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광장/시가 흐르는 광장

김병렬의 각시붓꽃 -마석 전철역에서--- 또 다른 시인의 각시붓꽃

백촌거사 2013. 10. 4. 19:24

 

                                          각시 붓꽃

                                                    김 병렬

 

난 아직

잘 몰라도

 

새벽안개

자욱이 피어오른

산모롱이

막 돌아와

 

돌죽담 끼고 돌면

양지바른 길섶에

자리 잡은

 

 

가난한

선비의 아내가

내 꿈이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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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붓꽃 님 ------------------------------------

들판은 황금색으로 물들고 있고, 햇볕도 아주 환합니다.

정말로 너무 좋은 가을입니다. 별고 없으셨겠죠.

 

오늘 조지훈의 풀잎단장이라는 시가 남양주 磨石 전철역 앞에 시비가 세워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시비를 보러 갔다가 전철역을 나올 때에

<김병렬>이라는 시인이 쓴 <각시붓꽃> 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음을 발견하고

바로 옆에서 아주 가까이 직접 뵈온 것처럼 아주 기뻤습니다.

아주 크게 각시 붓꽃이라는 시와 시제가 한참동안을 그 곳에 서 있게 하였답니다. 차를 몰고 다녔다면 이런 시는 아마 못 보았겠지요.

경로우대도 있고, 그리고 이제 나이를 들고 보니 낯선 길은 함부로 차를 몰지 못한답니다. 마석이라는 곳은 춘천으로 나가는 길 대성리 전역이지요.

 

<김병렬>이라는 시인의 작품입니다. 이 시인은 한하운 문학상. 조지훈문학상을 수상하신 분으로 단국대 국문과, 동 대학원 졸업 하셨고, 보성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시고 계신 분입니다 < 필자가 보내드린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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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 교수 홈페이지에 거의 매일 시 한 편. 음악, 그리고 50 대 여성의 살아오신 삶의 애환등이 담긴 촌철살인의 단상들이 한데 어울려 각시붓꽃이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올리시는 분이시다. 그리도 많은 펜들에게 삶의 쉼터를 주고  계신 분이다. 필자와도 몇 번 댓글을 주고 받으면서 정화 (話) 가 오갔던 분이시다. 무엇을 하시는 분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동서남북 전국을 누비시며 전해주시는 삶의 짧은 이야기들이 대단히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마석에서 읽은 각시붓꽃이라는 시제의 시가 마치 그 분을 현장에서 만나 뵌 듯 넘치는 기쁨이 있어 필자가 이메일을 보내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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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붓꽃

 

 

                                                                      洪 海 里

 

 

 

 

무지개 피듯

양지바른 산자락

잠시 다소곳 앉아 있던 처자

일필휘지로 꽃 한 송이 그려 놓고

날이 더워지자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갔나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도 소식이 없고

자줏빛 형상기억으로 남아

봄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네

기쁜 기별 기다리고 있네.

 

 

 

* 각시붓꽃은 여름이 되면 꽃과 잎이 없어지는 '夏枯現象'을 일으킴

◆ 홍해리 시인 님은

충북 청원에서 출생(1942)하여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1964)하고

1969년 시집『투망도投網圖』를 내어 등단함.

* 사단법인 우리詩진흥회 초대 및 2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한운야학閑雲野鶴이 되어 살다 현재(2013)는 다시 그 직책을 맡고 있음.

 

http://blog.daum.net/hong1852/16156074 홍해리 시인 님의 주소

* 시집 *

『투망도投網圖』(선명문화사, 1969)

『화사기花史記』(시문학사, 1975)

『무교동武橋洞』(태광문화사, 1976)

『우리들의 말』(삼보문화사, 1977)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민성사, 1980)

『대추꽃 초록빛』(동천사, 1987)

『청별淸別』(동천사, 1989)

『은자의 북』(작가정신, 1992)

『난초밭 일궈 놓고』(동천사,1994)

『투명한 슬픔』(작가정신, 1996)

『애란愛蘭』(우이동사람들, 1998)

『봄, 벼락치다』(우리글, 2006)

『푸른 느낌표!』(우리글, 2006)

『황금감옥』(우리글, 2008)

『비밀』(우리글, 2010)

『독종毒種』(도서출판 북인, 2012)

 

『洪海里 詩選』(탐구신서 275, 탐구당, 1983)

『비타민 詩』(우리글, 2008)

『시인이여 詩人이여』(우리글, 2012)

꽃시집『금강초롱』(2013)

 

 

 

 

 해리 시인과 오고간 댓글----------------------------------------------

  • 백촌거사
  • 2013.10.05 22:34
  •  시인   님 아주 반갑습니다. 고대국문과 59 학번입니다. 졸업연도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에 여류 시인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님의 각시붓꽃 시를 제 블로그에 옮기려   합니다. 각시붓꽃이라는 닉네임을 지니신 분이 있어 < 각시붓꽃> 시를 모으고 있습니다. 허락이 되시겠습니까.

    洪 海 里

     

     

    2013.10.06 06:03

    벽촌거사님, 반갑습니다.
    저보다 한 해 먼저 입학하셨군요.
    '각시붓꽃'이란 별호를 갖고 계신 분이라면 그 면면이 상상이 됩니다.
    제 글은 얼마든지 가져 가셔도 되오니 괘념치 마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정민교수 홈페이지에 올린 필자의 글 ---------------------------------

    jungmin.hanyang.ac.kr

     

    각시붓꽃님께

    567돌 한글날 아침입니다.
    각시붓꽃님 쓰신 글 속에 한글 정신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나스 다 물러간 가을 하늘 진정 맑습니다.

    양재동 총각에게 망경떡의 쫀득한 어머님 사랑은 언제나 영원한 것입니다.
    투털이에게도 줄 망경떡 남기셨겠죠. 자식들은 진정한 부모의 마음 얼마나 알까요.

    각시붓꽃 시 실으셨군요. 제 블로그에 모아 봅니다. 그런데 몇몇의 시인과는
    연락하기가 무척 어렵군요. 洪 海 里 시인의 각시붓꽃 올립니다.
    洪 海 里 이 분은 저와 일 년이 늦은 상아탑 동문이라 서로 댓글로 주고받았습니다. 저는 여류시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무지개 피듯
    양지바른 산자락
    잠시 다소곳 앉아 있던 처자
    일필휘지로 꽃 한 송이 그려 놓고
    날이 더워지자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갔나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도 소식이 없고
    자줏빛 형상기억으로 남아
    봄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네
    기쁜 기별 기다리고 있네.

    * 각시붓꽃은 여름이 되면 꽃과 잎이 없어지는 `夏枯現象`을 일으킴.

    충북 청원에서 출생(1942)하여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1964)하고
    1969년 시집『투망도投網圖』를 내어 등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