.

2. 祭 亡兒 昌順文 <文谷集卷之二十三에 실림>---- 연대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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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5 1664 갑진 36 3월, 寧陵의 祭官이 되다. 곧 銓注의 문제로 파직되어 楊州의 石室書院으로 내려가다. ○ 6월, 예조 판서가 되었으나 상소하여 사직하고, 果川의 盤溪村으로 移居하다. ○ 윤6월, 咸鏡北道 試官에 차임되다. ○ 7월에 우참찬이 되어 北行하여 吉州에서 開場하다. ○ 9월, 이조 판서가 되다. 七寶山을 유람하다. <번역원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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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64 갑진 년 )36세 문곡의 모습 < 조선왕조 실록 발췌>

현종 5년(1664 갑진 ) 6월 1일(임진) 김수항(金壽恒)을 예조 판서로

현종 5년(1664 갑진 ) 윤6월 13일(계유) 대제학 김수항(金壽恒)을 북도의 시관(試官)으로 삼았다

현종 5년(1664 갑진 ) 7월 4일(계사)김수항(金壽恒)을 우참찬으로

현종 5년(1664 갑진 ) 7월 21일(경술) 김수항(金壽恒)은 그대로 머물러 무재(武才)를 시취하고, 합격자 발표가 내려오기를 기다려 함흥(咸興)에서 합격자 발표를 함,

현종 5년(1664 갑진 ) 9월 12일(경자) 김수항을 이조 판서로

현종 5년(1664 갑진 ) 10월 19일(정축) 이조 판서 김수항(金壽恒)이 북관(北關)으로부터 돌아와 그곳의 폐해를 조목조목 전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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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문에 나타난 기록을 보면은 아들 昌順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이 나타나 있다. 특히 갑진년 함경북도 시관에 차임되어 떠날 때 6 살의 아들과 헤어지는 모습, 귀국 후에

갑진년 8 월에 세상을 떠난 아들의 죽음을 10 월에 들은 이야기. 그리고 공무로 분주하여 아들의 무덤을 찾아가지 못한 이야기들이 기록이 되어 있다. 제문의 내용으로 보면은 갑진 년 그 해에는 아들의 무덤을 찾아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면 언제 무덤을 찾아가셨을까, 무덤을 찾아가신 해가 아마 이 제문을 쓰신 연대가 될 것이다. 확실한 것은 1664 년 갑진년 이후라는 사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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去歲라는 단어는 <지난해>의 뜻이 된다. 그러면 1663년이 되어 이때는 아들이 살아 있었던 시간임으로 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 지난해 7 월에 큰형 < 창집>의 아들이 태어나서 갑자기 죽었고, 아들의 무덤 곁에 함께 묻었다는 사실이다. 이 때 비로소 처음으로 무덤을 찾으셨다는 내용이다. 큰형의 아들이 죽었다는 연대를 확실히 알지 못하니, 무덤을 찾으신 연대를 알 수가 없고, 그리고 제문을 쓴 연대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큰 형의 아들이 죽은 것에 대한 슬픔의 시가 몽와집에 悼夭라는 제목으로 보이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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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생각으로 다음처럼 무덤을 찾아가신 연대를 추정해 본다.

아들 창순이 세상을 떠났을 때 옆에서 지켜주지 못하셨고, 가장 깊은 사랑을 베풀어 주셨던 그 총애하였던 <鍾愛라는 말로 표현> 아들의 그리움으로 보아 틀림없이 갑진 년을 넘기고 바로 다음해인 1665년 을사년에 찾아 가셨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 그리고 제문을 쓰신 해는 역시 회고적인 글로 1666년 병오 년쯤이고 그래야만 제문 속의 去歲가 지난해 즉 작년이라는 뜻이 성립하는 것이다. 만일 이 제문도 1670년 경술년에 쓰신 것이라면 거세는 1669년이 된다. 이렇게 된다면 아들이 죽고 난 후에 무덤을 찾아가신 해가 너무 길어 글의 내용과도 흐름이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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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경련 부분은 기련의 <죽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의 구체적인 상술 부분으로 무덤을 찾아갔던 사실을 추상하면서 무덤가의 쓸쓸했던 분위기를 제시하여 그 아픔을 더하고 있다. 무덤가 흐르는 샘물소리도, 그리고 백양나무를 스쳐가는 애잔한 바람소리도 모두가 통곡하고 있다는 서정이다.

1670 년 < 현종 11 년 공의 나이 42 세--- 아들이 세상을 떠난 6 년 전 갑진년 회고> 평북 의주 지역에 머물러 계시면서 그 다음 해인1665년 을사년 공의 나이 43 세에 무덤을 찾아갔던 사실을 회고하면서 시정으로 담은 부분이다. 문곡 조상님께서는 매년 아들이 이 세상을 떠난 8 월 18일을 늘 기억하고 계신 것 같았다.

