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한담/수상

목련시를 남기고 간 친구 시인이 그리워

백촌거사 2007. 3. 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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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

 

얌전하게도

꽃숭어리를 버는

목련은

어딘가 모르게

청순하고 탐스럽다.

 

고상 ( 高尙 )한 향기는

높이 사고 싶어라.

 

여태까지 차가운

바람이

꽃송이를 할퀴고 가도

참고 견뎌서

꽃을 피우는

기쁨은 벅찬 보람이 된다.

 

꽃송이마다

은은히 이는 향기는

아껴 가면서 멀리 보내노니

그 향기 맡는 이

품속에 고이 간직하리.

 

                 ( 빛을 따라서 시집에서 변 종식 <卞鐘植>)

 

시인인 친구가 주고 간

시집 한 권이 내 서재에 그리움으로 남았다.

함께 그 친구와 목련의 향기를 맡지 못하는 이 봄에

시집 속에 묻혀 그 친구를 내 가슴 속에 담고 있다.

 

그리움 가득 담아 불러보는 하얀 목련

시집 속에 묻혀 있는 진한 향기여

친구여 네 혼의 뜨거움이 가슴 속 밀려온다.

 

 

먼저 향불을 피우고 돌아간 내 상아탑 속의 잔잔한 우정을 나누었던

목련처럼 고상하고 아늑한 미소를 남겨 주었던 언제나 텁텁하고 막걸리처럼 소박했던

시인이었던 친구를 그리며

그가 내게 주고 간 그의 시집 한 권 속에 담겨 있는 그의 목련 시를 읊어 보면서 그리움에 잠겨 본다.