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동 가문 시 모음/문곡 김수항 시 모음

문곡 김수항의 한시

백촌거사 2007. 2. 28. 15:57

김 수항 ( 金壽恒 )( 1629 인조7 -1689 숙종15 )

자: 久之. 아호 文谷. 시호 文忠 저서 文谷集

憶王父西行 (억왕부서행 ) 癸未 ( 1643 년 )

王父西行後。星霜已變( 왕부 서행후. 성상기변삼 )

天涯離別苦。膝下憶分 ( 천애 이별고 슬하억분감 )

夜夢長歸北。秋鴻又向( 야몽 장귀화 추홍우향남 )

烏頭猶未白。幾日返征( 오두 유미백 기일반정참 )

膝 ( 무릎 ). 鴻 ( 큰 기러기 ) 驂 ( 세말 한 멍에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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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조부님께서 청나라에 가신 후 세월은 이미 삼 년이 흘렀네

하늘 끝 닿는 이별의 아픔 겪었고, 슬하에 머물러 있을 때 즐거움이 그립다.

밤꿈엔 늘 북쪽으로 가 있고 기러기는 또 남으로 날아가네

아직도 머리가 하얗게 세지 않으시니 어느 날 말 타고 돌아오실까.

감상

함께 있을 때 깊은 사랑을 주시던 청나라로 가 계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손자의

가슴 뭉클한 그리움이 짙게 나타난 5 언 율시의 시이다.

계미 (癸未 ) 년은 1643 년으로 지은이가 14 세 때 지은 시이다.

왕부 ( 왕부 ) : 지은이의 조부님으로 김상헌 ( 金尙憲 ) ( 1570 -1652 )을 가리킨다.

삼년 : 병자호란 때 주전파로 주화파인 최명길 등의 반대로 1640 년 심양으로 소현세자,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로 볼모로 잡혀갔다. 1645 년 심양에서 귀국하였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 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

볼모로 잡혀갈 때에 남긴 유명한 충절시를 남기기도 한 분이시다.

이별의 진한 아픔을 천애라 표현했고, 조부님 밑에서 있을 때 귀여워 해주시던 사 랑의 그리움을 감 ( 甘 맛이 달다 )이라는 감각어로 나타내었다.

조부님을 보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은 과 날아가는 기러기로 형상화하였다.

주상야몽 ( 晝想夜夢 ) 이라는 말이 있듯이 낮의 생각이 밤엔 꿈으로 나타난 것이다.

남쪽으로 날아오는 기러기는 조부님을 형상화한 것이겠다.

율시 ( 律詩 )

8 행으로 이루어진 시로 두( 頭 ) 함( 頷 ) 경( 頸 )미 ( 尾 )연으로 구성되고, 운자는 각 연 끝 글자에 운을 맞추어 짓는 시이다. 5 자로 된 5 언 율시와 7 자로 된 7 언 율시가 있다.

 

조상님 깊이 흠모하는 마음을 담아 신안동가문의 조상님 한시를 모아 가려고 합니다. 좋은 자료가 있으시면 이 블로그에 담아 함께 조상님들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