<文谷集卷之二 八月十八日夜。

病臥書懷 是日卽兒子亡日 > 이라는 시가 있는 것으로 보아 갑진 년 다음해에도 이처럼 죽은 아들을 무한히 그리워하셨다. 이 시를 쓰신 해는 이 시를 쓰신 해보다 앞서고 있다. 병환으로 누워 계시면서도 아들을 깊게 그리워 하셨다. 惆悵世緣何日了 <애달프다 세상인연 어느 날에 끝날까>이라고 서술하신 그 마음속에는 늘 죽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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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 이해>

空山 사람이 살지 않는 산중

1 임자 없는 빈산.2 인가도 인기척도 전혀 없는 쓸쓸한 산.

✶자연적 배경으로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空谷足音- 쓸쓸한 골짜기에서 사람을 만난 기쁨 전하여 자기와 같은 의견이나 학설을 들었을 때의 기쁨을 비유. 空窺- 틈 구멍. 전하여 이목구비

空明 -고요한 물에 비치는 명월의 경치. 空王- 석가여래의 존칭 空寂- 쓸쓸함 적막함 우주의 만물이 그 실체가 모두 공허함 空靑- 하늘 空華- 헛된 생각. 空想

落木空山-고요하고 쓸쓸한 깊은 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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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딴집 빈산 속에 있으니 / 一室空山

• 상여에 싣고서 빈 산에다 묻고나니 / 輿尸瘞空山

• 텅 빈 산 묘소엔 새로 심은 나무들 / 空山宰樹新

• 빈 산에는 소쩍새가 슬피 우네 / 空山哭子規

• 넋을 잃고 혼자서 빈 산 속에 앉았다네 / 蒼茫獨坐空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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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抔土 한 줌의 흙 능묘의 대유로 무덤을 가리킴.

무상감의 정서를 준다.

움킬 부

㉠움키다 ㉡움켜쥐다 ㉢움큼(움켜 쥘 정도의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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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줌의 흙이 미처 마르기도 전에[抔土未乾]

• 낙엽 지는 쓸쓸한 산에 한 줌의 흙일세 / 零落荒山一抔土

<한 줌의 흙>: 부왕인 선조가 죽은 지 몇 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한(漢)나라 장석지(張釋之)가 고조(高祖)의 장릉(長陵)에 있는 ‘한 줌의 흙〔一抔土〕’을 가지고 능묘(陵墓)가 훼손되는 것을 비유한 이래로 한 줌의 흙을 능묘의 대명사로 쓰게 되었다. 《漢書 卷50 張釋之傳》

 

龍山岡堂後址。一抔土 其必憑依於一抔土耶 路傍一抔土

再拜空山一抔土。 靑山一抔土。白髮淚雙垂。 零落荒山一抔土

凄涼一抔土。獨幸近先塋。死葬一抔土。千古英雄一抔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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宿草 한 번 심으면 여러 해 계속(繼續) 돋아나는 풀. 국화(菊花), 나리 따위.

여러해살이풀 . 겨울에 죽지 않고 해를 넘기는 풀

宿老-경험 많고 사물을 잘 헤아리는 노인. 宿分-宿命. 宿世- 전생의 세상.

宿宿- 하룻밤, 이틀 밤을 묵음. 再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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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묵은 풀 첫눈에 얽히어 있고 / 宿草纏初雪

• 무덤의 풀이 우거진 오늘 / 宿草今日

• 한 무더기 우거진 풀에 혼은 앎이 있을 듯 / 一杯宿草魂無昧

• 멀리서 숙초의 우거짐을 알겠네 / 遙知宿草

• 풀에 무덤 묻히는 걸 어찌 차마 보리오 / 那堪宿草沒堂封

• 무덤가에 삼십 년간 풀 자랐으니 / 宿草三十秋

• 황원의 해묵은 풀 새로운 은택을 입었고 / 荒原宿草沾新渥

• 찬 구름에 눈물 뿌리며 묵은 풀 슬퍼하고 / 淚洒寒雲悲宿草

영원의 묵은 풀 정을 참을 길 없으니 / 鴒原宿草情難忍

 

✶영원(鴒原) 《시경》〈소아(小雅) 상체(常棣)〉에 “척령이 언덕에 있으니

형제가 급난을 구한다. 언제나 좋은 벗 있지만 길이 탄식만 할 뿐이네.

〔脊令在原 兄弟急難 每有良朋 況也永歎〕” 하였다. ‘脊令’은 곧 할미새로 ‘鶺鴒’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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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하여 쓸쓸함. 荒廢-거칠게 버려두어 못 쓰게 됨

• 이제껏 운옥은 쓸쓸하기만 하여라 / 秪今雲屋對荒凉

운옥(雲屋) : 은자(隱者)의 거처를 가리킨다.

• 황량한 위수에는 밤 달빛이 자자하네 / 渭水荒凉夜月籠

• 빈 동산에 홀로 서서 황량함에 맡기니 / 空園獨立任荒凉

• 황량한 옛 서울 차마 생각하기도 괴로운데 / 故國荒凉忍可思

• 쓸쓸한 대나무에 더욱 아득한 길 / 竹樹荒涼路欲迷

선릉(성종의 능)에 소나무의 달빛이 정히 거칠고 쓸쓸한데 / 宣陵松月政荒涼

황량한 들판 집 문은 반쯤 열렸는데 / 野館荒涼門半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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暗泉 땅속을 흐르는 조용한 샘.

