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흐르고 있는 겨울은
따사로움이 넘칩니다.
묵은 해 곱게 접는
칼날 같은 추위가 우리들 몸 움츠려 들게 하여도
깊게 맺어진 실타래 같은 정들이 따사로움으로 넘쳐 나고 있습니다.
옷깃 스치고 지나간 순간적인 인연도 아닌
깊디 깊은 혈맥 속 우리들 만남이기에
만남 속에서는 눈빛, 숨결, 온기들이 겨울 추위도 녹이고 있습니다.
몸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삶을 이끌어 가도
우리들 서로 주고 받는 마음들은, 그리고 정들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강물처럼의 흐름입니다.
이 세상 숨 쉬면 살아가는 속에서
기쁜 일, 슬픈 일에 함께 웃고 우는 삶의 깊은 동지들입니다.
흘러 보낸 지난 세월의 아픔과 고통들은
이제 낙엽 속에 깊게 묻어 버리고
한껏 벅차고 기뻤던 즐거움들만을 떠 올리는
그래서 환희로 맞아 드리는 새 해의 지혜로 삼아 갑시다.
한 살 더 먹은 우리들 나이만큼
우리들 삶의 깊은 무게로 삶의 지표를 엮어 갑시다.
우리들 요대로 더 늙지 않는 멈춤의 시간을 가지며 살아 갑시다.
새 복 가져다 준다는 신복리 겨울 골짜기에
우리들 정겨운 만남, 흥겨운 만남, 기쁨의 만남으로
우리들 모두 가슴 깊게 추위도 녹여 버리는 새로운 추억을
뿌리고 가십시다.
삶의 낡은 찌꺼기들은 이제 훌훌 벗어 버리고
옷 벗은 겨울 나뭇가지에 녹색의 희망과 꿈들을
피우고 가십시다.
우리 모두 가슴 속 아픔일랑 영원히 지워 버리고
다시 떠 오를 병술년 붉은 태양을 기다리는 오늘이게 합시다.
병술 년 새해에는 우리들 모두가
하늘보다 더 높은
바다보다 더 깊은 삶의 길을 달려 나갑시다. ( 05 년 12 월 17 일 아침 백촌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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