죽은 사람이 묻혀 있는 깊은 땅 속. 黃泉. 幽泉과도 의미가 통함

暗,日無光也。——《說文》

暗香 plum 梅花的代稱

疏影横斜水清浅,暗香浮動月黄昏。——林逋<山園小梅>

幽泉 1.幽深隱僻的泉水。 2.指陰間地府。 3.借指死者。

珠泉 1.泉的美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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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에선 어디선가 졸졸 샘물 소리 / 淙淙響暗泉

• 숨어 흐르는 샘 소리도 듣고 / 愁聽暗泉

• 조용히 흐르는 샘물 풀 속에서 오고 / 暗泉來草際

• 베개에 들리는 샘물 소리는 정든 사람 비슷하네 / 暗泉鳴枕若情人

• 바위 밑의 물은 소리만 들리니 / 暗泉祇聞響

• 샘소리 돌부리에 울려퍼지네 / 暗泉鳴石根

• 겨우 실낱 같은 샘 하나가 있어라暗泉劣一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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哀壑 처량한 골짜기. 골짜기에서 슬피 울음. 슬픈 협곡

※ 흐르는 샘물이 슬픈 것이 아니라 시적화자의 슬픈 마음을 감정이입.

 

• 서리 내린 슬픈 골짝 잎 시들어 어지럽네 / 得霜哀壑眩龍鍾

• 어둠 속에 골짜기 물 슬피 우는 소리 듣네 / 暗聞哀壑瀉鳴湍

哀壑秋聲薄太霄

• 寺門白日臨哀壑

哀壑(杜)秋風動哀壑。 窮冬哀壑哀壑蘭芳委早秋

哀壑空秋色 秋光滿哀壑

• 坐看哀壑動黃昏 哀壑日無光

• 暮江月白寒波靜。哀壑風高落葉聲 瑤澗細通哀壑籟。

 

 

• 무서워라 아슬아슬 낭떠러지 벼랑 길 / 危棧臨哀壑

• 골짜기 여울 물소리 썰렁한 기분 더해 주고 / 湍鳴哀壑添寒籟

• 산봉우리도 골짜기들도 함께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리라 蒼峰哀壑助潜潜

• 애학은 숲이 엉겨 바람소리 우렁차네 / 哀壑杈枒浩呼洶

• 애학은 숲이 엉겨 바람소리 우렁차네 / 哀壑杈枒浩呼洶

• 단풍이 붉게 물들고 골짜기 쓸쓸할 때 / 楓酣而哀壑

• 가을바람이 골짜기에서 슬피 우니, 푸른 혜초가

약한 꽃잎을 떨구어 버린다./秋風動哀壑碧蕙捐微芳<두보(杜甫)의 (장유(壯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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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風 쓸쓸하고 슬픈 느낌을 주는 바람.

늦가을에 불어 쓸쓸한 느낌을 주는 바람

悲風慘雨 구슬픈 느낌을 주는 바람과 모진 비라는 뜻으로,

슬프고 비참한 처지나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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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집에 슬픈 바람이 일고 / 舊屋悲風

• 슬픈 바람 산림을 뒤흔드나니 / 悲風振林壑

• 슬픈 바람 휘익 불어 빈 골짜기로 오는구나 / 悲風颯颯來空谷

• 사막에서 슬픈 바람 일어나는 듯 / 龍沙颯颯悲風

• 금강물 슬픈 바람에 붉은 명정 나부끼니 / 悲風錦水飄丹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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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과에 딸린 낙엽(落葉) 교목(喬木). 높이는 15m 이상(以上),

4월경에 암자색의 꽃이 핌. 목재(木材)로 많이 쓰임

무덤가임을 암시하는 말이다.

 

1 ‘황철나무’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2 같은 말: 사시나무.3 같은 말: 은백양(銀白楊).연관 단어 : 은백양, 사시나무

버드나무와 비슷한 교목(喬木)으로, 옛날 무덤가에 이 나무를 심었다. 또 소나무와 가래나무를 심었다. 松楸라고 한다.

松楸 산소(山所) 둘레에 심는 나무를 통틀어 일컬음. 주로 소나무와 가래나무를 심는다. 무덤, 묘지(墓地), 조상의 산소(山所). 고향. 분묘(墳墓)나 선영(先塋) 등을 대유하고 있다. 이원(李遠)의 시(詩)에 “謝公何歲掩松楸”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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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무덤이 마주 보고 있구나. 雙墳相對起

백양나무에는 으스스 바람이 일어나고 蕭蕭白楊

• 백양도 못 심을 비좁은 묘지 / 墳前無地種白楊

• 백양나무 가지에는 봄빛이 완연한 걸 / 春色白楊

• 무덤 가엔 백양나무 금강만 멀리 흘러가리 / 白楊新隴錦江遙

• 백양나무 바람은 쓸쓸한데 / 白楊風蕭蕭

• 외로운 무덤 백양나무에 바람만 쓸쓸하다 / 孤墳白楊

• 백양에 가을바람이 얼마나 일었던고 / 白楊幾見秋風起

※죽은 지 이미 오래되었음을 의미한다. 황량한 풀은 어이 그리 아득한고,

백양나무 또한 쓸쓸하기만 하네./荒草何茫茫 白楊亦蕭蕭<도잠(陶潛)의 挽歌詩〉

 

•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우에 거적 덮어 주리혀 매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만인이 울어내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백양숲에 가기곳 가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쇼쇼리바람 불제 뉘 한잔 먹자 할고

하물며 무덤 우에 잔나비 바람 불제 뉘우친달 어쩌리.< 송강 정찰의 장진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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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를 찾아 예를 행하고 삼가 청결히 하고/ 禮展松楸勤掃灑

하늘 끝까지 사모하니 송추도 아득하고 / 終天慕極松楸

고향 선산 찾아가 / 松楸故山

눈감기를 원했어라 / 願言首丘

 

• 도깨비불은 숲속에서 번쩍인다. 鬼火明松楸

둘이 함께 더불면서 선영 지키며 / 相與護松楸

삼 년 동안 고향 선산 아래에서 살았네 / 三載松楸壟上阡

 

세상만사 모두 잊고 영원히 안식을 취하시라 / 深閉松楸萬事捐

• 도깨비불은 숲속에서 번쩍인다. 鬼火明松楸

어제는 바로 한식 날 선영(先塋)은 또 어떠할지 / 松楸昨者是寒食

고향에 소나무 가래나무 늙어가고 / 古國松楸

묘소 둘레의 송추가 눈에 들어오네 / 松楸在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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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복련- 孤魂耿無依。幾回望爺

我行遠出塞。汝母病在

외로운 혼 의지 없어 슬퍼하였고.

몇 차례나 엄마 아빠 바라보았나.

아빠는 변방에 멀리 갔었고

엄마는 병이 들어 누워 있었지.

고혼경무의。기회망야

아행원출새。여모병재

한자

빛날 경 아비 야 어미 양 변방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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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련 13-16 행 > 무덤 앞에서 그리움--- 상술

간절한 그리움. 외로운 혼 위로.

마지막 자리를 못 지켜준 후회감

13행- 외로운 혼 14 행-- 부모 그리움-- 과거 회고

15행- 아빠의 사연 16 행-- 엄마의 사연--- 현재의 후회감

1664 년 갑진 년 8 월<문곡36세>에 죽어간 아들의 소식을 그 해 10 월에 처음 들으셨고, 서울로 돌아오셔서도 바로 무덤에 가시지 못하였다. 1664 년 이후 아마 그 다음해쯤 무덤에 찾아가시지 않았을까. 뒤늦게 찾아간 아들의 무덤 앞에서 슬픈 통곡을 하시는 모습이 아주 선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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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해>

앞부분 경련이 무덤 앞의 쓸쓸한 분위기에 대한 외면적인 묘사이라면 이 부분은 앞부분을 더욱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단락으로 시인의 내면적인 아픔과 자책감을 담고 있는 부분이다. 무덤을 찾아갔을 때를 회고하면서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던 후회와 자책감을 서술하여 더한층 죽은 아들의 그리움을 회상하고 있다. 孤魂은 죽은 자식의 넋이다. 얼마나 외롭고 얼마나 엄마 아빠를 그리워했겠느냐고 흐느끼는 간절한 그리움이다. 마지막 두 행은 甲辰년 세상을 떠났을 때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던 엄마 아빠의 사유를 표현함으로써 깊은 후회감이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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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 이해>

孤魂 의지(依支)할 곳 없이 외롭게 떠다니는 .

조상해 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넋. 외로운 魂靈=靈魂

靈魂: 죽은 사람의 넋. 陰影靈 形像靈 精魂. 魂靈

불교- 사람의 모든 정신적 활동의 근원이 되는 실체.= 靈駕

천주교- 신령하여 불사 불멸하는 정신= 靈神

죽은 자식의 모습이다. 무덤가에서 오고가는 자식의 그리운 모습

사람의 정신. 영혼. 영혼의 양에 속함. 음에 속하는 것은 魄이라고 함

魂氣- 정신. 영혼. 魂膽- 영혼 마음. 魂魄- 넋 魂爽- 영혼 정령

魂魂- 많은 모양 찬란히 빛나는 모양

魂飛魄散- 혼이 날아가고 백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놀라움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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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밑에서 외로운 혼 눈 감기 어려우리 / 孤魂水底應難瞑

저 하늘아 어찌 이 외로운 혼을 굽어보시지 않는고 / 蒼天其肯照孤魂

만 리 고향 외로운 혼을 누가 위로해 드리리 / 孤魂萬里知誰慰

한 조각 외로운 혼아 달로 달려라 / 孤魂一片應奔月

황천의 외로운 혼이 어찌 오시랴 / 萬里孤魂肯許來

 

 

• 해마다 외로운 혼 조문해 주길 기다리네 / 年年猶待弔孤魂

쓸쓸하다 외로운 넋이 남아 있으니 / 寂寞孤魂

• 고혼을 어디다 의탁한단 말인가 / 孤魂何處托

• 외로운 영혼 어느 곳에 의지할꼬 / 孤魂底處依

• 누가 통밥으로써 외로운 넋에 제사하리 / 誰將筒飯酹孤魂

※ 통밥 : 약식(藥食)과 비슷한 밥으로 죽통(竹筒)에 담거나 또는 죽통 모양으로 만드는 것. 5월 5일에 대자사(大慈寺)에서 잔치를 차리고 의인(醫人)은 쑥[艾]을 팔고 도인(道人)은 부(符)를 파는데, 통반(筒飯)과 각서(角黍) 등 없는 것이 없다 한다. 《歲華記麗譜》

혼백,

사람의 몸에 있으면서 그것을 거느리고 목숨이 붙어 있게 하여 몸이 죽어도 영원히 남게 된다고 생각되는 비물질적인 것. 성령. 혼백. 정신이나 마음

넋이 오르다- 신바람이 나서 흥이 오름 넋을 놓다- 제 정신을 잃고 멍한 상태

넋이 없다- 정신없이 멍하다 넋을 잃다- 정신이나 의식이 없다.

중국에서는 魂과 魄으로 구분하여 인식하고 있다. - 사람이 죽은 후 하늘로 올라가 독자 적인 삶을 누리는 고차원의 정화되고 승화된 넋

魄- 사람의 육신과 같은 차원의 것. 인간의 사후에 삭아지는 것. 魂은 신앙의 대상이 되며 영생능력이나 환생능력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靈은 신격화된 넋으로 자연의 獸物들도 가지고 있다 믿는다.

사람의 정신. 영혼. 영혼의 양에 속하는 것을 魂 음에 속하는 것은 魄이라고 한다.

左氏傳에 다음처럼 기록하고 있다.

人生始化曰魄, 旣生魄,陽曰魂. 用物精多, 則魂魄强, 是以有精爽至於神明.

<사람이 생겨날 때에 맨 먼저 백(魄:넋)이 생기고, 양기는 혼이 된다. 살아 있을 때 의식주가 풍족하면 혼백이 강해져서 정기가 맑아 신명의 경지에 이른다.>

혼(魂)의 기운은 하늘로 돌아가고 백(魄)의 형태는 땅으로 돌아간다 라고 말하고 있다. (魂氣歸于天, 形魄歸于地)

 

〔사전적 의미〕혼백은 정신을 주관하는 혼과 육체를 주관하는 백을

뜻한다.사람이 살아서는 정신(精神)이라 하고 죽으면 혼백(魂魄)이라 하나

혼기(魂氣)는 하늘로 돌아가고, 몸[體魄]은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魂魄 . 사람의 몸에 있으면서 몸을 거느리고 정신을 다스리는 비물질적인 것

사람이 살아서는 정신(精神)이라 하고 죽으면 혼백(魂魄)이라 하나, 그 실은 역시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혼기(魂氣)는 하늘로 돌아가고, 몸[體魄]은 땅으로 돌아가게 되면 곧 이것은 변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기가 물(物)이 된다. 혼은 땅에서 연결되는 것이고 영은 하늘에서 오는 것이라고 정의가 되어 있습니다. 혼이라는 것은 아까 말씀드린 신 또는 영을 따라서 왕래하는 것이고 백은 정(精)을 따라서 드나드는 것을 말합니다. 기백, 혼백 이렇게 섞어서 얘기하지만 분명히 영, 신을 따라서 왕래하는 것이 혼이고 백은 정, 몸을 따라서 왕래하는 것, 드나드는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나면 먼저 백이 활동을 시작하여 양기(陽氣)를 모우고, 이 양기가 활동하는 것을 혼이라고 하였다.

혼은 살아있는 동안에도 가끔 육체를 떠나서 자유자재로 떠돌아다니기도 하는데(魂飛魄散), 이러한 현상은 백(魄)은 금방 육신을 떠나지 않고 무덤 속에서 시신과 함께 머물면서 후손들이 올리는 제사의 제물을 받아먹고 있다고 한다. 후손들이

즉, 죽음과 동시에 정신은 혼과 백과 귀로 갈라져,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넋)은 땅으로 돌아가고 귀는 공중에 떠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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耿無依 無依-사물(事物)에 집착(執着)하지 아니함. 의지(依支)하지 아니함

기대지 아니함.

부모 함께 무덤에 참석을 못하였던 깊은 슬픔의 표현이다. 외롭게 죽어간 혼이기에 지금도 무덤가에서 더욱 외롭게 그리워하고 슬픔 속에 잠겨 있을 것이라는 화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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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트여 걸림이 없구나 / 開豁無依倚

임금도 의지할 곳 없음 깨달았으니 / 九重亦覺無依仗

오도가 의지할 곳 없어졌어라 / 吾道屬無依

도가 결코 의지할 데 없었으리라 / 爭奈道無依

산림이나 성곽 둘 다 의지할 데 없으니 / 山林城郭兩無依

제천 땅 가난한 여인 의지할 데 없으니 / 堤川寒女貧無依

남에게 의뢰하지 않고 독립하여 / 介立無依倚

외론 구름 홀로 붙을 데 없네 / 孤雲獨無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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耿 빛 경

㉠빛 ㉡한결같은 모양 ㉢빛나다, 비추다 ㉣환하다

㉤맑다 ㉥명백하다(明白--) ㉦슬퍼하다 ㉧편안(便安)치 않다

㉨굳다㉩(절개를)지키다

耿耿1 빛이 약하게 환함.2 불빛이 깜박거림.3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염려가 됨.

耿耿一念 마음에 잊혀 지지 않는 오직 한 가지의 생각.

耿耿不寐 염려되고 잊혀 지지 않아 잠을 이루지 못함

耿耿孤枕 근심에 싸여 있는 외로운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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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렴 가득 은하수 시름겨워 잠 못 이루리 / 滿簾河漢耿無眠

• 밤새도록 대 베개에 걱정으로 잠 못 이뤄라 / 通宵竹枕耿無眠

• 이슬 내린 깊은 밤에 늘상 잠 못 이루고 / 夜深露冷耿無寐

• 마음속에 잊지 못한 무궁한 뜻은 / 耿耿無窮意

• 치우침이 없이 공명정대했으니 / 耿耿無偏頗

• 역창에 졸인 맘으로 잠 못 이루고 / 驛窓耿無夢

• 밤새도록 가려워서 잠을 이루지 못했으니 / 終宵耿無夢

• 눈 내린 창가에 마음 잊지 못하고 / 雪牕心耿耿

• 정성에 보답 못해 마음에 걸렸는데 / 情信未酬懷耿耿

• 또렷한 그 말씀만 남아 계시니 / 耿耿言空在

• 나라 위한 단심은 아득하기만 하니 / 許國丹衷徒耿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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幾回 몇 번. 또는 몇 차례.

텅 빈 성에 학이 몇 번이나 맴돌았던가 / 空城鶴幾回

묻노라 상전벽해(桑田碧海) 몇 번이나 변했는지 / 此變桑田問幾回

몇 번이나 달밤에 졸았는고 / 幾回眠月夕

몇 번이나 읊고 만지며 바람벽에 기댔노라 / 幾回吟翫倚空墻

운정이라 보름달은 몇 번이나 둥글었나 / 雲亭望月幾回

 

예전에, 부모를 속되게 이르던 말. 아버지와 어머니.

爺는 웃어른을 뜻하기도 한다.

 

부모들은 돌아보고 귀여워하며 / 爺孃顧復

벌써 아빠 엄마 부를 줄 안다네 / 已識呼爺孃

어디서 주린 배 안고 아빠 엄마 부르는고 / 抱飢何處喚爺孃

집집마다 은총은 늙은 부모를 호사시키네 / 家家恩侈老爺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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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塞방새(防塞)에 나감 (防塞 적군(敵軍)이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요새(要塞)

1 성(城)이나 요새에서 나옴.

2 국경을 넘어 변경의 땅으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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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 요새 원정군에 응모한 뒤에 / 應募出塞

기러기가 울어 구름 멀리 떠가고 / 鴈叫雲行遠

약한 자가 메어도 먼 데를 갈 만하고 / 弱擔堪行遠

높고 멀리 가는 데는 차례 있는 법이니 / 登高行遠有次第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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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후련-今辰飯一盤。誰復奠汝

瞻彼林間烏。子母必相

오늘엔 밥 한 소반 차려 주지만

누가 다시 네 곁을 보살펴 주랴.

숲속의 저 까마귀 바라봄이여

새끼와 어미 새가 서로 받드네.

금진반일반。수부전여

피림간오。자모필상

한자

소반 반 제사지낼 존 곁 방 볼 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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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련 17-20 행 > 무덤 앞에서 제물 차림-- 상술

제물 차림- 훗날 걱정 ( 아버지의 지극한 정성 과 앞날의 걱정)

까마귀 연상- 反哺報恩 부모로서의 후회와 자책

<17행> 제물 차림- 정성 <18 행> 훗날을 걱정함--- 두 심정의 대비

< 19. 20 행>까마귀를 바라봄 --- 부러움의 대상-- 지극한 애통감

※까마귀를 바라봄---- 어미와 새끼 새의 정다운 모습을 보고 아버지로서 더 지극한 사랑을 베풀지 못함에서 오는 애통 감. 자식을 깊이 돌보지 못했다는 깊은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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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해>

이 부분도 아들 무덤을 찾아가셨을 때 조촐한 상차림으로 지극한 정성을 베풀어 주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먼 훗날에 어느 누가 아들의 무덤을 돌볼 것인가 하는 근심을 담았다. 무덤가에 날아가는 까마귀를 바라보면서 지극한 사랑을 베풀지 못함에서 오는 후회와 애통이 담겨 있다. 어미와 새끼 새의 정다운 모습이 한층 부러웠을 것이며 더욱 더 깊은 자책감을 가지셨으리라. 反哺報恩은 새끼가 자라서 어미 새를 먹인다는 효도의 의미이지만 이 시에서는 아비로서 자식에게 더욱 더 깊은 사랑을 베풀지 못했다는 후회감을 말하기 위해 끌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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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 이해>

今辰 오늘에. 12지에 맞춰 부름. 아들의 무덤을 찾아가신 그 날

십이지에 근거하므로 금진이라고 읽는다.

이제 금 곧 금

,是時也。——《說文》

今古=今昔 지금과 예 今旦 今曉- 오늘 아침 今冬- 올겨울 今晩- 오늘 저녁

今方- 이제 곡 바로 이제 今歲- 금년 今也- 지금 오늘 今日- 오늘 지금

今者- 지금 요즈음 今纔 이제 겨우 今宵- 오늘 밤

今辰 자축인묘 등의 12 지에 맞춰 부르는 것을 말함

今日 갑을 병정의 십간에 맞춤오늘. 지금

日辰 간지를 사용하여 맞춤 날의 육십갑자(六十甲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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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지지진/ 지지 진/ 별이름 진/ 일월성신 신/ 때 신/ 날 신

방위- 동남 시각 오전7시- 9시 달- 3 월 띠- 용

옛날에는과 동일=清早。

辰夜 신야- 아침과 밤 辰刻- 시간 辰緯- 별 辰日 - 길일 北辰북신

-북극성(北極星) 星辰성신- 별 元辰 =良辰=吉辰 -길일 좋은 날

生辰 生日 余辰 = 餘年。 앞으로 남은 인생(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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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에 공경하는 마음 더욱 절실한데 / 今辰致敬思逾切

• 어이하여 갑자기 오늘 세상을 떴나 / 如何觀化欻今辰

• 이 오늘 문득 한 쌍의 봉황처럼 가셨구려 / 凰飛鳳逝欻今辰

 

오늘은 무슨 날이며 이 밤은 무슨 밤인가 / 今辰何辰夕何夕

반가운 사람을 만난 때를 감탄하는 말로 표현한 것이다.

《시경》〈당풍(唐風) 주무(綢繆)〉에 “오늘 밤은 어떤 밤인고.

이 양인을 만났도다.〔今夕何夕 見此良人〕” 하였다.

• 지금은 한가한 놀이를 즐기노라 / 今辰汗漫遊

• 이달 이날은 해마다 어김없이 돌아오누나 / 今月今辰每歲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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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금진무덤을 찾아가신 날 아들의 무덤 앞에 조촐한 제물을 차려 주신 날이다. 아들은 1664 년 갑진 년< 현종 5 년 문곡 36세> 만 6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갑진 년에 세상을 떠난 아들의 죽음을 그 해 10 월 함경도에서 돌아와 들으셨고, 그 해에는 나라의 공무로 무덤을 못 찾아가셨고, 갑진년 이후 을사년이나 병오 년쯤에 산소를 찾아가셨던 느낌을 평안도 의주 땅에서 회고하며 쓰신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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飯一盤 한 그릇의 밥. 간단한 제물.

盤은 ㉠소반 ㉡쟁반 의 뜻.

盤----------------------

盤踞- 굳게 뿌리가 박혀 서림. 넓은 땅을 차지하고 터전을 굳게 잡음

盤結- 서리서리 얽힘 반곡- 꼬불꼬불함= 盤屈 盤嶔- 산이 울퉁불퉁 솟은 모양

盤拏- 서리어 끌어당김 盤礴- 책상다리로 앉음= 盤膝.

반석- 넓고 편편한 돌 반석지안- 지극히 견고함 비유 반손- 그릇에 담은 음식

盤松- 분에 심어 인공으로 가꾼 소나무 盤渦- 소용돌이 치며 흐름

盤佚 - 편안히 즐김 盤坂- 꼬불꼬불한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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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쟁반 써늘한 과일은 창자에 눈이 스미는 듯 / 一盤寒菓雪侵腸

⦁ 한 쟁반 가득한 노란 감귤 진중도 하여라 / 珍重黃柑滿一盤

⦁소반에 누런 빛 모두 그대 정성일세 / 一盤秋色盡君誠

 

⦁ 밥 한 바리와 나물 한 쟁반 (飯一盂 蔬一盤) 朝夕飯一盂(조석반일우) : 아침 저녁으로 한 그릇의 밥과 蔬一盤(소일반) : 한 접시 채소로 끼니를 메우고 있습니다. 人

冬一裘(동일구) : 겨울에는 가죽 옷 한 벌로

夏一葛(하일갈) : 여름에는 갈포 옷 한 벌로 지냅니다

食朝夕(식조석) : 아침과 저녁을 드시는데

飯一盂(반일우) : 밥 한 그릇과

蔬一盤(소일반) : 채소 한 쟁반뿐입니다 <송석처사서(送石處士序)-한유(韓愈)>

 

彼林間烏 저쪽 숲 사이의 까마귀를 바라봄.

瞻은 바라 보다 의 뜻이다.

저 낙수를 바라보며 /瞻彼洛矣

⦁ 저 보각을 바라봄이여 / 瞻彼寶閣兮

子母必相자식과 부모는 반드시 서로 이끌고 도와야 한다는 의미

무덤가에 정답게 오고가는 까마귀-- 자식이 세상을 떠나갔을 때 자식을 곁 에서 지켜주지 못했던 뼈아픈 자책과 후회감이 서려 있다.

⦁ 서로 지켜 길이 변치 않으면 / 相將永不移

⦁ 사람의 도도 깊이 서로 관련되네 / 人道沕相將

⦁ 고상함과 속됨이 서로 어우러져 / 雅俗相將

⦁ 물 머리 함께하며 즐겁게 살아 볼꼬 / 相將共水頭

⦁ 다시 또 정답게 낚싯배에 오르고파 / 更欲相將上釣舠

⦁ 이씨 댁 형과 아우 언제나 함께했지 / 李家兄弟每相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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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미련-人事何錯迕。我存汝則

無由繞墳號。南望摧寸

인간사는 어찌해 어긋나가나.

나만 살고 넌 갔으니 어인 일이냐

무덤 곁에 호곡할 길이 없으니

남쪽을 바라보며 애를 끓이네.

◀ 인사하착오。아존여칙망。

무유요분호。남망최촌장。

한자

만날 오 두를 요 무덤 분꺾을 최 창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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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련 21-24 행 > 죽은 아들에 대한 통곡 -- 결론

인간사의 안타까움--- 먼저 간 아들에 대한 슬픔

< 천도의 한탄. 요절한 아들에 대한 슬픔

남쪽 향한 그리움-- 단장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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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해>

이 시의 주제가 담긴 <미련>이다.

6 년 전 갑진 년<1664년 현종5 년 문곡 36세> 8 월 18 일에 6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간 아들 昌順을 추모하는 간절한 그리움을 담은 輓歌와 같은 시이다. 6 년 전을 회고하며 의주 땅에 머무실 때 쓰신 회고적인 서정이 담겨 있다. 8 월 18 일은 아들이 죽어간 날, 그날을 늘 간절한 그리움으로 보내신 듯하다. 1670 년< 현종 11 년 문곡 42 세>에 함경도 의주에서 남쪽 향한 그리움으로 단장지통의 서정을 담았다. 아들이 죽은 해인 1664 년 10 월에 아들의 소식을 들었고, 함경도에서 돌아와 그 다음 해쯤 아들의 무덤에 다녀오셨고, 다시 함경도 로 돌아가시어 더욱 애통해 하는 심정으로 지나간 아픔을 담고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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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 이해>

錯迕 물건이나 생각 따위가 뒤섞임.

⦁ 이의가 온통 잘못된 건 아닐는지 / 却恐二儀渾錯迕

⦁ 오늘 따라 갈림길에 서로들 엇갈리다니 / 一日路岐成錯迕

 

⦁오늘 따라 갈림길에 서로들 엇갈리다니 / 一日路岐成錯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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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由 길, 도리(道理)가 없다.

⦁물어 볼 길 전혀 없어 / 問無由

⦁자주 회포 나눌 길 바이 없구나 / 無由數吐欵

⦁세월은 한번 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어라 / 歲月一去無由

⦁서로 부를 길이 없는 거와 같다네 / 無由相呼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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繞墳 주위의 무덤

⦁ 지난 날 무덤 주위 세 번 돌고 울었고/昨日繞墳三匝哭。

⦁ 무덤 곁에서 슬프게 부르짖네 / 繞墳悲號

⦁ 새 한마리 슬피 울며 무덤 위로 떠 감도네/大鳥悲鳴幾繞墳.

⦁ 삼척의 높은 무덤에 백운이 둘렀으니 /三尺崇墳繞白雲

 

摧寸 腸은 마디마디의 창자 .조그마한 진심. 속마음

속마음이 꺾어지다 라는 뜻--- 깊은 애를 태우다. 斷腸之痛

죽어간 자식에 대한 깊은 속마음의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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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이 꺾어지는 듯하여라 / 心腸只欲摧

⦁ 응어리진 속마음 꼬이는 걸 어떡하노 / 寸腸增輪囷

⦁ 깊은 정의(情誼) 마음속에 맺혀 있는 걸 / 深情結寸腸

⦁ 온갖 걱정이 뱃속에 감돈다 / 百慮縈于寸膓

⦁ 창자 속에 얼음과 숯이 들볶는 듯 / 寸腸氷炭亂交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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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소 돌누께 마을 뒤쪽에 있는 문 곡 김수항의 산소

뒤쪽에서 바라본 문곡 조상님의 산소

 

 산소 앞의 석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